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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퓨처플레이 FuturePlay Jan 18. 2023

섹슈얼 웰니스계의 29CM를 꿈꾸는 여성 창업가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아루 이명진 대표의 이야기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은 우리 주변에 산재한 수많은 문제 중, ‘좋은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세상에 커다란 임팩트를 주는 조직입니다.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들은 좋은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시리즈는 스타트업 팀들의 문제 찾기 여정을 담은 콘텐츠입니다. 현재 해결하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문제를 스타트업이라는 도구로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여성의 성, 아직까지 당연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 아루 이명진 대표의 이야기 –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시리즈 다섯번째 주인공은 섹슈얼 웰니스 플랫폼 ‘자기만의방’을 운영하는 아루의 이명진 대표입니다. 자기만의방은 여성들을 위한 정확하고 안전한 성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커뮤니티와 개인화된 맞춤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인데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의 성을 편안하게 전달하는 아루 이명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 안녕하세요, 섹슈얼 웰니스 플랫폼 ‘자기만의방’을 운영하는 아루의 대표 이명진입니다

2020년 12월, 재직하던 회사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지금의 ‘자기만의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미디어 스타트업 EO의 창업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유니콘 하우스>에 출연하게 됐어요. 출연과 동시에 서비스를 기존 회사에서 분사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발전시켰습니다.


2.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세상에 임팩트를 주고 싶어 창업했어요


저는 직장에 다니다 창업가의 길로 접어든 케이스인데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업무의 비효율성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큰 조직의 특성상 효율적이고 빠르게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우리 사회에, 더 나아가 세상에 임팩트를 끼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사람입니다.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저에게는 그 방법이 직업적인 것이었어요. 하루 중 나의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고 집중하는 곳이니까요. 사내 벤처를 통해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해보니, 창업이야말로 거대한 임팩트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에서는 임팩트나 결과물에 대한 기대 수준을 누가 허락하거나 정해주지 않아요. 업무에 한계가 없는 거죠. 이 점이 참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 비전에 합당한 방식을 계속 찾아나가면서 일할 수 있어서 저에게 훨씬 더 잘 맞습니다.


3. 여성의 성, 아직까지 당연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당연하게 행복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는데요. 아직까지 당연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분야가 ‘여성의 성’과 관련된 영역이라고 생각했어요. 저 또한 제 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 부딪혔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굉장히 풀기 어렵습니다. 우선 여성 창업가의 비율이 낮아요. 지금까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여성 창업가는 큰 주목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여성의 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요. 또한, 성 지식 콘텐츠 산업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 사례가 아직까진 없어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손에 꼽히는 정도고, 기업 규모도 대부분 현재 저희와 비슷한 단계인 경우가 많아요. 최근에서야 여성 창업가들이 본인이 살면서 겪어왔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뛰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펨테크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죠.

저는 많은 사람이 시도하지 못했던 이 문제의 시장 크기가 정말 크고, 세상에 없던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저 또한 여성이기에,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플랫폼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굳이 시장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었어요.


4. 여성들은 자기의 몸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을 많이 합니다


아루가 만들고 있는 성 지식 플랫폼 ‘자기만의방’은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1920년 작품 <자기만의 방>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돈’과 ‘자기만의방’이 필요하다고 말을 했어요.

여기서 자기만의방은,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자유롭고 편안한 공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예술의 세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요.

저희는 여성들이 여러가지 속 시끄러운 성 이야기들을 자기만의방에서 편안하게 누리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플랫폼 이름을 지었습니다.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동안 온라인 상에 쉽고 정확하게 성 지식을 나눠주는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성에 대한 여성들의 걱정을 해소하고, 그 시간을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쓰길 바라는 마음이 컸어요. 유저분들은 플랫폼 내에서 서로를 ‘자기’라고 부르는데요. ‘자기(自起)’라는 말의 의미도 참 좋아요. ‘스스로 자(自)’에 ‘몸 기(起)’ 잖아요.


5. ‘성 지식 콘텐츠’, ‘커뮤니티’, ‘월경 다이어리’ 기능을 제공합니다


저희는 ‘월경 다이어리’, ‘성 지식 콘텐츠’, 그리고 ‘커뮤니티’ 이렇게 크게 3가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요. 이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기능은 지식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저희가 나누고 싶은 가치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고, 유저분들은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그래서 다른 기능들보다 앞서서 시작했어요. 현재까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만 약 300건이 넘습니다.

