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실습 : 노션으로 제텔카스텐 만들어 보기
문헌 노트는 다른 말로 ‘레퍼런스 노트’라고도 말한다. 출처가 명확한 자료나 학술 문헌, 아티클,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가득한 참고 문헌이 그 대상이 된다. 임시 노트와 문헌 노트가 다른 점은 자신의 언어로 자료에 의견을 더한다는 점이다. 임시 노트는 사실 'Inbox'와 같은 개념이다. 이 말은 언제 사라질지 예측할 수 없는 덧없는 메모로 남겨질 확률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헌 노트는 그렇지 않다. 출처도 확실하고 객관적으로 검증받았으며 저자의 깊은 사유가 담긴 글이다. 그런 글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려면 반드시 저자의 생각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야 한다.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때 저자의 지식이 내 것으로 소유가 전환되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억은 단순하게 읽고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남기는 과정에서 더욱 강화된다. 이것은 기억이 수동적인 지식의 수용이 아닌 능동적인 활동에 보다 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한 견해를 글쓰기 형태로 남기면 기존의 지식과 나의 생각이 연결되며 연관성이 탄탄해진다. 뉴런이 시냅스들을 연결하면서 기억력이 상승하는 원리와 같다. 그리고 자신이 남긴 생각은 훗날 작가로서 콘텐츠를 개발할 때 밑거름이 된다. 작은 생각이지만 더 큰 지식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견해를 남길 때는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나름의 검토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AI를 통하든 검색을 통하든 우리는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게 된다. 자신이 구축해 놓은 지식과 유추해서 생각을 낳고 그것을 검토하다 보면 공감 능력뿐만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다 보면 정보 수집을 넘어서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철학이 형성되고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기록은 기억과 관계있다. 문헌에 동조하건 비판하건 그 과정엔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개입하게 된다. 이 순간에 느낀 감정은 기억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감정은 해마를 자극해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꿀 가능성을 높인다. 될 수 있으면 감정이 담긴 견해를 메모하도록 하자.
문헌 노트를 작성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임시 노트로 작성한 메모를 문헌 노트로 상태를 바꿔서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형태다. 두 번째는 임시 노트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문헌 노트부터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전에 작성해 놓은 임시 노트가 있으니 그걸 가져와서 문헌 노트를 작성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제텔카스텐 시스템 메인 페이지에서 좌측의 ‘문헌 노트’ 페이지를 클릭해서 페이지 내부로 이동한다. 문헌 노트 페이지는 아래처럼 구성되어 있다. 왼쪽에는 문헌 노트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코드 범례가 있고 그 아래에는 생성된 임시 노트를 볼 수 있다.
1. 임시 노트를 문헌 노트로 발전시키기
현재 임시 노트에는 샘플로 만든 4개의 메모가 있다. 여기서 ‘목표에 이르기 위한 경로를 예측하자’를 문헌 노트로 바꿔보자. 방법은 간단하다. 리스트 보기에서 해당 제목을 클릭하면 ‘중앙에서 보기’로 노트가 보인다. 메모 종류는 현재 ‘임시 노트’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메모는 독서 밑줄이다. 클릭해서 문헌 노트로 바꾸자. 그리고 본문에 밑줄에 대한 의견을 남겨보기로 하자. 의견은 짧게 남겨도 된다. 다만 원문을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읽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문헌 노트에 방금 의견을 덧붙인 메모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임시 노트에서 목록이 사라졌다. 메모가 임시 노트에서 문헌 노트로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임시 노트는 말 그대로 Inbox의 개념이다. 언제든 사라질 수 있고 임의로 삭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문헌 노트임을 상기하자. 다음으로는 문헌 노트에 코드를 정하는 일이다. 왼쪽의 범례에 보면 분야에 따라 코드가 제시되어 있다. 이 메모는 ‘생산성’에 속한다고 가정해 보자. 생산성은 ‘80~89’ 사이의 코드를 사용한다. 생산성 분야의 최초 코드이니 코드를 ’80’으로 수정한다.
2. 바로 문헌 노트로 만들기
이번에는 문헌 노트에 바로 메모를 추가해 보자. 임시 노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문헌 노트에 메모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개인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서 이병률 작가의 문장을 문헌 노트에 추가해 본다. ‘New Note’ 버튼을 클릭한다. 코드가 자동으로 ’100’으로 매겨졌고 메모 종류도 ‘문헌 노트’로 설정되었다. 독서 밑줄과 Tags 속성을 각각 설정해 보자. 추가한 메모는 Tags를 ‘인문학’으로 설정했고 인문학의 코드는 ’40~49’이니 ’40’으로 설정했다. 다음 인문학 메모는 ’41’이 된다. 메모에 독서 밑줄을 넣었고 본문에도 똑같이 넣었다. 그리고 원문 밑에 내 생각을 간단하게 적었다.
