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

by GED

나는 자칭 교육자다. 축구 코치를 꿈꿔 분석관의 길을 걸어왔다.

승리나 인정에 대한 갈망, 동료와 같이 했던 고생 끝에 있는 결과, 이런 것들이 내게 큰 동기부여지만, 난 나 스스로 교육자라고 생각할 때 더 깊은 동기가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지고 어떤 사명감이 생기며 시야가 또렷해지는 것을 느낀다. 사실 지금같이 일자리가 없어 내가 조금 무력해진다 싶을 때, 교육자라는 정체성을 꺼내면 뭔가 위안이 되고 궁핍한 지금 상황이 숭고하게까지 보인다.


교육자는 3가지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1. 가르치는 과목의 해박한 지식

2. 가르치는 방법

3. 교육 철학


이 3가지는 내가 끝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과제이다. 지식을 쌓아가고 정리하면 어느 정도는 이룰 수 있는 것들이다.


내게 있어 교육자는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나는 교육자와 리더를 어쩌면 동일 시 여기는 것 같다. 3가지 필수 역량은 아래와 같다.


1. 모범

2. 피교육자의 잠재능력 발휘에 도움

3. 조직관리


모범이라는 말은 인간적으로 매력과 신뢰도 그리고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아무나 따르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말이 논리적인가를 따지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있어야 말을 듣기 시작한다. 도덕성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다. 도덕성이 결여된 지도자는 쳐다보지 않는다.


잠재능력 발휘를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잠재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과제를 주는 교육자는 피교육자의 현재 능력을 평가하고 많은 단계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단계가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축구의 경우에는 수학처럼 어떤 공식이나 난이도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축구의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고, 지도자가 그 모든 방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는 것도 불가능하고 선수의 모든 행동을 평가할 수 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자는 피교육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성을 가지고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며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그 자율성을 얼마만큼 부여해야 하는 가이다. 특히 프로에서 축구는 전쟁에 비유한다. 전쟁에서 계급에 따른 명령 복종 그리고 팀단위의 체계적인 작적수행은 전쟁의 승패를 판가름한다. 프로스포츠는 발전보다는 승리가 중요하다. 조직이 개인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율성과 조직성의 비율은 지도자가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조직관리는 시스템을 말한다. 개인의 아이디어와 변수가 넘치는 세상에서 원칙과 기준은 필수다. 방향성을 가지고 다 같이 나아가고 더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은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교육자는 인원이 많아짐에 따라 역할분배를 잘해야 한다. 효율성과 개인의 잠재능력을 키워내는데도 이 시스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교육자, 특히 축구 지도자가 갖춰야 할 3가지 지식과 3가지 역량에 대해 알아보았다.


현실로 돌아가면 잊어버리게 되는 그런 지루한 이론이었을지 모르지만, 이 글을 헤매고 있는 나 자신이 다시 봤을 때 나의 정체성을 교육자로 다시 상기시켜줄 수 있는 트리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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