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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Dec 12. 2022

워드 프로세서 :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전자 타자기

인류 역사상 글쓰기 최적화된 최고의 도구

워드 프로세서 : 인류 역사상 글쓰기 최적화된 최고의 도구


 


클라우딩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365 서비스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성공리에 구축했다. 구매하여 사용하던 사무용 소프트웨어가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장기적으로 늘어놓으면 비용 증가일지 모르겠으나, 저장공간이나 탐 공유업무 툴을 제공하고 향후 별도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상쇄되는 만큼 감내하는 분위기다.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오피스 각 프로그램의 사용비중은 저마다 다르다.


엑셀은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텍스트 위주의 문서를 워드로 작성하거나 그래픽 요소가 가미된 파워포인트로 작성하는 2가지 패턴이다.


보고서 등의 문서는 워드가 기본적으로 활용되었지만, 입체적인 설득효과를 활용할 수 있고 장문보다는 단문 위주의 빠르고 간결한 보고가 중요 요소로 작용되면서 파워포인트가 보고서의 기본 툴로 적극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이 보고서를 파워포인트로 하지 말고 논리적인 글을 써오라는 지시를 내리는 상황을 봐도 파워포인트가 기업들이 제일 많이 활용하는 도구임을 엿볼 수 있다.


 


과거를 헤쳐보면 초기의 워드 프로세스는 독립적인 기계였다. 타이핑이 가능하고 로딩과 저장을 지원하며 자체적으로 프린트 기능을 포함했다.


그야말로 글쟁이들이 쓰기에 최적화된 기기.


친구 형이 사용하던 워드 프로세서를 처음 보던 날이 기억난다.


요즘 사용하는 잉크젯 프린터 크기에 붙은 키보드. 작은 액정화면에 타이핑한 글이 표현되니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즉석에서 프린팅된 종이를 보고 부러운 마음과 신기로운 감탄이 뒤섞였다. 방안에 출판사가 들어왔다.


요즘도 타자기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과거 느낌으로 워드 프로세서 하나 방에 장만해두면 좋겠다는 희망사항도 생기지만 막상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도 안되고 다른 앱도 돌아가지 않고 주구장창 키보드로 머리 속의 생각을 데이터로 밀어 넣는 기계가 집중력에는 최고다. 작가 기분 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골동품이다,


액정 하나 달고 입력된 내용만 작은 스크린에 보여주며 저장기능이 있는 제품도 하나 있으면 구매해볼까 검색을 해보려고 했지만 옆에 있는 아이패드 미니가 번쩍 눈을 뜨며 자기 찾았냐 물어오니 정답이 여기 있었다.


그래, 블루투스 키보드에 아이패드 미니면 이게 바로 워드 프로세서지.


감성이 물씬 풍기는 타자기풍 키보드 하나 연결해서 잠시라도 기분을 느껴볼까.


bit.ly/3YfVWy8



아마존을 검색해보니 30만원 정도에 중고 브라더 워드프로세서를 판매하고 있긴 하다. 작은 액정화면으로 전반적인 글쓰기의 흐름을 읽어 내기는 어렵겠지만 당시로서는 쓰던 글을 저장하고 편집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획기적인 발명품일 수 밖에.

일본의 경우 라쿠텐 등을 통해 3만엔 수준에서 구매할 수 있다. 리스트 업 되는 상품만 봐도 일본에서 워드 프로세서의 인기와 보급률을 예상해볼 수 있다.


샤프, 파나소닉, 후지쓰 등 익숙한 전자기기 회사들은 총출동했다.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이유인지 아직도 구식 기기도 열심히 사용하기 때문인지 일본의 경우는 신제품도 등장한다. 휴대용 기기인데 프린트가 없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텍스트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Pomera DM250라는 이름인데 라쿠텐에서 45000엔 정도면 지금도 구매 가능하다.


https://youtu.be/pyaeWz2MmW4


종종 킥스타터 등을 통해 개량된 기기가 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탐나는 물건이다. 


Free Write리는 디자인 깔끔한 디지털 타자기가 지금도 판매되고 있으나, 가격이 1백만원 내외의 고가로 포진하고 있다. 감성 충만한 제품이다. E-Ink를 사용하여 커다란 입력창을 내장했지만 노트북에 익숙한 눈에는 한없이 작아 보이기도 한다. 50만원대의 보급품도 노트북과 가격을 비교하면 망설일 수 밖에.

한국의 경우 대우에서 출시한 르모 시리즈가 유명한데, 구매하기는 어렵고 르모 2 기종이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골동품의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워드 프로세서가 활발하게 사용한 나라가 묘하게도 한중일 3국이라고 한다. 순간 어? 왜 그렇지? 의문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한자로 변환할 일이 많은 문화권이다 보니 일반 타자기로는 불가능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공감하게 된다.


요즘이야 보고서나 일반 글쓰기에도 한자를 섞어 쓰는 일이 적지만 불과 5~6년 전까지도 한자가 도처에 폭탄처럼 심어져 있던 기업도 있다. 재미난 건 업무문서에 한자를 쓰다 보면 나름 재미가 있다. 몰랐던 한자 단어를 일하면서 익히는 지적 쾌감이라고 할까?


당시에는 컴퓨터 자체의 프로그램도 열악했고 실제 출력물의 품질도 조악하다 보니 전문적인 글쓰기나 업무상 미려한 결과물을 원하는 환경에서는 선호되었다.


PC의 성능증가와 WISWIG같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 출력이 되는 기술의 개발은 점차 워드 프로세서가 독립적인 영역을 차지하는데 어려운 환경이 되었고,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말았다,


마치 스마트폰이 mp3기기와 전자사전을 씹어 먹은 사례와 동일한 연장선에 있던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부팅 시간 없이 바로 글을 쓸 수 있고, 서핑이나 게임 등 한 눈 팔 일없이 집중할 수 있다는 점. 상대적으로 소비전력이 낮아 한 번 충전해두면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감성 팔이 한 스푼이면 구매욕구는 증가한다.


 


워드 포로세서는 컴퓨터의 성능강화와 보급 확대에 따라 시대의 뒷길로 밀려난다.


국내의 경우 아래한글, 보석글, 하나워드, 훈민정음 등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치열한 경쟁을 했지만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에 밀려 아래한글 정도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그나마 관공서 문서들이 아래한글로 작성되어 호환성 문제로 불편함을 감수했는데 뷰어마저 유료화 시키는 영업마인드에 사용자들에게 더 큰 외면을 받게 된다.


노트북 구매시 한컴 오피스가 번들로 딸려와서 설치는 했지만 실제 작동시키는 일은 분기당 1회 정도나 될까,


그릇이 아무리 예뻐도 안에 담긴 음식이 맛있어야 하지만, 인간의 맛이라는 감각이 요상하여 그릇의 색과 모양만으로도 미세한 차이를 착각하게 된다고 한다. 결국 머리 속에 든 생각을 글로 뽑아낼 때 한 글자씩  입력하는 키보드의 촉감만으로도 글의 수준이 달라지는 현상은 과학적 잣대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감성적인 영역부터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사실 글 쓰는 일 자체가 감성의 영역 아니던가.


 


타자를 소리 내며 입력하는 느낌이 좋아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하는 매니아들이 늘어나듯, 글만 쓰는 기기에 대한 욕심도 취향상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접근성 좋은 가격대의 워드 프로세서가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 애플의 낡은 광고가 워드 프로세스 시대의 종말을 앞당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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