이번에는 ‘AI 제안’(프로 버전 & 노션 AI 결제 사용자) 기능을 이용해서 견해를 더 추가해 보도록 하자. ‘AI 제안’의 업데이트 아이콘을 클릭해서 질문을 새로 만든다. 기존 견해에 AI가 제안한 질문에 간단하게 답해보았다. 이렇게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 다양한 세계관이 열린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다시 정립되거나 확고해질 수도 있고 저자의 생각에 따라 내 생각이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견해를 남기는 것이 간단해 보여도 무시할 수 없음을 직접 작성해 보면 알게 된다.
아래는 문헌 노트에서 코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그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문헌 노트에서 예를 들어, 철학은 10~19까지 사용한다. 만약 19까지 모두 사용되어 새로운 메모를 추가하게 되면 코드는 어떻게 설정하게 될까? 10~19까지의 10개의 코드 중에서 어느 위치에 새로운 메모가 삽입될지 결정하고, 만약 13과 14사이에 새로운 메모가 추가된다면 그 메모의 코드는 13a로 설정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13a, 13b, 13c… 이렇게 추가하면 된다. 만약 13a과 13b 사이에 새로운 메모를 삽입한다면 13a1이라고 코드를 설정하면 자동적으로 순서가 정렬된다. 노션에서 코드를 오름차순으로 정렬했기 때문이다.
이 분류법은 Johnny Decimal이라는 분류법을 따랐는데, 반드시 이 분류법을 따를 필요는 없다. 자료를 정렬하기 위해 위와 같은 분류법을 사용했을 뿐이다.
아래와 같은 상황을 상상해 보자.
예시: 철학 (코드 10~19)
기존 메모
10 - "실존주의와 인간의 자유에 대한 고찰"
11 - "플라톤의 이데아"
12 - "데카르트의 의식 철학"
13 -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 선험적 인식"
14 - "니체의 초인 사상"
15 -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16 - "스피노자의 범신론 분석"
17 - "흄의 경험론 비판"
18 - "소크라테스의 변론"
19 - "헤겔의 변증법"
여기에 실존주의에 관한 메모를 추가한다면 10번과 11번 사이가 적당하다.
10a - "실존주의와 불안: 키르케고르와 사르트르 비교"
기존 10 ("실존주의와 인간의 자유에 대한 고찰")과 11 사이에 추가된 새로운 노트다. 실존적 불안과 두 철학자의 관점을 비교 분석한다.
13a - "칸트와 흄: 경험론과 합리론의 충돌" : 13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 선험적 인식")과 14 사이에 삽입된 노트로, 칸트의 합리론과 흄의 경험론 간의 철학적 충돌과 대립을 다룬다.
13a1 - "칸트의 선험적 종합 판단과 흄의 비판" : 13a의 하위 노트로, 흄이 주장한 인과성과 경험론의 한계를 칸트의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선험적 종합 판단의 역할을 분석한다.
위의 코드를 실제 노션 문헌 노트에 적용한 결과다.
위의 문헌 노트는 코드 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10a는 10번과 이어지는 하위의 개념이고 13a, 13a1은 각각 13, 그리고 13a의 하위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노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데이터를 다양한 보기로 볼 수 있다. 1차원적으로 데이터를 볼 수도 있지만 하위 항목으로 확장해서, 그러니까 2차원이나 3차원으로 확장해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보려면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노션 데이터베이스 설정, ‘…’을 클릭하고 메뉴에서 ‘사용자 지정’을 선택하자. 추천 목록에서 첫 번째인 ‘하위 항목’을 추가한다. ‘하위 항목 켜기’를 활성화한다. 그림처럼 하위 항목이 추가되었다.
이제, 문헌 노트 보기에서 10, 제목인 ‘실존주의와 인간의 자유에 대한 고찰’ 왼쪽의 화살표를 눌러보자. 아래쪽에 칸이 추가되고 ‘+ 새 하위 항목’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10a, ‘실존주의와 불안: 키르케고르와 사르트르 비교’의 왼쪽 드래그해서 옮기기를 클릭하고 10코드의 내부로 넣는다. 아래 화면처럼 10a가 10하위로 들어갔다. 같은 방법으로 13a는 13 밑으로, 13a1은 13a 밑으로 넣자. 아래처럼 다단계로 코드가 재배치되었다. 토글로 되어있기 때문에 언제든 하위 데이터를 감출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지식의 연결을 촉진해서 통찰을 돕는 창조적인 연결법에 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