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바일 페이 앱 사용 후기
나는 평소 새로운 서비스나 화제성이 있는 서비스가 나오면 우선 사용해본다. 일본에서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커리어를 만들어가면서 평소 사용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왜 이렇게 업데이트를 했을까? 이러한 화면 구성과 기능은 사용하기 편하네 등 서비스 사용 경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소소한 재미로 다가올 때가 많다.
사실, 각 서비스마다 담당자분들이 많은 고민을 해서 적용한 기능과 콘텐츠들이기에 생각을 덧붙이는 게 조심스럽지만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화면 구성 및 결제 서비스를 현지에서 경험하고 있기에 디자이너 관점에서 생각을 공유하고,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 글로서 작성하고자 한다.
일전에 공유한 글(일본 모바일 페이 경쟁의 승자는 결국 나다)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은 이제 모바일 페이로 결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온 게 어딘가 싶다) 한국 외의 모바일 페이 앱은 현지에서 본인 인증 및 계좌, 카드 연동 등 필요한 절차가 있어서 직접 경험해보기 힘들다. 성공적으로 앱 설치, 카드 등록까지 했다 하더라도 현지에서 결제라는 경험 없이는 완전히 사용해 봤다고 보기 힘들다.
한국 모바일 금융 앱(토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은 일본에서 종종 사용하고 있지만, 모바일 페이 결제를 사용할 기회는 거의 없었기에 일본과 비교해서 어느 부분이 좋고 부족한지는 아직 언급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러한 모바일 페이, 모바일 뱅킹 앱이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개발되고 있어서 서비스 구성이 다를 수 있지만, 결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각 서비스마다 어떻게 고민하고 개선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보고 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기로 사용하기 시작 한 일본 모바일 페이 앱이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결제가 즐겁다. 소비를 하는 게 즐겁다고? 반문하는 분도 있겠지만, 결제를 하는 순간의 경험과 프로모션 할인 적용, 캐시백 적립 등 모바일 페이 앱을 통해서만 가능한 경험이 있기에 결제가 즐겁다.
개인적으로 작년부터 사용해 온 모바일 페이 앱은 PayPay, LINE Pay, Origami Pay 이렇게 3개다. 현재 일본에 출시된 모바일 페이 앱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니 앞으로 모바일 페이 결제 시장이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다.
PayPay는 Yahoo! Japan에서 만들어서 야후 계정, T-Point, 소프트뱅크 등 연계를 통해서 각종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적립, 가맹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맹점이 정말 많아져서 동네 식당을 가도 페이페이 결제가 될 정도이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야후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가장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이다.
LINE Pay는 LINE에서 만들었고 LINE Pay라는 앱이 출시된 것은 불과 2개월 전이다. 그전까지는 라인 앱 내부 월렛 탭을 통해서 LINE Pay라는 타이틀을 달고 결제 및 송금, 포인트 관리 등을 해왔다. 실제로 LINE Pay 앱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코드 결제를 해본 적이 없었고 라인에서 발급받은 체크카드가 LINE Pay와 연동되어 있어서 충전하여 카드로만 사용했다. 라인 카드만 있어도 온・오프라인 결제에 대한 프로모션 할인 및 포인트 적립이 가능했기에 평소 카드 결제처럼 사용해왔다. 최근에는 코드 결제를 굉장히 밀어붙이는지 라인 카드 결제에 대해서는 프로모션 할인 및 캐시백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라인 페이 앱 설치 및 코드 결제 유도 그리고 가맹점 확보를 늘려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LINE BANK가 나온다고 하니 라인 내 금융 서비스가 앞으로 어떻게 통합해 갈지 기대된다. 한국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각 목적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라인도 아마 라인뱅크와 라인페이로 포지션을 나눠서 가지 않을까 싶다.
