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어플은 어떻게 지갑을 열게 만드나?

by 박현우
이 이미지는 AI를 통해 생성함

다시 문어체다. 일간 박현우 때도 그랬고, 일간 박현우를 하지 않을 때도 그랬고, 태초에 글을 쓸 때부터 나는 문어체를 썼다. 간헐적 박현우를 진행하면서 계속 써오던 구어체는 다소 다정한 느낌이 없잖아 있기 때문에 스스로 글을 쓰면서 항마력이 딸렸던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소개팅 어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소개팅 어플을 사용한 최초 기억이 언제인지 나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확실한 건 최소 작년인 2025년초때부터는 열심히 썼다는 거다. 그 전에도 소개팅 어플을 쓰지 않았던 건 아니다.


어렴풋이 태초의 소개팅 어플로 알려진 ‘틴더(Tinder)’라는 어플을 아주 오래 전에 썼던 기억은 있다. 하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틴더를 통해서는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딱 한번 매칭돼서 프라인에서 만나본 적이 있는데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되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상대는 어플에 본인 사진을 올려놓지 않았기에 나는 ‘미녀가 나올 수도 있다는 믿음’ 하나에만 의지한 채 약속 장소로 나갔다. 그런데 미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 대화가 어느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만난 것도 아니었기에 우리에겐 라포랄 것도 쌓인 게 없었다.


내 스타일이 완전 아닌 사람이었음에도 나는 예의상 1차에서 밥을 사고 2차까지 데려갔는데, 상대는 2차에서도 카드를 꺼낼 시늉조차 안했다. 나는 물었다. “이것도 제가 해요?” 그러자 그 또라이냔은 “제가 돈을 낼 거였으면 카페를 안왔죠”라고 답했다.


듣자하니 본인은 홍차나 녹차 같은 차를 좋아하는데, 내가 충분한 조율 없이 멋대로 카페를 왔으니 내가 돈을 내야 한다는 거였다. 결국 각자 계산을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한참 말을 안하던 또라이냔은 결국 제 갈 길을 갔다. 나는 앉아서 커피를 다 마시고 돌아갔다. 아깝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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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틴더라는 어플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는 Match Group이 서비스하는 어플이다. Match Group은 2025년에 매출이 34.9억 달러였고, 2026년에도 비슷하게 벌어들일 것으로 그려진다.


직원 수는 자료마다 조금씩 다른데, 약 780명이다. Match Group은 틴더를 비롯해 힌지, 매치닷컴, 오케이큐피드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데, 여전히 틴더는 이 회사의 핵심 서비스다. 2025년 4분기 기준 틴더의 직접 매출은 4억6400만 달러였고, 유료 이용자 수는 88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틴더를 위시한 소개팅 어플 시장은 어떨까? 글로벌 시장은 대략 80억~110억 달러 추정되고, 한국의 소개팅 시장은 수백억 원대 시장으로 잡히고 있다. 이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한 외신에 따르면 2024년 소개팅 어플 시장의 규모는 79억 달러, 2025년 81억 달러이고, 2027년에는 87억 달러가 될 거라 전망된다. 다른 시장조사 자료들은 더 크게 부르기도 한다. 2035년에 248.5억 달러까지 갈 것으로 보기도 한다.


내가 초반에 숫자를 많이 언급한 이유는 단순 흥미를 주기 위함이다. 애초에 내가 하고 싶었던 건 각종 소개팅 어플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거였다. 가장 잘 알려진 틴더부터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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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는 소개팅 어플의 대명사로 통할만큼, 작동 방식도 잘 알려져있다. 그리고 이 어플을 통해 소개팅 어플의 대중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 어플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해하면 다른 어플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틴더의 핵심 기능은 ‘스와이프’다. 어플을 키면 본인이 선호하는 성별의 사람이 뜬다. 이때 그 사람이 마음에 들면 오른쪽으로 스와이프(Like), 마음에 안들면 왼쪽으로 스와이프 할 수 있다.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위쪽으로 스와이프 할 수도 있는데 이건 ‘슈퍼 스와이프’다.


