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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영 Jun 19. 2024

동화책

어릴 적 동화책을 읽을 때,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나버리면 얼마나 지루하고 김 빠지던지


이건 누구나 이렇게 되는 거잖아,

아, 재미없어하며 실망을 금치 못하고는


성냥팔이소녀처럼

한겨울 맨발로 성냥개비 몇 개씩을 켜가며 죽어가는 이야기야말로 진정한 명작이라 생각했었다


이제 내가 동화를 쓴 어른의 나이가 되고

동화책을 읽어줄 엄마가 되어보니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의

문장처럼 사는 게 쉬운 일인지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오래오래 행복을

유지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동화책을 쓴 이의 바람이었을까

아이들이 크면 이렇게 살라고,

이게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행복은 뭘까.

파랑새 같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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