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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장인 Oct 15. 2024

28. 이곳에서 4년이었구나!

새로운 시작은 설렘 반, 두려움 반

어느덧 인수인계가 마무리되었다. 

어쩌면 인수인계라고 할 것도 없었을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호운과 해연에게 쏟아부었으니 

이 현장에서, 안전보건관리자로서, 사회인으로서 알고 있어야 하고,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려주려 했다. 

아니, 이식하려 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그중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라. 

항상 둘에게 하는 이야기였다. 

단점이 많은 이라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단점이 있다면 아홉 가지는 과감히 버리고 나머지 한 가지만 취해라.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잘 이해하였을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4년이었구나! 

쉽지 않았던 4년여를 마무리하고자 하니 울컥한다. 

농담처럼 되뇌었던 갱년기인가, 뭐 아무렴 어떠랴


오늘이 이곳에서 마지막 날이다. 

인수인계를 마치고 일주일정도는 인사발령으로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다는 

간단한 인사를 나누기만 할 정도로 평온했지만 나름 무료한 하루하루였다. 

직장인이라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내지 않았을 사람이 있으랴마는 

이곳에서의 나의 하루하루는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함, 다르게 표현한다면 전장의 한복판 같았다. 

4년여간의 흔적이 고작 종이 상자 하나로 정리되었다. 

사무 공간은 일을 하는 공간이기에 불필요한 것은 방해만 될 뿐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저녁시간이 되어 헌철이 출근했고, 조촐한 환송회가 열렸다. 

"고생 많았다." 

헌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짧은 소회와 인사를 나누었다. 

이곳에서의 4년여간의 여정이 어찌 여름, 호운, 해연만으로 마무리될 수 있겠는가 

이 모두의 도움이 없었다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여정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4년여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았으며, 함께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저에게도 많은 시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 계신 모두가 응원해 주셨고, 손 내밀어주셨고, 기꺼이 잡아주셨습니다. 

 그 결실이 이제야 하나, 둘 맺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전, 보건, 소방 이 모든 분야에서 하나, 둘 맺어지고 있는 결실들을 넉넉히 수확하며, 

 다음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로운 씨앗은 호운과 해연이 뿌릴 것이고, 그 씨앗이 움터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저에게 주셨던 도움, 이 두 친구에게 나누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런 결실들을 대외적으로 자랑하며, 뽐내지 못한 것이 

 그리고 이 결실들을 맺을 수 있게끔 거름이 되어주었던 이 두 친구의 노력을 인정받게 하지 못하고 

 이 자리를 떠나게 됨이 많이 아쉽습니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시작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인가 보다. 

나 떨고 있니?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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