슈퍼 스와이프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려면 가슴 큰 존잘남이나 가슴 큰 존예녀의 삶을 상상해보면 된다. 이런 사람들은 ‘스와이프’를 통해 받은 라이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쌓인다.


특히나 소개팅 어플은 기본적으로 남초이기 때문에 어플을 사용하는 존예들의 폰은 1초 단위로 울린다(그래서 이들은 알람을 꺼놓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돋보이려면 이용자는 슈퍼 스와이프를 써야 한다. 그러면 라이크를 보낸 사람들을 저 아래로 밀어버리고 최상단에 노출된다. 그 외에도 틴더에는 메시지 기능이 있긴한데, 이건 패스하자.


틴더는 어떻게 돈을 벌까? 구독이다.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를 할 수 있는 건 일정 수까지만 무료다. 스와이프를 무한으로 하고 싶으면 ‘틴더 플러스’를 구독해야 한다. 정해진 수 이상의 스와이프를 소모하면 ‘틴더 플러스’ 구독창이 뜨는데, 이 창을 닫으면 스와이프 5회 기회를 줄테니 광고를 시청하라고 유혹하기도 한다. 최근에 와서 도입된 광고 시스템이다. 다만 광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스와이프의 수는 대략 20~25회 정도다.


좋아요만 해서는 매치가 되지 않는다. 저쪽도 나를 스와이프해야 매치가 되고 대화창이 열린다. 틴더의 한 탭을 보면 나에게 좋아요한 사람들이 쌓여있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프로필들은 블러 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정작 누가 내게 좋아요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걸 보려면 ‘틴더 골드’를 구독해야 한다.


더 비싼 모델로는 ‘틴더 플래티넘’이 있는데, 이 모델을 구독하면 ‘플래티넘 라이크’를 날릴 수 있다. 이것도 결국에는 슈퍼 라이크 같은 거다. 딴 놈들보다 나를 더 돋보이게 하는 라이크.


‘부스트’라는 기능도 있다. 30분간 내 위치를 기준으로 주변에 내 카드가 더 잘 노출되게끔 하는 기능이다. 소개팅 어플에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다른 남성들보다 돋보이기 위해선 이 부스트를 쓸 필요가 있다. 더 노출될 수록 스와이프가 될 가능성도 올라가니까.


즉, ‘슈퍼 라이크’, ‘플래티넘 라이크’, ‘부스트’는 모두 이용자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기능이다. 슈퍼 라이크나 플래티넘 라이크가 특정 상대에게 ‘나’를 더 돋보이게 하는 기능이라면, 부스트는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노출해 스와이프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틴더는 다양한 관계를 추구하는 이들을 지원해준다. 진지한 연인 관계를 추구하는 이들은 프로필에 해당사항을 표시할 수 있게 해주고, 원나잇, FWB(Friends with Benefits) 등 다소 캐주얼한 관계를 추구하는 이들 역시 해당사항을 표시할 수 있게 해준다. 어플에 들어간 뒤 ‘진지한 연애’를 클릭하면 해당하는 관계를 추구하는 이들이 추천된다.


틴더가 ‘가벼운 관계’를 이런 식으로 지원해줘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타 어플에 비해 다소 가벼운 이용자들이 많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프로필을 보면 가벼운 존재가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어떤 남성들은 본인의 키/몸무게/곧휴의 길이를 적어놓고 빤스 빼고 다 벗은 사진으로 여성들의 스와이프를 유도하기도 하고, 여성들은 키/몸무게/가슴 사이즈와 비키니 사진으로 남성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프로필에 FWB라는 단어만 짤막하게 적어놓는다. married라는 문구도 프로필에서 자주 보이는데, 이들은 평일 낮에 시간되는 사람을 찾고는 한다(3000만 원 정도 준비되어있다면 용기있게 다가가도 좋다).


