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제, 개신교 목회자들의 범죄 은폐
교회는 오랫동안 자신을 도덕의 수호자라 불러왔다. 강단 위에서 죄를 규탄하고, 성적 절제를 미덕으로 설교하며, 세상의 타락을 꾸짖었다. 그러나 그 도덕적 고지(高地) 아래에는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이 숨어 있었다. ㅎ신의 사랑이라는 가면 뒤에서 가톨릭의 신부가, 개신교의 목사가, 수도원의 원장이 곧 그토록 순결과 절제를 외친 자들이, 그 손으로 아이들을 더럽혔다.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그 범죄가 “은총의 이름으로” 은폐되었다는 사실이다. 20세기 후반 이후 전 세계를 뒤흔든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은 단순한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교회 제도 그 자체의 구조적 부패를 드러내는 거울이었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성직 중심주의와 교권적 폐쇄성, 그리고 교회의 자기 보존 본능이 빚어낸 체계적 범죄였다. 기독교 신학은 죄의 고백(confessio)과 회개(metanoia)를 인간 구원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교회는 역사상 가장 무거운 죄 곧 아동과 약자를 향한 성적 폭력 앞에서만큼은 고백 대신 침묵을, 회개 대신 은폐를 선택했다. 이 모순의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단순한 도덕 비판을 넘어, 교회의 존재론적 정체성을 다시 묻는 일이다.
가톨릭 교회는 아동 성추행 문제에 관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폭로된 집단이다. 2002년, 미국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 Spotlight가 폭로한 사례는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교회의 구조적 범죄를 고발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수백 명의 사제들이 수십 년 동안 미성년자를 성추행했고, 교구와 교황청은 그 사실을 알고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보스턴 대교구 추기경 버나드 로(Bernard Law)는 피해자 가족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가해 사제들을 다른 본당으로 전근시켰다. “회개와 용서”라는 신학적 언어는 피해자를 침묵시키는 수단이 되었고, “성직자의 명예”라는 허상은 진실을 가리는 방패가 되었다. 이것은 단지 보스턴만의 일이 아니었다. 호주, 아일랜드, 독일, 폴란드,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지구 어디에서든 교회의 권위가 절대적일수록 침묵은 길었고, 피해자는 더 고립되었다. 라틴어 단어 sacerdos는 ‘거룩한 자’를 뜻한다. 그러나 교회는 ‘거룩함’을 인간의 권력으로 착각했다. 사제는 신의 대리인으로 여겨졌고, 따라서 그의 죄는 신의 권위로 덮일 수 있었다. 이때 ‘은폐’는 단순한 범죄의 공모가 아니라, 교회의 자기 신성화가 낳은 신학적 범죄였다.
교회가 범죄를 은폐할 때 사용한 가장 강력한 언어는 ‘은총’이었다. 가해자는 ‘죄인이지만 회개 가능한 존재’로, 피해자는 ‘용서해야 할 자’로 설정되었다. 이 신학적 구도 속에서 죄는 사라지고, 폭력은 영적 시험으로 변했다. 이는 복음의 메시지를 완전히 뒤집는 사악한 전도였다. 예수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마태 18:6). 그러나 교회는 이 경고를 듣지 않았다. 그들은 사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린 영혼의 절규를 묵살했다. 그것은 더 이상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 파산이자 신성모독이었다.
가톨릭 교회의 대응은 한마디로 제도적 방어본능의 신학화였다. 교황청은 오랜 세월 동안 성직자 성범죄를 ‘교회의 내적 문제’로 규정했고, 그 해결을 외부의 법과 여론이 아닌 ‘은총과 회개’의 영역으로 제한했다. 이것은 교회가 세속의 정의보다 자기 정체성의 순결함을 우선시한 결과였다. ‘교회의 거룩함’(sanctitas Ecclesiae)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거룩하지 않은 진실’을 덮는 행위가 정당화되었다. 2001년 이전까지 성직자의 성범죄는 ‘pontifical secret’(교황 비밀)으로 분류되어, 국가 사법기관에 보고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피해자의 호소는 신앙의 불충처럼 취급되었고, “하느님의 집을 더럽히지 말라”는 명목으로 오히려 피해자들이 추방되었다. 이것은 신학적 교만이 어떻게 윤리적 부패의 제도화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였다. 가톨릭의 독신제는 신앙적 순결을 상징하지만, 실상은 성적 억압의 제도화였다. 성(性)은 죄의 근원으로, 욕망은 사탄의 속삭임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위적이고 제도적인 억압은 개인의 내면에서 변형된 형태로 폭발했고, 성적 폭력은 억눌린 욕망이 권력의 언어로 표출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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