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렸던 봄이건만 정신 차려보니 4월 말이고,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흑
벌써 두 달째 새벽 운동을 다니고 있다.
(내 자신 셀프칭찬! 토닥토닥)
가기로 한 날에 안가면 벌금 내야 해서, 돈 때문에 강제 기상ㅋㅋ 다시 한번 머니파워!에 감탄ㅎㅎ
일주일에 두 번 뿐이지만, 운동 가는 전 날엔 스트뤠스가 몰려온다.. ㅎㅎ
어느 정도냐면 일찍 일어나야 해서 잠을 제대로 자야하는데 오히려 자면서,
‘지금 몇시지? 곧 알람이 울릴때가 됐는데.. 근데 지금 울리면 안되는데.. 나 아직 제대로 잠도 못잤는데..ㅜㅠ’
이런 생각을 계속 하며 고통받는 잠을 잔다 ㅜㅠ
한 번은 기가 막히게도 꿈 속의 꿈, 뭐 이런걸 꿨다.
알람 언제 울리나, 고통받으며 옅은 잠을 자다가 결국 알람이 울리고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켜 짐에 갔는데,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졸며 운동을 했다.
그렇게 드디어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귓가에 알람이 울리고, 알고보니 꿈이였더라는....아ㅏㅏㅏ아아더나우다나ㅣ자다느나낭우ㅠㅜㅜㅠㅠㅠ
그래서 다시 몸을 일으켜 또 운동을 갔다는 슬픈 경험이 있다..
새벽에 운동복 챙겨입고 집을 나서면서 정말 매번 생각한다. 이번달까지만 하고 멤버쉽 해지하고 싶다.. 집에 러닝머신도 있는데 차라리 집에서 뛸까...
그런데 막상 운동이 끝나면 또 의외로 상쾌하고 뿌듯해서 계속 짐 다니기로 마음이 바뀐다.
그렇게 매번 갈대같은 마음을 안고 운동을 다니고 있다. 겨우 두달이라 근육 뿜뿜 몸매는 전혀 아니지만, 적어도 피자나 라면 먹을때 죄책감은 덜하다.
아직은 으슬으슬하게 추울 때도 많고 4월에 폭설도 한번 왔었지만,
전체적으로 오후엔 햇볕이 쨍쨍, 기온도 올라가다보니
겨울 잠 자던 벌레들도 스물스물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집 안에서 시꺼먼 왕개미가 들어와 슬슬 기어다니고, 거미들도 봄맞이 준비로 여기저기 집 구석구석마다 거미줄 짓기에 바쁘다.
그래, 생각해보니 온갖 벌레들이 다 돌아다니는데, 거미들도 빨리 집 지어서 벌레 잡고 식량 보관해야 하는거겠지.. 봄이란 참.. 사람, 식물, 동물, 벌레들도 분주해지는 계절인 것 같다.
슬프게도 나는 벌레를 매우 싫어한다.
아니, 정확히는 무서워한다.
그래서 우리는 집안에서 공생이 불가능하다. (제발 집 안에 들어오지말고 밖에서 살란 말이다ㅜ)
갑자기 튀어나로는 벌레를 보면 으허허어억!!
-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아이도 벌레는 ’무서운 것‘으로 각인된 듯 싶다.. (나 때문이다 흑)
그래서 요즘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벌레들에 소리를 지르며 엄마 아빠를 찾는 아이..
그래도 이제 나도 제법 용기가 생겨 왕개미랑 실같은 몸통을 가진 거미들은 내가 파리채로 처리가 가능한데, 간혹가다 몸통이 꽤 통통한 벌레들은 남편에게 sos를 치게 된다.
겨울을 싫어하는 나지만, 유일하게 겨울이 그리운 점은 벌레 없는 집이다.
빨리 벌레약 치는 업체가 와서 집 둘레로 약 좀 듬뿍듬뿍 쳐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일의 특성상 마감 때는 미친 듯이 일이 몰리다가
마감 지나면 여유와 일상도 되찾고 널럴하게 일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엔 생각보다 엄청 널럴할 틈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마감 맞춰 보내고 한숨 잠깐 돌리고 다시 달리는 기분이다..
특히 이번 주는 바로 끝내야할 일들이 있었고 작업이 꽤 복잡한 편이라 지난 주말부터 틈틈히 일하고, 이번 주 평일에도 자발적으로 야근도 했다.
그런데 윗선에서 미리 말을 안해줬던 부분을 이제야 애기해서 이미 진행한 일들 수정작업하고, 어떤 건 요구사항 다 맞춰서 했더니 위에서 마음이 바뀌어서 작업 자체를 다 갈아엎자고 하는 등 사람을 아주 미치게 만들었다.
다행이 우리 매니저가 중간에 윗선의 요구를 차단해줘서 완전 뒤엎는 건 피하고 살짝 다시 손보는 걸로 마무리 지었다.. 휴
그렇게 쉴새 없이 달려서 그런가,
어느 순간 지쳐서 집중도 안되고 작업능률도 안오르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짜 일할 맛도 안나고 일하기 싫어 죽겠는 거다.
그래서 이번 주말은 컴퓨터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을 계획이다.
요새는 왠지 그냥 내가 열심히 결과물 찍어내는 기계가 된 기분이다. 하긴 그러라고 회사에서 월급 주는건데, 요즘은 그냥 좀 다 지친다.
휴가 가야할 때가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