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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경 Oct 08. 2019

천안아산 에코힐링 황톳길

장항선 타고 기차여행, 아산역




장항선 기차여행 일곱 번째 이야기, 아산역


천안역을 출발한 장항선 열차는 다음 정차역인 아산역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충청남도 일대 장항선 노선 중에서 가장 최근에 만든 정차역입니다. 2004년 천안과 아산 경계지역에 천안아산역이 들어서고, 이후 1호선 전철이 충남 아산까지 들어오면서 2007년에 아산역을 새로 만들었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천안아산역 건물과 비교하면 모것이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장항선 노선과 고속철도 노선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환승거점역으로 요긴하게 쓰이는 중입니다.


천안과 아산 경계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아산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행은 제한적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산시와 천안시가 추천하는 명소를 가기 위해서는 천안과 아산까지 이동한 후 그곳에서 환승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산역 주변에 볼거리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천안아산역 개발과 함께 신도시가 같이 만들어졌고, 지역주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 역시 여러 곳 만들어졌습니다. 그 덕에 아산역에서 가장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은 바로 지역주민처럼 유유히 거닐 수 있는 지역 공원 탐방 나들이입니다.  


아산역 인근에 만들어진 여러 공원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천안과 아산 경계지역에 있는 나지막한 야산입니다. 천안과 아산이 사이좋게 절반씩 공유하고 있는 이름 없는 이곳은 산 전체가 공원입니다. 대신 아산 지역은 여기를 용곡공원으로 부르고, 천안 구역으로 가면 이곳을 부엉공원으로 부릅니다.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두 공원을 하나로 이어주는 둘레길이 있으니 바로 오늘 소개하는 에코힐링 맨발 황톳길입니다.


장항선 기차여행 일곱 번째 정차역, 아산역




에코힐링 황톳길 가는 길


아산역을 출발해 에코힐링 황톳길로 가기 위해서는 인접해 있는 공원들을 꼭 거쳐야 합니다. 아산역을 빠져나와 천안아산역 광장을 지나치면 장재천 호수 공원이 나옵니다. 호수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면 거기부터는 또 다른 공원인 지산공원을 걷는 길이 이어집니다. 지산공원을 거쳐 생태이동통로를 지나면 그제야 에코힐링 황톳길이 시작하는 아산시 용곡공원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에코힐링 황톳길은 같은 산을 두고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용곡공원과 부엉공원을 하나로 이어주는 2.5km 정도 되는 숲길 산책로입니다. 그래서 아산시 용곡공원에서 시작하는 에코힐링 황톳길 순환코스를 완주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장재천 호수공원, 지산공원, 아산시 용곡공원, 그리고 천안시 부엉공원을 한꺼번에 모두 만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에코힐링 황톳길 가는 길




에코힐링 황톳길 자연탐방로



에코힐링 황톳길은 순환 산책로라 아산방향, 천안방향 어느 쪽으로 가든지 간에 상관없습니다.  다만 두 곳 코스 성격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약다른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천안 부엉공원 코스는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걷는 자연 숲길 분위기입니다. 특히 황톳길 이용자가 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숲 생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숲 생태 교육 시설과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천안 부엉공원 코스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천안 부엉공원 코스와 달리 전원주택 단지 옆을 지나는 아산 용곡공원 코스는 도시공원 숲길 산책로 느낌이 듭니다. 특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대신 친절하게 붙여놓은 식물 이름표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숲 생태와 친해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용곡공원 내 황톳길 코스는 주택가와 가깝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학생들과 같이 숲 생태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생태교육 현장이기도 합니다.

 

아산 용곡공원 코스




에코힐링 황톳길에서 만나는 자연 친구들


이따금 인근 도로에서 들리는 차 지나가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이곳은 도심 한 복판에 숨겨져 있는 고즈넉한 자연 품 안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자연생태는 언제 봐도 늘 정겹습니다. 산책길을 거닐며 눈과 귀로 여러 야생동물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계절 따라 자기 순서를 찾아 '이제 내 세상이오' 하고 모습을 드러내는 작고 앙증맞은 다양한 풀꽃 야생화부터 시작해 숲길 주변을 가득 채운 나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신록의 계절이 깊어지면 자연 탐방의 주인공 역할은 자연스럽게 곤충 친구들에게로 넘어갑니다. 좀 더 느리고 낮은 자세로 꽃과 잎 주변을 살펴보면 무당벌레, 나비, 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람쥐와 청서는 이곳 숲에서 만날 수 있는 귀여운 포유류 친구입니다. 그리고 꿩, 오목눈이, 참새, 박새, 멧비둘기, 청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직박구리와 같은 조류 친구들은 멋진 산책길 동반자이지요. 때때로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도망도 안 가고 제 사진 모델이 되어주는 인심 좋은 친구들 덕분에 산책길은 늘 흥미진진합니다.


에코 힐링 황톳길 친구들





아산역 숲길 여행, 에코힐링 황톳길 산책을 마치며


이곳은 지역에서 추천하는 대표 관광 명소는 아니지만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일상 속 초록공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 역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여길 찾기보다는 아산역을 이용할 때 넉넉히 시간을 만들어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놀멍 쉬멍 하면서 두세 시간가량 황톳길을 걷습니다. 길을 걷다 다리가 아프면 숲길 의자에 앉아 준비해 간 커피를 마시며 쉬기도 하고, 때로는 황톳길 주변에 나 있는 샛길을 따라 더 깊은 숲 안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비밀 정원 같은 공간을 만나면 잠시 꽃 향기를 맡으면서 자연감성을 한껏 증폭시켜 봅니다.


이곳에 찾아드는 가을, 겨울 풍경은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두 계절이 빚어낼 이곳 풍경이 궁금합니다. 혼자 걸어도 좋고 맘 맞는 이와 같이 걸어도 좋습니다. 편한 속도로 걸으면서 푹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런 초록 공간, 에코힐링 황톳길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늘 걷고 싶은 길, 에코힐링 황톳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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