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개망 Jul 21. 2024

포크와 나이프

featuring 서진이네 2


우리 집에서는 포크와 나이프를 많이 쓴다.

아침은 토스트나 시리얼, 점심은 샌드위치나 샐러드, 저녁이 유일하게 딱 차려놓고 먹는 식사다.


보통은 동서양식 요리를 해 먹고, 때론 한국 음식을 하기도 하지만 반찬 없이 그냥 메인요리 한 가지에 먹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음식이든 큰 접시 하나에 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항상 포크와 나이프가 등장한다.


하루는 내가 저녁을 준비하느라 바빠서(나는 손이 아주 느려서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은 못한다) 남편에게 포크와 나이프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 그 말에 남편이 나에게 'rude'하다며 맞받아쳤다.


에? 왜? 뭐가? 나는 please까지 붙였는걸?


잠시 손을 멈추고 내가 했던 말을 다시 천천히 내뱉어봤다. 'fork and knife'를 빨리 말하니 'forkn knife'. 마치 'f**kin knife'처럼 들렸다.


헐.


다음부터는 조심해야지 했는데 이게 영 쉽지 않다. 나이프와 포크라니. 정말 입이 안 떨어진다. 안 되는 걸 되게 하느니 그냥 즐기자는 마음으로, 이제는 그냥 웃으며 대놓고 'forkn knife'라고 말한다.


지난주, 내 주말 활동의 일환으로 라면을 끓여 먹으며 '서진이네 2'를 보고 있었다. 이서진 배우가 말한다.


Would it be easier if you use fork and knife?


역시, 한국 사람!


매거진의 이전글 까치는 길조인가요? 까마귀는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