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커밍
몇 주를 미루다
오늘, 마침내 키보드 앞에 앉았다.
창밖으로 해가 이미 저물었고,
집안에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하다.
오늘도 몇 번을 다짐했다.
"지금 시작하자"
하지만 늘 그랬듯
일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왔고,
하루는 순식간에 저물었다.
매번 공백의 페이지만 남은 채로 말이다.
왜 이렇게 첫걸음이 어려울까?
'나만의 글을 쓰겠다'라고 마음먹은 지
벌써 두 달은 지난 것 같다.
더 나음 문장, 더 완벽한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다림이 시작을 망설이게 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비커밍 Becoming'은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매 순간의 작은 경험들,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
놓아버린 생각들을 붙잡아 기록하는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기록은 곧 나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다.
"기록은 완성된 문장이 아니라,
흐르는 순간을 붙잡는 일이다."
이 깨달음은 나를 변화시켰다.
브런치에 40편의 글을 쓰면서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비커밍"의 의미를
조금씩 구체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첫 문장을 수십 번 고치기도 했고,
완성된 초안을 전부 지우기도 했다.
겉보기에는 제자리걸음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나는 '비커밍'이라는 단어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아침에 마시는 차 한잔의 따스함,
계절이 바뀌어가는 창밖의 풍경,
아이가 건네는 서툰 말 한마디...
모든 것이 "비커밍"의 순간들이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서툴러도,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물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이 글이 의미가 있을까?'
'누가 읽어줄까?' 하는 의심과 두려움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쓰기로 했다.
이 글이 나에게,
그리고 어쩌면 당신에게도,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결정적인 순간은 뜻밖에도 아주 사소했다.
어느 저녁,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에게 질문하던 내가 아이는 물었다.
"엄마는 오늘 뭐 했어?"
그 단순한 질문이 나를 멈춰 세웠다.
'오늘 하루 나는 무엇을 했을까?'
'비커밍'은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적는 과정이다.
하루 동안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또 무엇을 바라며 시간을 보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나로 변화해 가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커밍은
완성형이 아닌 '되어가는'이야기다.
시작은 느릴 수 있고,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비커밍이며,
그 모든 기록의 순간은 무엇보다 빛나는 가치가 있다.
"당신의 모든 순간이 비커밍입니다"
이제 나는 첫 장을 채웠다.
그리고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오늘은 어떤 순간으로 채워졌나요?"
� 오늘의 비커밍 질문
오늘, 당신에게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무엇인가요?
✍️ 미니 저널링 가이드
오늘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을 짧게 적어보세요.
그 순간이 오늘의 당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