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그렇게 살아 주셔서

[오늘도 나이쓰] 7

by 정원에

[ 우리는 그저 살기 위해 살지는 않습니다. 왜 사는지 묻고 따지고 싶어 산책을 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으려 합니다 . 이래 저래도 이유는 분명하지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사는 건가에 대한 물음에 자기 자신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타인의 안녕도 챙기면서라고 대답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느덧 열흘뒤면 2023년이 각자의 갤러리 속 한 장면, 한 장면으로 잠깁니다. 한 해 동안 내가 '오늘도 안녕'하게 살아내는데 도움을 준 모든 것(표상뿐만 아니라 물자체까지도)에 대한 인사를 해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늦더라도 열흘 안에는 그 고마움을 고백해야겠습니다.

_________2023년에게 보내는 공개고백_6 ]



아침마다 만나는 계란프라이 흰자처럼

그렇게 스멀스멀 왼쪽, 오른쪽 모두 블랙아웃

이제야 병든 수정체를 온전히 제거하고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한 모금의 담배 연기도 맡지 않았는데

공기주머니에 새하얀 꽃이 피었다

가빠오는 가슴이 되어서도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하루는 내 것 또 하루는 네 것

칠십 세 번, 삼백육십오일이 그렇게 여전하다

끊어진 어깨로 새벽을 열어 아침에 스며들면서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새벽 도시락 밑반찬같이

노란 마트 위에 별들이 총총하다

아침에 스며들게 새벽을 밀어 넣어주면서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그. 러. 게.


인상 쓰지 마라. 그럼, 표정이 된다

표정이 그런, 감정이 된다

감정으로 그렇게, 살게 된다

습관적으로 인상 쓰지 않아야 행복한 거라고


마음에 따라

행과 불행이 좌우된다는 것을

열렬하게 깨우친 사람만이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거라고


세월이 지나면서 모든 사실 밑에 놓여 있는

깊은 치유력을 몸소 보여주시는 당신들로부터

우리 영혼 구석구석에 휘몰아치는

의지의 바람을 마음껏 맞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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