(제공: 아루)


커뮤니티인 ‘써클’은 유저분들이 성에 대한 이야기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기능과 유사한 거죠. 내가 갖고 있는 성에 대한 궁금증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고민에 대한 위로를 받고 있은 순간도 있을 테고요. 사실 이런 것들을 주변 지인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익명의 공간인 커뮤니티에서만큼은, 저희가 제공하는 성 지식 콘텐츠에 기반하여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유저분들도 이 공간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월경 다이어리’ 기능은 개인화된 페이지입니다. 개인의 월경 주기를 적을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으로 피드를 구성 중입니다. 이렇게 크게 3가지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서비스 업데이트를 하고있어요.


6. 한 사람의 세계를 확장하고,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걸 많이 느껴요

(제공: 아루)

최근에 기획한 콘텐츠 ‘최고의 섹스 편’, 그리고 ‘섹스토이 편’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특히 저희의 콘텐츠를 보고 섹스토이에 대해 관심이 생겨 구매를 했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전까지 섹스토이는 특별한 사람들만 사용한다는 인식이 강해서, 잘못된 방법으로 자위를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 콘텐츠를 보고 ‘아, 이게 특별하거나 무서운 게 아니구나’라는 걸 알게된 거죠. 앞으로 이런 유의미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있어요. 자기만의방이 성에 대한 개인의 세계를 확장하고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내부 콘텐츠는 저희 팀 CCO로 계신 세계일보 기자 출신의 편집장님께서 최종적으로 검수해서 발행하고 있고요. 만들어진 콘텐츠를 영어로도 번역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저들과 함께하는 인터뷰 콘텐츠도 늘려나갈 계획이에요.


7. J커브를 그릴 수 있는 힘을 가진 팀입니다

(출처: EO)

<유니콘 하우스> 출연 당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창업을 할 땐,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 그리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 이 세 가지 영역이 교집합을 이루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요. 그 말이 크게 도움이 됐는데요.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매일 매일이 고군분투의 연속이에요. 크고 작은 실패들도 정말 많고요. 그런데 그 과정이 정말 재밌고, 사회에 좋은 임팩트와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섹슈얼 웰니스라는 분야가 다른 커머스 산업처럼 성장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산업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저희 팀 아루는 J커브를 그리기까지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8. 섹슈얼 웰니스 계의 29CM를 꿈꿉니다

(제공: 아루)

궁극적인 저희의 목표 중 하나는 커머스로의 진출입니다. 유저분들이 성 관련 영역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문제 중에는 ‘구매’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성 지식 콘텐츠를 통해 어떤 제품이 적합한지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바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인데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10년 뒤엔 아루의 오프라인 매장을 곳곳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앱 내에 저장된 마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개인화된 제품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구현하고 싶습니다.

또한, 웰니스 계의 29CM처럼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 아루가 스며들게 하고 싶어요. 고객들에게 좋은 섹슈얼 제품들을 많이 소개해주고 싶고, 펨테크 또는 웰니스 제품을 만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물건을 판매하고 싶어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9. 내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좋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창업 전, 사이드프로젝트로 ‘비나이다’라는 점술 앱을 만든 적이 있어요. 점술인과 유저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는데요. 하다보니 제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더라고요(웃음). 무속인분들을 직접 만나서 연결고리를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막상 해보니 저는 그 일을 잘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만약 이 분야로 본격적인 사업을 했더라면, 성장 속도도 디뎠을 거고 크고 작은 실패의 순간들이 올 때마다 빠르게 포기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성을 위한 정확한 성 지식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없다’는 문제는 진심으로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습니다. 여성에게 편안한 행복을 주고, 그에 따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꼭 필요하단 확신이 있으니까요.


10. 창업은 온몸으로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 그 성장을 가장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창업이라고 생각해요. 대표로서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내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를 찾는 것에서부터, 법인을 설립하고 인재를 채용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공부하고 알아가야 하는 것들이잖아요.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고 그 욕구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과 맞닿아있다면, 꼭 도전해보시라고 예비 창업가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루 이명진 대표

안녕하세요. 아루 대표 이명진입니다.

아루는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사람이 ‘편안한 행복’을 누리길 바랍니다.

그 첫 걸음으로 여성을 위한
성지식 플랫폼 ‘자기만의방’ 앱을 운영,

정확한 성 지식, 즐거운 섹슈얼 콘텐츠,
안전한 이야기공간을 제공합니다.


AROOO www.arooo.co.kr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aro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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