다양한 성적 다양성을 지원한다는 점은 그래도 장점으로 꼽고 싶다. 서양 어플들 특인데, 틴더에서는 만나고자 하는 성별을 설정할 수 있다. 남성으로 가입하면 여성 프로필만 팝업되는 한국 어플들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결과적으로 게이들은 틴더에서 서로를 유혹할 수 있고, 바이섹슈얼은 틴더에서 남성과 여성을 만날 수 있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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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를 벤치마킹하면서도 틴더와는 다른 길을 걸으려고 했던 ‘범블(Bumble)’이라는 어플이 있다. 이 어플은 틴더에서 일했던 여성 ‘휘트니 울프 허드’가 퇴사하면서 만들었다. 틴더에서 나오면서 틴더를 향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제기했는데, 합의하면서 만든 어플이다.


범블도 기본적으로 작동 방식은 틴더와 유사하다.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라이크가 상대에게 전해지고, 왼쪽으로 스와이프하 상대는 간데 없이 사라진다. 범블에서도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보려면 구독 모델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본질적으로 다른 게 있다면 대화의 시작을 남성이 할 수 없다는 거다. 서로 라이크를 해서 매칭이 되더라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건 여성이다. 이는 틴더에서 흔하던 남성 주도의 무분별한 메시지 문제를 줄이고 더 안전한 매칭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실제로 여성이 먼저 대화를 여는 방식이 휘트니의 의도처럼 안전한 매칭 환경’을 만들어줬는지는 모르겠다. 여성이 대화를 열면 그 이후에 남성들이 벌레가 될 수 있는 건 여전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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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 범블과 달리 국내의 소개팅 어플들은 대부분 스와이프 방식을 채택하진 않고 있다. 국내에서 한 때 잘 알려진 오래된 소개팅 어플은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스카이피플’, ‘위피’, ‘브릿지’, ‘튤립’ 정도인데, 이 어플들은 이용자에게 프로필을 보여준 뒤 대화를 해보고 싶으면 재화를 쓰라는 식으로 현질을 유도했다.


잠시 산을 타자면 아만다는 테크랩스라는 회사가 서비스하는데, 장성규가 2020년에 출연했던 워크맨에서 방문했던 회사이기도 하다(영상). 아만다는 신입 회원을 이성이 평가해서 일정 기준이 되어야 풀에 들어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유명했는데, 장성규가 영상에서 “회사가 개판이야”라고 한 후 몇년 뒤 가짜 여성 계정 만들어 주작질을 하면서 과징금을 처맞기도 했다(뉴스타파, 공정위). ‘아만다’와 ‘너랑나랑’이란 어플에서 매력적인 여성 계정으로 남성들에게 호감을 날리면서 남성들이 재화를 쓰게 유도한 것.


자, 다시 산을 내려오자. 서양 어플(틴더, 범블)은 호감 표시를 하는 것 자체는 어느정도 무료로 풀어놓는 전략을 채택했다면, 한국 어플은 그런 길을 잘 걷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스카이피플이나 위피, 브릿지에서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하기 위해서는 지갑을 열어야 한다.


또, 이런 어플들의 특징이 있는데, 외모가 굉장히 강조된다. 스카이피플은 지금에 와서는 어느정도 개선이 됐지만 위피나 브릿지에서는 프로필의 주인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방도가 별로 없었다. 상대의 얼굴, 몸매, 주로 활동하는 지역 정도만 보고 재화를 써야 한다.


이런 어플들에 반기를 들며 등장한 게 ‘튤립(가치관 소개팅)’이라는 어플이다. 지금은 좀 완화가 됐지만, 이 어플에 가입해서 계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질문에 모두 답을 해야했다. 그렇다보니 이 어플에 가입해서 프로필을 등록한 사람들은 어느정도 진정성이 담보가 됐었다.


