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어느 날, 첫째 여섯 살
첫째 어린이집에서 커피 테이크아웃 플라스틱 컵에다 토마토를 심어서 왔었다. 나보고 물을 자주 주라며 신신당부를 했었고, 자주 토마토한테 가서 안부를 묻기도 했었다. 그 사이 이사도 한 번 했었고, 내가 물을 너무 자주 줬는지 덜 줬는지 더 자라지도 않고 가져온 그대로인 거다. 나도 알고는 있었지만 모르는 척 첫째가 보고 있을 때 일부러 물을 주곤 했었다.
그러다가 얼마 후 첫째가 물었다.
"엄마, 왜 토마토가 안 자라지? 엄마 토마토에 물 제대로 줬어?"
"그럼.. 잘 줬지. 왜? 다른 친구들은 잘 키웠대?"
"응 ,, 어떤 친구들은 열매도 났대."
"그래? 선생님이 토마토 열매 맺은 친구 손 들어보라고 했어? 많이 손 들었어?"
"응"
"정말? 그래서 우리 애기도 부러웠어? 손 못 들어서 속상했어?"
"응"
나는 딸한테 실망시킨 것 같아 미안해서 '엄마가 잘 길러줘야 하는데 미안하다.'라고 사과하니 첫째가 말했다.
아니야, 엄마가 잘못하지 않았어. 엄마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