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 용기를 얻었다.
호운과 해연을 떠나온 지 이제 1년 여가 지났다.
아직,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언제’, ‘어떻게’는 중요하지 않다.
힘들면 잠시 쉬어 가는 법을 호운과 해연에게 배웠기에
조금 늦어도 괜찮아!
우리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조금 늦으면 어때 나에 맞춰 때로는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가보자!
그리 어렵지 않은 이치를 깨닫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
예전의 ‘나’는 ‘일’이 곧 ‘나’였다.
‘일’의 성과가 곧 ‘나’의 성과였고, ‘일’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었다.
아니, 어쩌면 ‘일’이 ‘나’보다 항상 앞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바꿔보려 한다.
‘일’과 ‘나’를 떨어뜨려, 구분하려 한다.
‘일’과 ‘나’의 거리두기 허허
‘일’은 ‘나’에게 도구이자 수단일 뿐 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 하나씩 해본다.
책 읽기, 글쓰기, 음악 듣기, 명상하기 등등
항상 뒷전으로 미뤄두기만 하던 것들을 꺼내어 살펴보기도, 만져보기도 한다.
아주 느리지만 꾸준히 ‘나’를 찾아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그 발걸음의 끝자락 어딘가
끝이 보이지 않던 어둠이 걷히고 환한 빛이 나를 반기지 않을까
어렵고 힘들 때면 항상 주위를 둘러보자!
누군가 당신은 반드시 일어설 것이라 확신하며,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누군가 당신이 잠시 기대어 쉬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누군가 당신을 소리 높여 응원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누군가 당신을 위하여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누구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나’를 생각하며,
‘나’를 기다리고, 응원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끝이 없는 어둠 속을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걸어보려 한다.
혹 ‘나’의 글을 읽는 이들에게 고한다.
‘나’는 ‘나’로서 가치 있다.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걸어가 보자.
언젠가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걷히고 환한 빛이 나를 반길 테니
그 과정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자.
‘나’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