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모어 백 / onemorebag

나만의 완벽한 가방을 찾아서

by 박강하


인스타그램은 개성을 내세우는 매장에게는 필수적인 홍보 채널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힙'함을 어필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 힙한 것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고 가까워지고 싶지도 않은 나는 홍보용 인스타 게시물을 보는 것 자체가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외로 가게 이름이 달린 계정을 팔로우 해 둔 곳이 있으니, 그 유일한 장소는 '원모어백'이다. 어느 날 우연히 피드에 뜬 귀여운 가방에 이끌려 계정의 사진들을 보다 보니 어느새 팔로우 버튼을 누르게 됐다. 내가 원하는 완벽한 가방이 그곳에 있을 것만 같았다. 인스타 관리가 잘되는 원모어백 계정에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온다. 주로 제품들의 안내가 대부분인데 모델들의 착용샷을 보면 없던 구매 욕구도 생긴다. 제품들도 기성품들과는 다른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귀여워!" 를 외치며 핸드폰 화면에 빠져들듯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화면으로만 보던 제품들을 확인하기 위해 설날 연휴 마지막 날 이곳을 찾았다.


작은 가게를 방문하기 전에는 꼭 휴일과 운영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의 경우 종종 주인장의 마음에 따라 오픈 시간이 달라지는 일이 왕왕 있기 때문이다. 간혹 공지도 하지 않고 문을 닫는 가게들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일부러 찾아갔는데 문을 닫았다는 허탈감과 배신감에 다시는 찾지 않게 된다.


여하튼 원모어백은 매일 새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오픈 공지도 잘되는 업체 중 하나였다. 상상 속에서는 손바닥만 한 5평 남짓의 가게를 떠올렸지만 내부는 꽤나 널찍했다. 건물을 설계할 때 사무실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예상되는 건물의 2층 전체를 쓰고 있었다. 빌딩 형태가 위로 갈수록 뾰족해져서 건물 앞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왜 저렇게 비효율적으로 지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입구에는 이곳이 원모어백이 맞다는 걸 알려주는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운영시간이 적혀있다.




KakaoTalk_20200304_201019846.jpg 간판이 없으니 이 문을 잘 보고 찾아들어가야 한다




쥐의 해이므로 귀여운 생쥐 캐릭터가 입구에서부터 계단까지 방문자를 반겨준다. 쥐들의 응원을 받으며 영차영차 2층으로 발을 옮겼다.



KakaoTalk_20200304_201024899.jpg 쥐들의 응원을 받으며 계단을 오른다. 영차 영차!



KakaoTalk_20200304_201026144.jpg 펭귄은 그냥 귀여우라고 있는 것 같다


의미를 모르겠지만 귀여운 간판과 모빌 펭귄이 웃음 짓게 한다. 벌써부터 귀엽네. 안에 들어가면 얼마나 귀여운 것들이 많을까. 들어서자마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손톱만 한 키링부터 팔뚝만 한 키링까지. 지갑이 간신히 들어갈만한 주머니부터 노트북이 들어갈 백팩까지. 크기도 모양도 모두 제각각이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귀여운 것 천지라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귀엽다. 귀엽네. 이것도 귀여워.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다른 손님이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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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자기한 악세사리들




"이거 진짜 애기자기하다."


애기자기라니. 난 귀엽다는 말 밖에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정말 이곳에 어울리는 단어라 푸훗하고 속으로 웃었다. 맞아. 아기자기가 아니라 애기자기하네 정말. 색도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버튼 하나, 주머니 하나 허투루 달지 않은 정성이 담긴 가방들만 모여있다는 생각에 더 애정이 간다. 가방은 모두 샘플로 편하게 착용해 볼 수 있다. 눈치를 주는 것도 아니고 사진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 정말 나만의 가방을 찾겠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나도 열댓 개의 가방을 이리 메어보고 저리 메어본 끝에 데일리 백으로 유용할 만한 크로스백을 구입했다. 가격도 높지 않아 부담이 적었다. 나오기 전 한 번 더 둘러보니 천장에 모빌들이 달려있다. 각자 개성을 마음껏 뽐내는 녀석들을 보니 또 웃음이 나온다. 예쁜 것 귀여운 것에 둘러싸여 있을 때에 몽글몽글 심장이 간지러운 기분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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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모어백에서는 기획전 코너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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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없는 모양이라 더 귀여운 모빌들



꽤 널찍한 내부. 마음껏 착용해볼 수 있다



내려갈 때도 쥐들이 응원해준다. 으쌰으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