하지만 튤립은 결국에 이 방식을 거뒀다. 위에서 언급한 아만다의 경우 이미 가입한 이성 회원들의 승인이 있어야 가입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해당 시스템은 컨셉으로서는 유효했을지 몰라도,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데는 대략 좋지 않은 방식이다.


소개팅 어플 운영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회원 수’인데, 수질 관리하겠답시고 승인제 비슷하게 해버리면 회원 수는 제한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만다는 결국 해당 시스템을 폐기했고, 지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아만다는 폐허가 됐지만.


튤립의 무한 질문도 마찬가지다. 진정성 확보하겠다는 생각으로 질문들을 그렇게 퍼부어대면 가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결국 떨어져 나간다. 결국 튤립도 해당 시스템을 폐기하고 지금은 몇몇 질문만 답하면 가입할 수 있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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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소개팅 어플 중 내가 가장 선호하고 추천하는 어플은 윌유다. 윌유는 여성이 만들고 서비스하고 있다는 것을 대단히 어필하는데, 실제로 대단히 깔끔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매우 투박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스카이피플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정작 윌유를 서비스하는 라이프오아시스의 CEO는 김수용이라는 육군 장교 출신의 남성이어서 ‘여성이 만든 50만 직장인 가치관 소개팅 윌유’라는 캐치프레이즈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 어플의 경우 상대방에게 호감을 보내는 것은 무료다.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을 보내면 어떻게 될까? 틴더나 범블에서는 누가 내게 호감을 보냈을 때 그 정체를 확인하려면 돈을 내야했지만 윌유에서는 돈을 내지 않아도 누가 내게 호감을 보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윌유는 언제 돈을 벌까? 1차로 서로의 호감을 확인했더라도, 이 둘은 서로 대화를 할 방법이 없다. 틴더나 범블에서는 매치가 되면 바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창이 열리는데, 윌유에서는 아니다. 윌유에서 대화를 하려면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이게 유료다.


메시지를 보내도 끝이 아니다. 상대가 메시지를 받고 답장으로 또 메시지를 보내야 둘의 매치가 완료되고 서로의 연락처(카톡ID나 번호)가 공유된다. 즉,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도 돈을 내야 하는데, 메시지를 수락하는 사람도 돈을 내야 하는 구조다.


원래는 없던 ‘직진 메시지’라는 것도 윌유에 새롭게 도입됐는데, 이건 일반 메시지보다도 비싸다. 일반 메시지가 50다이아(윌유의 재화)가 소모된다면, 직진 메시지는 90다이아가 소모된다. 문과 기준으로 대략 2배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직진 메시지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수락할 때 아무런 재화를 소모하지 않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즉, 돈을 더 써서 직진 메시지를 보내면 상대는 비용 부담 없이 호감을 수락할 수 있다. ‘저 사람이랑 무조건 대화는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라면 직진 메시지가 맞는 선택일 수 있다.


(다만, 내 경험에 의하면 직진 메시지를 통해 만난 분들은 진정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직진 메시지를 써버리면 상대가 나를 만나기 위해(혹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재화를 쓸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른 BM도 있다. 윌유는 12시에 2명, 15시에 2명, 18시에 2명, 21시에 1명의 카드를 주는데, 더 많은 카드를 받고 싶으면 돈을 써야 한다. 본인 취향에 맞는 사람(종교, 비흡연, 석박사, 공기업, 대기업 등)을 보려고 하면 더 많은 재화를 써야 하고(3명 소개에 45다이아), 그런 취향과 무관하게 랜덤으로 카드를 뽑으려면 보다 적은 재화가 나가는 구조다(5명 소개에 38다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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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언급하지 않으면 아쉬운 어플이 '글램'과 '블릿'이다. 글램은 재화를 많이 퍼주는 소개팅 어플 중 하나다. 현질이 거의 필요가 없다. 프로필에 별점을 매기면 재화를 하나씩 주기 때문에 그거 모아서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호감을 보낼 수 있다.


