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사람은 쉼 없이 배워야 해요.
서른, 일과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세 가지나?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해!'
누군가는 내게 이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치면 세 개가 아닌데요. 살림도 하고, 고양이 집사이기도 하고, OTT도 챙겨봐야 하고 글도 써야 하는데요...
학교를 다니며 미용 관련 학과에서 공부하지만 AI활용법이란 수업이 있어 유익하게 듣고 있다. 처음 강좌명을 보고 의아했다. 미용이랑 AI가 무슨 관련..?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던데 성인학습자들 뒤처지지 말라고 끼워 넣은 과목인가?'
나는 "헤이! 하이!" 하며 AI를 불러내어 끝말잇기도 잘하고 티브이옆 기계에 대고 소리를 치며 TV채널도 잘 바꾸는데. 잘 묻기도 하고 심심할 때 쓰기도 하는데? 세상을 잘 따라가고 있는 거 같은데 이 과목이 나에게 도움이 되려나 반신반의했다.
첫 수업에서 챗 지피티를 다운로드했다. 말로만 듣던 똑똑한 AI! 얘가 그렇게 똑똑하다던데 사용해 볼 생각은 못했었다. 첫 시간은 이것저것 들어가 보고 조작하며 사용법을 익히는데 그쳤다.
첫 수업을 들은 후 역시 나에겐 별로 유익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 이미 수업을 듣기로 한 이상 앞으로 반년은 꼼짝없이 수업을 들으며 학점을 채워야 했기에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두 번째 수업, 무료한 눈과 표정으로 어쩌면 내표정을 본 교수님이 민망할 정도로 흥미 없다는 듯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수업을 듣던 나는 점점 눈이 커졌다.
활용법. 나는 활용법을 몰랐던 것이다. 이제는 그 좋은 AI프로그램들을 무료함을 달래는 끝말잇기 상대 정도로만 사용한 나 자신이 얼마나 무지하고 부끄럽던지.
Ai는 생각이상으로 똑똑한 활용법들이 넘쳐 났고 실생활에 특히 사업에, 영업에 있어서 너무도 필요한 필수 프로그램이었다.
챗지피티에게 나는 30대이고 부산에서 토탈뷰티샵을 운영 중이야. 이런저런 시술을 하고 있고 30~4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홍보 문구를 작성해 줘.라고 하면 쭉 작성해 준다. 아래는 쳇지피티가 실제 내게 추천해 준 문구들이다.
1. 감성 공감형 –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매일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로 바쁘게 살았죠.
이젠 ‘나’를 위한 시간도 챙겨보세요.
눈썹부터 피부, 속눈썹, 네일까지
하루에 한 번, 예쁜 나를 마주하는 시간.
우리 샵은 당신의 일상에 ‘예쁨’을 더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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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실 밀착형 – 아이 보내고 예뻐지는 시간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한두 시간쯤은 ‘엄마’가 아닌 ‘나’로 살아도 괜찮아요.
간단한 네일 케어, 자연스러운 눈썹, 관리받은 피부까지
우리 샵은 엄마들의 힐링 공간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 토탈뷰티로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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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토탈뷰티 강조형 – 한 번에 끝내는 예쁨 루틴
“눈썹만? 아니요. 네일, 속눈썹, 피부까지!
한 번 방문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리 완료.
시간이 부족한 30~40대 여성을 위한
토탈뷰티샵에서 ‘예쁨’과 ‘효율’을 동시에 잡아보세요.”
머리를 한 대 탁 맞은 기분이 이런 걸까? 나보다 글을 더 잘 쓴다. 가독성이 훨씬 뛰어나게 내가 원하는 니즈에 딱 맞게 글을 써준다. 쳇지피티는 글 쓰는데 특화되어 있는 AI라고 하더니 머리짜네며 홍보를 위한 글을 쓸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AI의 활용성을 배우고 나니 그 후로는 매일 AI를 잡고 놀았다. 가게 홍보를 위한 이벤트구성을 시켜보기도 하고 5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블로그 글도 써봤다. 아기 밥을 차리며 사진 찍어 보이며 영양밸런스가 맞는지 묻기도 했고 남편의 코골이를 상담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 자연히 스며든 질문부터 사업적 질문까지 척척박사가 따로 없었다. 든든한 동반자를 얻은 기분이랄까.
정말 이제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AI는 필수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간편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으니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나만 도태되었던 걸까.
엊그제, 지피티에게 물었다. 가게 신규손님유치를 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내 지피티는 이미 나의 루틴과 생활, 환경을 다 숙지하고 있기에 내게 맞춤화된 방안을 제시해 줬다.
1. 미용과 관련된 글을 계속 쓰세요. - 미용하며 배운 삶 시리즈는 내게 전문성을 더해주고 더 나아가 나라는 콘텐츠를 클릭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2. SNS계정을 정기적으로 업로드하세요. - SNS필수 시대에 당연한 제시였다.
3. 나에게 들어와서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세요 - 예를 들면 블로그 - SNS - 브런치 - 유튜브 등 나를 통해 연결되는 콘텐츠의 소비를 늘리라는 말이었다.
전체적으로 나를 브랜드화시키라는 말이었다. 잠시 후 스치는 생각.
' 누가 그걸 몰라서 안 하냐!'
나는 도태되지 않은 줄 알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SNS도 뭣도 홍보하지 않았다. 기존 고객님들과 소개해주시는 고객님들이 꾸준히 계셨기에 신규유입도 적지 않았다. 괜찮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정말 요새 말하는 "젊 꼰"(젊은 꼰대)의 표본이었다. 장사 안 되는 사람들이나 sns홍보에 열을 올리는줄 알았다. AI를 어디다 활용한다는 거야 라며 무시했던 것도 그때의 나였다. 사실 장사 잘 되고 줄서는가게가 홍보에 더 적극적이고 SNS활동도 적극적이다.이건 뷰티 업계를 떠나서도 마찬가지 인듯 하다.
학교를 다시 다니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은 계속 배워야 한다. 적어도 뒤처지지 않으려는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해야 한다.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것은 천지다. 그 와중에도 계속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니 배우지 않으면 그 자리에는 나만 서있다. 어느새 나도 숨이 가쁘게 목이 칼칼해질 만큼 뛰어야 겨우 따라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그렇게 오늘의 결핍을 찾은 덕에 나는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