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무기, 식량 - 농업을 어떻게 준비할까에 대한 인사이트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 미래 무기, 식량 - 농업을 어떻게 준비할까에 대한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동네 시장 통 유명한 떡볶이 집이 있다.
이름도 평범한 “할아버지 떡볶이 집”.
맛이 대단하지 않은데도 언제 방문해도 길게 줄이 서있다. 번호표 하나씩 들고.
전략인지 커다란 조리 판을 두개 정도 운영하면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줄어들 텐데 1개만을 유지한다.
처음에는 뭐야 평범한 맛이네.라고 평가절하했는데 2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일부러 꽤 되는 거리를 한달음에 가고 있으니 중독성이 있다.
문제는 가격.
1인분 2500원, 푸짐했는데 지금은 3500원을 거쳐 4000원이 고지되어 있다.
서울 시내 어느 시장을 가도 떡볶이 1인분 가격은 비슷할 거다. 배달 가게들은 5000원을 가격표에 올려 놓고 있으니.
월급 빼고 물가가 다 오르다 못해, 이젠 월급 빼고 또 오른다는 허탈한 말까지 커뮤니티에 나돌고 있다.
할아버지 떡볶이 가게가 지속 가격을 상승시킨 이력을 떠올려보니 머리 속에 온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만 가득 찬다. (요즘은 러시아 보다 우크라이나가 더 나쁜 놈들 아니냐는 의심이 들기도 해서 순서를 바꾼다.)
곡창지대가 온통 전쟁 포염 속에 휩싸였으니, 국제 밀 가격은 폭등했고 이로서 다른 원자재들도 덩달아 상승세로 돌아선 최근 몇 년간의 일이다.
무엇보다 러-우 전쟁이 가져온 두려운 결과는 식량 무기화가 실제 가능하고 현실에서 타격감이 얼마나 매몰찬 지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식량부족 문제가 눈 앞에 나타난 이상 각 국은 언제가 인류에게 재앙으로 닥칠지 모르는 먹거리 부족의 비극을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룰을 위배하는 새로운 방식을 욕심 낼 수 밖에 없다.
식량 안보의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또다른 문제는 지금도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대륙은 더 큰 시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책에서도 언급되 듯 서구 열강의 의도에 따라 상업 작물이 대륙을 덮어버려, 자급자족의 기회마저 잃어버린 검은 대륙의 미래는 더욱 끔찍해진다.
선진국의 기호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자기들의 대륙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기아와 질병에 쓰러지는 속도가 폭증한다. 이로써 세계의 평등을 부르짖던 이상이 얼마나 부질없는 허구의 외침인지 깨닫게 된다.
유사 이래 인류 생존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식량의 부족은 인류가 쌓아왔던 유산과 정신의 성숙을 단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통일벼를 시작으로 한국의 농업 생산성과 자급자족의 길이 열렸다는 챕터에서 위에 언급한 아프리카 대륙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전쟁 이후의 상황은 지금의 아프리카 대륙들과 큰 차이가 없는 가난함 속에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농업혁명가들의 노력으로 한국은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나라로 진행하는 인프라와 승리의 경험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식량의 안정화를 기반으로 급속도의 공업화와 선진국가로의 진입을 수행할 수 있었다.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세는 한국을 선진국 대열에 어깨를 가까이 할 수 있었지만, 수많은 국민들의 노력과 희생이 잘못된 지도자 한 명으로 21세기에도 폭망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끔찍한 상황을 목도하기도 했다. 아직도 정국불안정인 검은 대륙의 혼란스러운 식량 상황을 견주어 보면, 아직까지도 우리의 성공은 안정 단계가 아니라는 절망감이 살짝 폐부를 찌른다.
콩고, 에티오피아, 수단 같이 지도에서 정확히 어디에 위치한 지 제대로 지구본에 손가락을 가져가지 못하는 정치 불안이 계속되는 국가들이 농업혁명을 통해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찾아오기는 할까? 사막화는 가속화되고 물 부족과 토지 오염 같은 환경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는 재앙의 위협은 나날이 커져가는데 말이다.
아무리 낙관주의 학자들이 농업기술의 발전속도가 인구증가율은 물론 자연재해조차 이겨낼 가능성을 가졌다고 사탕발림같은 주장을 쏟아내도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점차 들어맞는 불안한 현실을 차마 외면하기는 어렵다.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농경지의 확대도 책을 읽어가며 두려운 미래를 떠올리게 만든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에 일부로 토지 개간을 위해 불을 지르고 있다는 뉴스를 몇 번 TV나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 사라진 수목이 결국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산소의 생산을 정지하며 인류에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 인도네시아에서 같은 형태로 자행된 농지 확보의 후유증은 독성 강한 비료 사용으로 이어지고, 자연 순환의 법칙으로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진실이 바로 눈 앞의 이익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고 만 셈이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모함은 정답을 찾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미래 농업의 인사이트를 여러 챕터에서 찾아낼 수 있다.
단순히 1차 산업의 생산물로 취급할 게 아니라, 고도화된 IT시대에 걸맞는 옷을 갈아입기 최적의 산업이 농업이다.
식량 무기화같은 거대 담론이 아니라도 당장 치솟는 물가에 최적화된 좋은 품질과 가격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업은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어놓을 수 있다.
대체육이나 곤충 식품 같이 기존에 사람이 먹지 않던 영역의 개발이나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안정성을 인정받는 새로운 차원의 미래가 어쩌면 비극의 결말로 이끌 인류의 먹거리 시장에 대안이 될 지 모른다.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는 국가의 필수 경쟁력이다. 경제와 정치의 놀음으로 미래 기회를 단순 투기의 영역으로 믿게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피하고 대한민국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여 새로운 농업기술의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