글램에서는 프로필 하나에 평점을 매길 때마다 인앱 재화인 젬(잼 아니고 젬 맞다)을 주는데, 한번에 5명에서 10명까지를 평가할 수 있다. 1시간이 지나면 또 평가를 시작할 수 있기에 이론적으로는 계속해서 젬 노가다를 할 수 있는 구조다. MAU(월간 활성 사용자)를 유지하기 위한 글램의 전략이 아닌가 싶다. 노가다를 하려면 1시간마다 어플을 켜야 하니까.


글램의 이같은 퍼주기 전략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어플들은 이 길을 잘 안 걷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어플도 무료 재화를 주기는 한다. 위에서 언급한 윌유 같은 경우 호감을 보내면 1다이아를 주는데 하루에 최대 2다이아까지 얻을 수 있다. 메시지 하나 보내는데 50다이아가 든다는 걸 감안하면 25일 동안 노가다해야 한다. 그런데 완벽한 이상형이 ㄸ하고 나타났는데, 25일을 기다릴 수 있나? 카드는 하루가 지나면 사라지고(호감을 보냈다면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다) 상대가 그때까지 솔로 상태일 거란 보장도 없다


(윌유에서 무료 다이아를 가장 크게 얻으려면 지인에게 특정 링크를 공유해 회원 가입을 하게 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소개팅 어플에선 회원 수가 가장 중요하기에 지인 가입시키면 퍼주는 보상안은 대부분 채택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글램은 2025년 5월 기준 틴더 다음으로 많은 수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2위다. 이것 자체가 권력인데, 주작질하다가 처맞은 아만다를 보고 교훈을 얻었는지, 글램 대표는(남자다) 주작질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식의 다짐을 꽤나 주기적으로 하는 편이다. 글램의 광고만 봐도 딱 알 수 있는 부분. 알바를 쓴다면 사퇴하겠다고 말하기도 하고, 알바를 안 쓴다면서 회사의 회계 자료를 공개하기도 한다.


글램에는 ‘스포트라이트’라는 기능이 있다. 재화를 쓰면 일정 시간동안 어플에 접속한 사람들에게 ‘나’를 노출하는 기능이다. 위에서 언급한 틴더의 ‘부스트’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부스트’가 30분 동안 이용자를 노출시켜준다면, ‘스포트라이트’는 3시간이다. 글을 쓰면서 느끼는 건데 대표 양반이 배포가 좀 큰 거 같다.


이용자는 스포트라이트를 하기 위해서 돈을 쓰고, 스포트라이트된 사람을 보고 재화를 쓰는 또다른 이용자도 생기니 플랫폼 입장에서는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부러웠던 건지, 윌유에서도 이 기능을 따라해서 ‘소개 시작하기’ 기능을 넣었다. 정확히 동일한 기능이다. 다만 윌유는 30분이다. 확실히 얘네는 좀 이런 면에서 속이 좁다.


‘블릿’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인데, 얘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재미를 좀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소개팅 어플에다가도 커뮤니티 기능을 넣었다. 커뮤니티에서 댓글을 통해 대화를 나누다가 뜻이 통하면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당연히 재화를 써야 한다.


커뮤니티에는 셀소(셀프 소개) 게시판도 있다. 여기에 글을 써서 자기 어필을 하며 쪽지를 유도하는 거다. 결국 연애 시장(market)에서 팔리려면 ‘나’를 최대한 많이 노출해야 되니까. 블릿에는 ‘스포트라이트’가 없는 대신 이 셀소 게시판이 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셀소 게시판에 글을 쓰는 건 돈이 안든다. 단, 어느정도 쪽팔림은 감수해야 한다. 남성들은 사진 더럽게 못 찍는다며 까이기 일수고, 여성들은 얼평, 몸평을 받다가 나이가 그리 많은데 왜케 눈이 높냐며 까이기도 한다. 그 ‘나이 많은 여성’은 해봐야 30초반에서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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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소’라는 소개팅 어플도 있다. ‘내 친구, 소개해줄게’의 약자인 어플인데, 이 어플도 범블처럼 여성 대표(차제은)가 운영하고 있다. 이 어플만의 특이점이 있다면, 내 지인들이 나에 대한 평가를 남길 수 있게 했다는 거다.


