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설득, 수면자 효과
수면자효과(sleeper effect)’는 처음에는 설득력이 없던 정보가 시간이 흐르며 영향력을 갖게 되는 심리 현상이다. 이는 정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할인 단서’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면서, 메시지 자체만이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거부했던 내용이 익숙함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수용되기도 한다.
영국의 유명한 시인 부부인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 이야기는 낭만적인 전설처럼 전해진다. ‘수면자효과’ 개념은 엘리자베스의 태도 변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로버트 브라우닝은 자신의 시를 통해 감동받은 엘리자베스 배럿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는 6살 연하였고, 엘리자베스는 병약하며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던 중년 여성이었다. 로버트의 첫 번째 편지에 대해 엘리자베스는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나이 차, 건강 문제, 가부장적 아버지의 반대 등이 그녀에게는 분명한 장벽이었다. 하지만 로버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2년간 그는 엘리자베스에게 6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고, 점차 그녀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했다. 결국 두 사람은 비밀리에 결혼하고 이탈리아로 떠나 평생을 함께했다.
처음에는 의심받고 거절당했던 로버트의 사랑이 시간이 지나며 설득력을 갖고, 결국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수면자효과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로버트의 메시지—즉, 그의 사랑의 진심과 헌신—은 반복적으로 엘리자베스에게 전달되었고, 처음에 그것을 약하게 만들었던 나이 차, 무모한 열정, 현실적 장벽은 시간과 함께 흐려졌다. 반면 메시지의 진실성과 일관성은 점차 그녀의 정서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은 5월1일 노동절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이 시작되었다.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베토벤을 보았다. 시청이 끝나고 나서 인터넷에서 베토벤이 나오는 영화를 검색했다. 그리고 <베토벤>을 감상했다. 집에 모니터도 큰 편인데도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면 집중이 안 된다. 공부는 도서관, 운동은 헬스장, 영화는 영화관이 정답이라던데………. 오늘도 집에만 있었는데 아내와 같이 있어서인지 우울함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