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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엔드 Nov 23. 2020

순대국에 소주 한 잔.

R.I.P. 박지선.


유난히 고단한 어떤 하루.

퇴근길에 들른 할매순대국.


"순대국에 진로이즈백 하나 주세요."


남 웃기는 걸 좋아해서

교사 대신 코미디언이 된 

한 유쾌하고 멋진 사람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날.


흔한 프랜차이즈 순대국에

도수 낮은 소주를 기울인들

기운이 날 리 없다.


집에 가야지.


계산하려 일어서니 그제야 보인다.

가게 안의 손님들이 전부 혼술 중.

저마다 표정에 사연이 넘친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루 하루 소주로 견뎌내면서.


묘하게 위로가 된다.

괜히 기운이 난다. (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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