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r 2024
한국은 지금 2024년이겠지만, 이곳 캐나다는 아직 2023년이다.
매년 새해결심을 적고 실천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잘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도 아예 없는 것 보단 나을 것이고 한두개라도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해도 새해를 맞기 전에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낀 점, 개선하고 싶은 점 등을 모아 나의 새해 결심을 적어보려 한다.
최근 2-3년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2년전에는 목이 아예 돌아가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어도 욱씬 거리는 통증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의사를 만나 약의 도움을 받고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다 최근 아무 원인 없이 또 왼쪽 어깨와 목에서 비슷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이러다 예전처럼 점점 심해질 것 같아 일찌감치 의사를 만나 다시 약을 먹고 해결했다.
이번 일로 이게 또 재발할 수 있는거구나, 싶어 엊그제 물리치료사를 만났는데 이런저런 평가를 하더니 근육 경직/경련인 것 같다며, 이런 경우 보통 장시간 앉아 일하는 경우와 앉는 자세가 잘못 되었을때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의식적로라도 자세를 바로잡고 인체공학기사(ergonomist)를 만나 자세교정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을 해줬다.
나이가 드니 점점 여기저기서 신호가 오는구나, 싶어 지금부터 더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1년 가입한 요가 앱을 거의 써본적이 없는데 이제 다시 집에서 요가도 시작하고 일하는 중간 중간 일어마 스트레칭하는 습관도 가져야겠다. ㅜ
나는 정말 물을 안마신다.
일주일에 물 마시는게 총 한 컵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물 마시는게 손에 꼽는다.
물 대신 주로 아이스 라떼와 콜라를 마시고 저녁에 종종 시원한 맥주 한 캔 따서 마시곤 한다.
이게 정말 안좋은 습관인 걸 알면서도 이건 진짜 실천이 잘 안되더라.
하루에 물 2리터는 마셔줘야 한다는데, 그게 갑작스레 될 것 같지도 않고 하다못해 하루에 물 한컵이라도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천천히 양을 늘려가야겠다.
그리도 이것도 사실 건강관리와 관련이 있다. 아직까진 건강에 탈없이 괜찮았어도 더 나이들면 언젠가는 건강에 타격을 줄 것 같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작년과 올해는 여러모로 아이에게 힘든 해였고, 그로 인해 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게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공 들이고 케어해야하는 일이라 직장일, 가사일과 병행하느라 정말 힘들더라.
남편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오롯이 내가 앞장서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덕분에 올해 하반기에는 조금씩 아이의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아이와 맞는 담임선생님을 만난 것도 큰 복이다. 인내심을 갖고 아이를 이해하려 노력하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선생님께 너무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학교 측에서도 이젠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이런저런 서포트를 해주고 있다. 덕분에 아이의 학교생활이 많이 나아졌고, 걱정거리였던 부분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직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지만, 적어도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이 확실해졌다. .
새해에도 이렇게 꾸준히 아이를 우선으로 두고 아이가 행복한 한해를 보낼 수 있게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야겠다.
일단 내 성격상, 사람들을 만나면 좋고 즐겁지만 동시에 실수할까 두려워 조심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기가 쭉 빨리는 기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면 딜레마에 처한다. 만나야하나 말아야하나..
또 그룹으로 만나는 것보단 한사람과의 대화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일대일 만남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사교적인 이벤트가 많은 회사에서 정말 딱 일만 하고 이벤트엔 잘 참여하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아이엄마라 퇴근 후 저녁시간이 하루 중 제일 바쁜 사람이다.. 그런데 퇴근 후 회사 이벤트 참여하게 되면 보통 술을 마시게 되고, 회사가 집에서 꽤 거리가 있어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으로 지하철과 버스 갈아타며 집에 돌아갈 생각하니 앞이 깜깜한거다..
(나 같은 사람은 사교생활 하려면 술의 힘도 좀 필요하다ㅜㅠ) 그리고 밤에 집에 도착해서 아이 재우고 집안일 맘무리할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 그날은 매일해야하는 아이의 숙제 및 복습도 전혀 할 수 없을테다.
내성적이어도 싱글이고 교통이 용이한 다운타운에 살았다면 참여했을 것 같다. 적어도 토론토에서 회사다닐땐 그랬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나도 조금씩 용기내고 부지런떨며 아이나 남편을 통해서가 아닌 나만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뭔가 내가 가족에만 올인하며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힘들지만, 동시에 활력을 준다. 한동안은 내 마음이 들떠있고 행복하다.
한시간만 있다가 중간에 나오더라도 그 한시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고 싶다.
그러다보면 부족한 내 소셜스킬도 나아질테다.
엄마는 매일 별 일 없이 사는 일상이 제일 행복한 거라고 하셨다. 크게 행복하거나 축하할 일도 없고 누가 아프다거나 근심 걱정할 일도 없는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하셨다.
맞는 말씀이다.
살면서 느끼는게 어쩔땐 조용한 일상에서 잡음을 만드는게 나의 마음으로 부터 비롯될 때가 꽤 있다.
일상이 잔잔하고 심심하다보니, 머리가 쓸데없는 잡생각을 하기 시작하며 없던 걱정거리,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는 거다.
내 머릿속에서 맴돌던 잡생각은 결국 밖으로 표출되고 싶어지고, 입밖으로 내뱉고 행동으로 보이는 순간 주변과 갈등이 시작되고 그렇게 별일을 만들어내 나 자신과 주변을 괴롭힌다. (‘주변’이라 하면 주로 같이 사는 가족이 되겠다)
미니멀리즘이 물질 뿐만이 아닌 마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간소화시키면 그 속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하고 나와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지 뚜렷이 보인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아무일 없는 쳇바퀴 같은 일상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자. 그걸 알면서도 가끔 내 마음통제가 안돼 스스로 지옥을 만들기도 하지만 예전 철 없던 시절의 나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다.
또한 주변에 의해 내 마음이 쉽게 영향 받지도 않게 단단하고 더 성숙해지자.
방금 캐나다 동부도 자정이 되서 밖에선 폭죽 소리가 들린다. 예전 20대때 새해에 한두번 밖에 나가 카운트다운 하고 불꽃놀이 구경하다 인파에 치이며 집에 고생고생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나는 못할 짓이다 ㅜㅎㅎ 따뜻한 집에서 폭신한 소파에 기대어 이렇게 글을 쓰며 2024년을 맞이하는 지금 이 시간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해피뉴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