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하메르쇠이 – 실내

Vilhelm Hammershøi - Interior [1890]

by 일뤼미나시옹
Vilhelm Hammershøi - Interior [1890].jpg

몸살이 찾아왔다

뼈마디마디 사이에 찾아왔다

콧물에 누런 가래 들끓는 인후염의 몸살이

삭신을 개조하고 있다


신내림이다

일 년에 한 번은 반드시 왕림하는 신내림이다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 자세로 눈만 끔뻑이며 앓아야 하는 신내림은

누군가의 몸에서 사나흘 지독히 앓았던 그대로

내 몸에 들어와 골골골 앓고 있는 신


그러므로 신은 영원히 아파하는 존재이거늘

그러므로 나는 가끔씩 신적으로 아파야 존재이거늘


소한과 대한 사이 당신에게 혹 발열 있거든

내 몸에서 앓았신 신이 왕림한 거라 믿으시길

접신의 열흘

혼몽으로

꽃 피우듯 앓으시길


다음 날 눈 뜨고 나면

몸살기 사라진 몸 옆에서

몸조리해주던 이가

콧물 훌쩍이고 있을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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