이 어플도 윌유처럼 정해진 시간에 이성의 카드를 던져주는데(앞서 언급했듯, 한국 어플은 헤테로가 표준이며 소수자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는다) 그 카드를 확인하면 지인들의 추천사가 뜨는 식이다. 이것 외에 특이점은 딱히 없다. 아, 어플 업데이트를 굉장히 자주 한다는 것 정도? 과장 좀 보태서 거진 뭐 2시간에 한번씩 앱 업데이트 하는 거 같다.


글이 거진 막바지에 왔는데, 사람인도 이 시장에 참전했다. 님이 회사에 지원할 때 쓰는 그 취업 웹사이트 사람인 맞다. 이들이 만든 어플 이름은 ‘비긴즈’다. 얘는 뭐, 특징이랄 게 없다. 사람도 없고, 무료로 재화 퍼주는 글램 같은 대인배스러운 모습도 거의 없다.


이외에도 이색적인 소개팅 어플 2개를 소개해보자면, ‘케밋’과 ‘샴푸’라는 소개팅 어플이 있다.


케밋은 성적 성향을 과감히 노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어플 안에서 성적 성향 등 각종 테스트를 할 수 있는데, 본인이 원하면 그 성향을 프로필에 드러낼 수 있다. 그래서 커밋의 프로필에 헌터, 대디, 로프 버니, 사디, 마조히스트, 스팽키, 스팽커 등등의 단어들이 넘실 거리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얘네도 커뮤니티를 운영하는데, 매운맛 커뮤니티도 있다. 주로 여자 애들은 가슴 자랑하면서 자존감을 채우고, 남자 애들은 자기 곧휴가 얼마나 크고 단단한지 자랑하면서 파트너를 찾는다. 여기서도 친구 신청을 할 수 있다. 물론 돈이다.


샴푸는 완전 취향 기반의 소개팅 어플이다.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예능, 장소, 음악 등을 앱 내에서 좋아요 표시할 수 있는데, 그렇게 표시해두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매일 1~2명씩 추천된다.


다만, 개발자가 어플을 만드는 실력 자체가 후진건지, 그냥 제대로 만들 의지가 없는건지 어플이 상당히 불안정하고 사람도 얼마 없다. 내 나이가 곧 마흔인데, 20대 초반이 추천되는 곳이다. 곧 망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거 같은 어플인데, 인스타에 꾸준히 광고는 하고 있다.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은 어플 중 내가 더 설명할 수 있는 어플은 ‘CMB(Coffee Meets Bagel)’, ‘블데’, ‘스카이피플’ 정도인데…이 어플들은 별로 특징이랄 게 없다. CMB는 백엔드를 보강해 최적화를 해야한다는 것, 블데는 연애 유튜버 김달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는데 이게 꽤나 효과가 좋다는 것, ‘스카이피플’ 역시 너무 느려터져서 최적화를 해야한다는 것 정도다. 아, 얘네는 '파티'라는 이름을 셀소를 올릴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소모임 어플 ‘문토’도 최근에 소개팅 시스템을 새롭게 앱 안에 탑재했다. 이름은 ‘취향 인연’인데, 아직 소개팅 어플로서 ABC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아예 새롭게 어플을 하나 만드는 게 더 나은 선택 아니었을까 싶은데…내가 뭘 알겠나.


최근 일본 고치현은 인구 절벽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데이티 앱 이용료를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20~39세 주민이 인증된 앱을 사용하면 연간 최대 18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 소개팅 어플은 여전히 숨겨야할 뭔가로 취급받지만 일본에서 소개팅 어플은 이미 메이저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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