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그들이 만화를 즐기는 방법 - 에바 특설매장

20주년, 화려한 성년식을 치르는 에반게리온

by 기타치는 사진가

1995년 TV 시리즈물로 첫 방영을 시작한 이후 에반게리온은 애니메이션 마니아들 사이에 숱한 이야깃 거리를 남기며 20년의 세월을 보내왔다. 일본은 이런저런 이벤트로 에반게리온의 성년식을 축하하고 있는 와중에 출장길에 무심코 들렀던 하카타역에도 에바 특설 매장이 들어섰다. 아마도 JR(일본 철도)과 코라보로 운행하고 있는 신칸센 에바 특별 에디션의 종착역이 하카타역인 덕분인지는 모르겠다. (신칸세 에반게리온 에디션에 대해서는 http://www.huffingtonpost.kr/2015/10/20/story_n_8335432.html 기사를 참조하시길)





모든 스토리를 꿰고 있을 만큼 정성을 기울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에반게리온 팬(자기네들끼리는 에바 덕후라고 부른다.)으로 자처하는 입장에서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애니메이션의 왕국답게 넓지 않은 매장을 알차게 꾸며 놓았다. 무수한 뽐뿌의 향연 속에서 결국 내 손에 들고 나온 것은 바로 이것.




얼핏 보면 그냥 평범한 디자인의 외장 배터리지만 그렇기에 피아를 식별하는데 요긴하게 사용될 물건이다. 흘깃 보며 '예쁘네~'하고 지나친다면 평범한 시민일 테고, '우와~~ 어디서 구했니?'하며 빼앗을 듯 달려든다면 에바 덕후가 틀림없다. 혹시라도 아무 말없이 얼굴이 벌게 진다거나, 갑자기 말이 적어지고 호전적이 된다면 사도가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할 지도...


40대의 우리 세대가 어릴 때 보고 자란 만화영화의 99%가 일본산이라는 것, 심지어 우리의 영웅 태권브이까지도 마징가 제트의 아류작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도쿄를 여행하는 한국인 중 상당수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오픈 일정을 확인해 본다는 것 등,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우리의 기억 속에 크든 작든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일본은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쉽사리 다른 나라에 넘길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애니메이션은 이들에게 있어 공기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을 추구하는 오타쿠들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