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말의 할리우드 스타 데미무어가 중년의 나이에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예고편을 우연히 보다 '어! 누구더라?' 했는데, 영화소개에서 데미무어임을 알게 됐습니다. 세월은 어쩔 수 없는지, 조금은 달라진 얼굴보다 주름살 때문에 더 놀랐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과는 다르게 중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현실을 받아들이면서) 그와 상반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낸 영화인 듯했습니다. 영화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나이 들어가는 할리우드 스타 이야기), 영화를 찍을 때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었을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Substance(서브스턴스): 물질
감독은 왜 제목을 '물질'이라고 했을까? 그 해답은 영화 말미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답게 중간에 말도 안 되는 과한 액션과 설정들이 들어가 있지만, 인간의 (욕망으로 가득 찬) 내면을 잘 보여주는 듯한 영화이기에 현대인들이 한번쯤 꼭 보면 좋을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비록 아름다움(미)에 대한 욕망을 보여주는 영화이지만, 과연 인간들이 아름다움에 대해서 만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결국 '돈'과 '권력'에 대해서도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 나아가 인간이 만들어 온 역사는 결국 돈, 권력, 아름다움에 대한 과도한 욕망의 산물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욕망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과도한 욕망이 문제입니다. 영화에서도 나이가 들고, 늙어가고, 그러면서 점차 잊혀 가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전처럼 젊고 예쁜 모습으로 남고자 하는 욕망, 과거에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변함없이 받으려는 과도한 욕망으로 인해 목숨을 담보로 저지르는 선택은 결국 과도한 욕망의 시작이었고, 그 결과는 괴물이었습니다.
과도한 욕망의 산물, 괴물.
영화 말미에는 데미무어도 아닌, 데미무어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주연 배우도 아닌, 감히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할 괴물이 공연장에 나타납니다. 결국은 substance, (욕망으로 가득 찬, 본질은 괴물인) 한낱 '물질'일뿐인 인간. 그런데 그 괴물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감독은 주인공을 변화시켜 주는 약을 'substance'로 생각하고 제목으로 했을 수도 있습니다.)
괴물이 되어가는, 괴물이 돼 버린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어느새, 끔찍한 괴물이 되어 있는 자신을, 자신만 보지 못하는(그런 자신을 보기 두려워하는) 영화의 상황이 지금의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생각되었습니다.
돈과 권력과 아름다움에 대한 과도한 욕망.
2025년을 돌아보며, 나는 한낱 '욕망 덩어리'에 불과한 '물질'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