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에서>

by 배혜린

나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언가는

공간 어딘가에 응축돼있다


커튼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고요를 세는 곳


내 손바닥엔

수많은 박수의 열매가 맺혀 있다


나는 떨리고 있다

하지만 그 떨림 속에서

나의 생이 가장 선명해진다


가만히 숨을 고른다

손 안의 떨림만 남은 채로


그래서 나는

나를 무대로 밀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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