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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Nov 25. 2023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워킹맘의 소소한 하루 일과

알바지만 나름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내게 하루는 참 빠르고 고단하다. 눈 뜨면 아이들 등원 준비와 아침밥 차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전쟁 치르듯 우당탕 등원을 시키고 나면 남은 집안일과 약간의 휴식을 하고 출근을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가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이 집 앞이라 타이밍이 맞으면 한 코스지만 버스를 타고 환승을 하기도 한다. 지하철은 20분 남짓 걸리지만 핸드폰을 만지작 대다보면 그 시간도 참 빨리간다.


12시부터 3시까지 딱 점심시간만 하는 서빙일은 아주 바쁠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는 그리 친한 편은 아니지만 그나마 가장 친한 사람으로는 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모님이다. 이모님과는 가끔 가정사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의 하루 중 유일하게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사람이(아이들 제외하고) 아닐까 싶다.


가게에서 일을 마친 후 늦은 점심을 먹기도 하고 배가 고프지 않은 날에는 도시락통에 비빔밥 재료나 불고기를 싸가지고 집에서 아이들이나 남편 반찬으로 주기도 한다. 식당에서 일하면 그날 반찬 하나는 해결되니 그런 부분에서는 참 좋은 것 같다.


백화점 식당가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려면 지하2층으로 내려가야하는데 지하1층에는 마트와 빵집이 있기에 가끔씩 반찬 거리가 없을때 쓱 둘러보며 장을 보기도 한다. 아무래도 식자재마트 보다는 비싼편이고 어차피 무겁게 들고 갈 수도 없기에 가능한 집 앞 식자재에서는 살 수 없는 것 위주로 간단히 몇개만 사는 편이다.


싱싱한 생선이나 세일하는 고기 혹은 수입과자나 치즈 등 처음 보는 식재료들을 구경하면서 하나씩 사오는 재미가 있는데다 장바구니를 챙겨가면 50원씩 할인도 해주어 늘 출근용 가방엔 휴대용 장바구니를 챙겨다닌다.


그렇게 장을 본 후 부랴 부랴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은 늘 마음이 바쁘다. 가자마자 짐 풀어놓고 밥 앉히고 빨래 개기며 택배 정리며 소소한 집 정리를 하고 배가 고플땐 급하게 간식도 먹어야하고 20분 안에 모든 걸 다 마친 후 하원하러 가야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둘째 어린이집에서 먼저 둘째를 픽업해 온 뒤 집 앞 도로가에서 큰 아이 유치원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5~6분이지만 요즘 같이 추운날에는 도로가 맞은편에 있는 와플가게 안에서 붕어빵을 주문해놓고 기다리기도 한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 손 씻기고 옷 갈아입히고 바닥에 널부러진 아이들 가방과 옷을 정리하는데 30분은 걸리는 것 같다. 하원하면 늘 먹을 것부터 찾는 아이들이라 간식을 조금 준 뒤 티비를 틀어준다. 방에서 아이들이 만화를 보는 동안 서둘러 저녁을 준비한다.


저녁은 그날 그날 다르게 하려고 하는 편인데 주로 생선을 굽거나 고기를 굽거나 그것도 없을땐 두부나 햄을 굽기도 하고 해물듬뿍 넣은 칼국수나 잡채를 하기도 한다. 아 어제는 날이 또 추워져서 뜨끈하게 밀페유나베를 만들어보았다. 앞 전에 큰아이가 유치원 체험학습으로 배추와 무를 직접 뽑아온 적이 있는데 그것이 아직도 남아 냉장고를 차지하고 있기에 나름 냉파요리라고 시작했지만 사실 고기며 버섯이며 깻잎이며 새로 산 식재료가 더 많았긴 했다.


이름도 예쁜 밀페유나베는 재료와 조리법은 참 간단하지만 육수내고 배추며 깻잎이며 씻고 손질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남편이 퇴근하고 한 참이 지나서야 완성이 되었다. 다행히 소스랑 국물이랑 모두 간이 잘 되어 남편과 아이들 모두 잘 먹어주었고 나도 덩달아 배가 든든해져 하루의 고단함과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식사 후에는 설거지를 후다닥 마치고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어질러진 장난감을 치우고 청소기를 돌린다. 내가 샤워까지 할 체력과 여유는 없어 세수만 한 뒤 아이들에게 읽고 싶은 책을 가져오게 해서 잠들기 전에 각자 책 한권을 읽어주고는 아이들과 함께 잠이 든다.


껌딱지 아들둘은 내가 안 자면 잠을 안자니 슬프게도 나에게 육퇴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적어도 9시반에서 10시 사이에 일찍 잠을 자고 대신 새벽에 일어난다. 핸드폰을 일부러 작은방에 두고는 알람을 끄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그 시간에 일어나려 한다.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는 오늘처럼 글을 쓰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온라인 쇼핑을 진지하게 하기도 한다. 가끔은 책을 읽긴 하지만 집중력이 예전같진 않아서 오래 읽기는 힘들어 그냥 멍때리기도 일쑤다. (왜 쇼핑할때와 텐션이 이리도 차이가 나는지..)


슬슬 해가 뜰 무렵인 6시가 되면 아침 요가를 30분 하고 샤워를 하는 것으로 나만의 새벽루틴은 끝이난다. 쉴 틈 없는 육아와 살림과 일의 병행이지만 그나마 짬을 내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특별하지 않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따뜻함과 사랑을 느낀다면 그게 행복이 아닐까. 홀로 또 함께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과 가족이 있음에 감사한 하루다.



집 앞 와플가게표 붕어빵


남편 저녁밥상 가게에서 포장해 온 꼬막해초비빔밥


어제 부랴부랴 만든 밀페유나베 추운날엔 뜨끈한 국물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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