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뮬리
Mountain Farm
Oskar Mulley - Gebirgshof
Oskar Mulley - Mountain Farm [c.1930]
거기서 병을 앓다 죽는 거다. 산 마루에 목조 가옥이란 바람이 숭숭 드나드는 골다공증의 집
거기서 병을 앓다 죽는 거다. 나무 창은 남향으로 열어두고 젖혀진 허리처럼 파란 하늘의 햇살을 호흡하는 창
거기서 병을 앓으며 시름시름 세상살이에 대해 인생에 대해 시름시름 기록장에 몇 페이지를 남기고
나무 테이블 같은 기록장에 서툰 글씨로 ; 삶이란 것에 대해 말하지 않고 살았던 세월에 대해 말하지 않고
앓고 있는 병과 산과 나무와 집과 암석에 대해서만 섬세한 기록을 남기고
거기서 병을 앓는 집과 병을 앓는 암석과 병을 앓다 떠나는 구름과 함께 앓다 죽는 거다
어디서든 누구든 어딘가에서든 병을 얻고 앓고 죽는 거다
떠돌다 집을 드나들며 정들었던 고양이도 병을 얻고 와서 시름시름 앓다 겨우 몇 끼니의 밥을 얻어먹고 사라지듯
세상에 와서 몇 끼니 밥을 얻어먹은 듯이 세상에 와서 살다 가는 거다
그러나 그 삶이란 암석 위에 위태로운 목조 주택과 같아서 아슬하지만 따뜻하고 허름하지만 정처 없이 떠도는 듯
집이 앓아서 사람의 생도 함께 앓고 거기서 아들은 시인이 되고 농부인 아버지는 아내를 두고 일찍 떠나고
늙은 아내는 골다공증이 와도 알아채지 못하는 중노동의 생을 살아낸다
그런 지경인데도 널린 빨래들은 세상 멀리로 노래를 부르듯 펄럭거리고
아들의 남루한 노트에는 희미한 사랑에 대해서나 나무에 대해서도 암석이나 구름에 대한 시가 없다
아들의 시란 그저 낡아가는 나무집의 형태 같이 위태롭고 온화하며 생의 밑바닥을 산마루 위에서 알아채는 시들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