Origami Pay는 일본 금융 스타트업으로 최근 시리즈C 투자(약 666억원)도 받으면서 서비스 개발 및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내가 처음 모바일 페이 결제를 사용하게 된 계기도 Origami Pay 프로모션 덕분이다. (2달간 매일 무료 커피 잘 마셨습니다) Origami Pay는 PayPay와 LINE Pay와는 다르게 포인트 적립이 없고 결제 즉시 할인이 적용되는 게 특이점이다. 프로모션도 할인에 초점을 맞추어서 쿠폰 발행 및 언제든지 3% 할인 등 지금! 즉시!라는 부분에 포인트를 맞췄다는 점이 흥미롭다. (최근에는 필요한 쿠폰이 있을 경우에만 사용하고 있어서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각 모바일 페이 앱의 첫 화면이 달라서 재미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결제와 콘텐츠 구성 조합은 PayPay가 좋았고, 결제 측면에서는 LINE Pay가 좋았다. Origami Pay는 첫 화면에 결제보다는 프로모션, 가맹점 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제하려면 결제 코드를 한 번 더 클릭해야 하는 사용성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LINE Pay는 첫 화면이 결제에만 포커스를 맞췄고 가장 좋은 것은 포인트를 사용할 것인지, 쿠폰을 적용할 것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적용되는 포인트 및 쿠폰도 바로 확인 가능해서 결제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손쉽게 결제가 되었던 경험이 좋았다. (결제하는데 머뭇거리거나 잠시만요 만지작거리면 점원도 나도 그 찰나에 서로 민망)
LINE Pay에서 개인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결제 화면에서 절반은 바코드 표시가 되어 있고, 나머지 절반은 코드를 읽을 수 있도록 카메라가 켜져 있는데 사용하지 않아도 앱을 실행할 때마다 촬영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부담스럽다. (최근에 출시한 카카오페이 결제 화면과 굉장히 비슷한데 카카오페이는 바코드 표시 화면을 위로 당기면 카메라 화면이 가려져서 만족스러웠다. 라인페이가 먼저 출시하긴 했지만 카카오페이의 이런 부분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PayPay는 포인트라는 개념은 없고 캐시백을 PayPay 잔고로 표시하고 있다. 그간 할인받았던 금액을 PayPay 잔고에서 관리 가능하다. 결제 부분에서 LINE Pay에 손을 들어줬던 이유는 직관성과 사용성이었다. PayPay도 첫 화면에 코드를 표시하고 있지만 PayPay 잔고 결제로 고정되어 있어서 다른 결제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첫 화면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계산대 앞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물론, 결제 화면에 고정되어 있는 PayPay 잔고도 계좌 연동으로 충전해서 사용하면 편하다. 첫 화면의 결제 코드를 내가 자주 이용하는 결제 코드로 설정 할 수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PayPay와 관련해서는 색다른 부분이 있다. Yahoo! Japan 앱에서도 PayPay 사용이 가능한데 이때 첫 화면이 모바일 앱 화면이랑 다르다. 다양한 결제 코드를 스와이프해서 선택 후 결제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 현재로서는 이 UI가 복잡한 조작 없이 바로 결제 코드를 표시할 수 있어서 편하다. 그리고 T-Point(일본 국민 포인트)도 연동되어 있어서 포인트 적립 시 포인트 카드를 꺼내지 않고 앱 내에서 한 번의 탭으로 포인트 적립 후 결제 화면으로 연결할 수 있어서 사용성에 굉장히 만족한다.
Origami Pay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포인트나 캐시백 개념이 없고 즉시 할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결제 화면을 보면 쿠폰을 선택하기가 잘 보인다. 쿠폰 및 프로모션 할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Origami Pay 결제 시 불편한 부분은 계좌 연동은 해놨는데 체크카드처럼 결제 즉시 계좌에서 금액이 빠져나가는 구조인데 결제 화면에서 현재 결제 가능한 금액을 확인할 수 없어서 결제를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연동 중인 계좌에 잔고가 얼마 있는지 확인 후에 결제하는 경험을 자주 하다 보니 은근 스트레스이다. 물론 금액이 빵빵한 계좌이거나 결제 수단을 신용카드로 하였다면 굳이 현재 금액에 대한 표시는 없어도 될 것이다.
PayPay와 LINE Pay는 결제가 완료되면 각각 페이페이♪, 라인페이♬라는 흥겨운 음성이 나온다. 결제가 완료되었다는 소리인데 처음에는 숨기고 싶었지만 이게 쓰다 보면 의외로 괜찮았는데, 결제가 완료되는 순간을 경쾌하게 표현해서 소비자에게 즐거운 소비 경험이었다고 알리는 것 같았다.
이 부분에 하나 더 인사이트가 숨어 있는데, 결제 완료 음성이 나와서 점원도 결제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페이 결제는 현금 및 카드 결제가 아니기에 인터넷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서 결제가 실패하거나 결제가 되었나 헷갈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하나의 약속이랄까 페이페이, 라인페이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면 나와 점원사이에 암묵적으로 결제가 잘 완료 되었구나 하는 안심감을 준다.
집 주변을 토대로 각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찾아보았다. 도쿄 시내를 기준으로 확인한 게 아니지만 도쿄 외곽 지역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PayPay가 많아 보였고 그다음에 Origami Pay, LINE Pay순이었다.
PayPay는 확실히 프렌차이즈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도입에 대한 허들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실제로 많은 자영업자가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Origami Pay와 LINE Pay는 아직은 가맹점이 부족해 보이지만 대다수의 편의점에서는 사용할 수 있어서 괜찮은 수준이다. 앞으로 소비자가 자주 방문하는 곳에 모바일 페이 결제 시스템을 많이 도입하게 하는 것이 각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곳이 없으면 결국 현금과 카드 결제를 할 수밖에 없다)
일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현금과 카드 사용으로 밋밋한 소비 생활을 이어왔다면 다양한 프로모션과 캐시백 혜택 그리고 간편한 사용성 등을 토대로 모바일 페이 결제는 다양한 장점이 존재하기에 모바일 페이를 잘 이용한다면 현명한 소비와 지출 관리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어차피 소비를 한다면 20% 캐시백 되는 게 좋지 아니한가. 작년부터 거의 모든 결제는 20% 캐시백이 되고 있어서 올해 상반기만 대략 10만원 이상 돌아왔다. (프로모션 감사합니다)
해당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원들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당 기능과 콘텐츠를 제공하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되고 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소비자로서 응원하고 싶다.
나도 IT 업계에 있는 한 명의 디자이너 그리고 소비자로서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많은 공부가 되고, 생각할 기회를 주기에 기회만 된다면 다양한 경험을 이렇게 글로서 계속해서 공유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