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의 로그人- 1. 야외취침

by 가키


늦은 새벽4시반 자려고 누웠다. 언제나 그렇듯이 방 창문을 활짝 열고 잔다.

얼마나 잤는지 새벽녘에 몰아치는 태풍과 폭우에 잠이 깼다.

조금 잔잔해 지더니 청량한 바람이 막 들어왔다

반바지에 나시티를 입고 너부러져있던 내 팔다리 살곁을 바람들이 마구 간지럽힌다.

오랜만에 느끼는 시원한 바람인데다가

오랜만에 이렇게 몸의 넓은 면적을 바람을 쐬니


꼭 우주 안에, 밤 하늘 아래, 나만 둥 둥 떠서 밖에서 잠을 자고 있는 기분이었다.

눈을 감고 상상하기 딱 좋았다.

나는 엄청 짙은 남색의 밤에

밤의 우주, 하늘 아래에서 개미콧털보다 아주 작은 존재

나는 옥상의 싸구려 평상 위에 누워있다.

세상은 어둡고 저기 아주 높은 하늘 위에 별만이 총총 빛나고

모든 아파트의 불은 꺼져있다.

내가 사는 옥상은 아주 낮은 집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들보다 나의 하늘은 높고 높고 더 높았다.

무서울정도로 까만 심해저가 하늘에 비친듯 하다.

사실 바다의 그런 모습은 무섭다, 덜컥 겁이나고 숨이 막힐 것 같다. 그런데 밤하늘은 그런 느낌은 없다.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일까?

모든 바람과 별빛이 나를 위해서만 불고 빛난다.


청량한 바람이 내 온몸을 감싸고 나를 기분좋게 간질간질 하늘을 둥둥 떠다닐 수 있게

샤워 후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침대에 닿지 않게 아래로 떨구고

족욕으로 뜨끈 뜨끈해져 벌개진 두 다리를 벽 위에 올리고

양팔을 대자로 뻗어서

저 바람을 느끼면 더 좋다.



바람이 멈췄다

칙칙칙칙칙 매일 새벽 6시에 맞춰둔 엄마의 밥통이 움직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