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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물든 이마를 하고

by 일뤼미나시옹

노을에 물든 이마를 하고



베란다 난간에 널었던 이불을 걷어내던 여자

노을에 물든 이마를 하고

멈췄다


두 겹의 마음은 합친다

문득, 먼 곳을 향해 가슴 열어놓은 단정한 개의 모습 같은 11월

물기 흐린 노을에 이마를 맡긴 여인


물결의 힘으로 물고기들이 바깥을 알아채듯

물결의 힘으로 물고기들이 귀향에 닿는 몸을 하듯


파도로 와서 침묵으로 돌아가듯

노을에 물든 이마 풋복숭아 물이 오르듯


세상살이

너머를

두 겹 밝기로

알아채는 노을에 물은 이마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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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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