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과 지식과 성찰

by 삶 집착 번뇌

새로운 영업사원이 들어온 지 사흘이 지났다.
내 사업은 특정한 아이템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고객이 문의를 주면 그에 맞춰 제품을 찾아 납품하는 구조다. 그래서 누가 주업종을 묻는다면, 나는 늘 “종합상사” 혹은 “무역업”이라 답한다. 주류는 피트니스 산업재지만, 이제는 점차 공업재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그중 몇몇 아이템은 전국적으로 뿌리기만 해도 대박이 날 만큼 잠재력이 있었다.
새로 들어온 영업사원이 콜드콜을 돌리며 하루에 세 건씩 문의를 받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스스로 안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엔 마케팅만으로도 문의가 쏟아졌고, 그 문의만 처리해도 충분한 수익이 났다. 그때 나는 이미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콜드콜을 돌린 건 언제였던가. 기억조차 희미하다.


콜드콜은 즉각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는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영업 방식이다.
그 단순한 진리를, 나는 잊고 있었다. 새 직원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비로소 깨달았다 — 영업의 본질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에, ‘지능’이 아니라 ‘용기’에 가깝다는 것을.


나는 영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영업적 재능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책에서 읽은 원리를 흉내 내어 따라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흉내조차, 결국 나를 이 자리까지 데려다주었다. 성찰이란, 완벽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자각하는 일이다.

이 친구의 성과를 보며 앞으로의 그림이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


영업사원을 두세 명 더 두고, 사무 업무를 정리할 직원을 한 명 더 두면 조직의 윤곽이 잡힐 것이다. 한 사람당 한 섹터씩 맡아 영업하고, 동시에 해외로 마케팅을 돌린다면, 몇 년 안에 우리는 분명 상위 중소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이렇게 키워가며, 혼자 늙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그 길의 외로움 속에서만, 진짜 성찰이 자라난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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