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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Nov 03. 2019

마이크로러닝이 이끄는
'일터와 밀접한 학습'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로러닝의 힘


우리는 사람들이 학습 플랫폼에 ‘중독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무언가를 배우고, 적용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길 바란다.


- 조쉬 베르신(Josh Bersin)


 2017년 글로벌 컨설팅펌인 딜로이트(Deloitte)가 발행한 리포트, 「HR Technology Disruptions for 2018」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이 연간 기업교육(Learning & Development)에 쏟아붓는 돈은 약 1,4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산업군에 따라 편차가 있습니다만, 직원 한 명당 약 500-3,000 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교육훈련에 투자하고 있는 셈입니다. 마이크로러닝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액소니파이(Axonify) 역시 74%에 이르는 직원들이 매달 교육에 참여하고 있고, 이들이 일주일에 2-3번, 1년으로 치면 106회의 학습을 수행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교육 담당자들은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 대비 효용성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학습에 참여했는지, 어떤 학습 주제를 선호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하고자 합니다. 또한 학습자들이 최대한 많은 시간을 교육에 할애하기를, 가급적 학습 플랫폼에서 머무르기를 바라곤 하지요.


 그러나 직원들이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그럴듯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들, 그것이 ‘일’과 괴리되면 큰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일터에 있는 직원들이 짬을 내어 학습을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으니까요. 때문에 우리는 이들에게 ‘정말 필요하고 유용한 교육·학습 솔루션’,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 ‘일터와 밀접한 학습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은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학습 방법론은 ‘짧게 분절되어 있으면서도 각각 완결성을 갖는 콘텐츠’,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직원들은 일터에서 유연하게,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갖습니다.






마이크로러닝이 학습자와 기업에 선사하는 가치


 근 몇 년간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기업교육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한 입 크기의 학습(bite-sized learning)’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러닝’이 바로 그것이죠. 이 새로운 학습 방법론은 짧고 분절된 콘텐츠가 핵심이며, 정형 학습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비정형 학습과 직무 성과를 제고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 PC, 데스크톱 및 랩탑을 비롯한 여러 기기에서 쉬이 접근할 수 있기에 ‘적시 학습’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강점 덕에 2017년 ATD(The Association for Talent Development)가 실시한 서베이에서 81%의 기업들이 마이크로러닝을 활용하여 직원들의 학습을 지원할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지요. 근래 각광받고 있는 이 새로운 학습 방법론이 학습자, 그리고 교육 담당자에게 선사하는 가치를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가치


①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

 ‘한 입 크기로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러닝은 학습자에게 개인화되고 유연한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즉 학습자는 자신의 지식 및 역량 수준에 따라 가장 필요한 콘텐츠와 촘촘하게 디자인된 학습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구성이 가능한 마이크로러닝은 각기 다른 개인의 학습 스타일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② 적시 학습(Just-in-time)

 학습자에게 있어 ‘필요할 때 필요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메리트입니다. 배움이 필요한 순간에 바로 학습하고 즉시 써먹을 수 있다면, 학습자들은 교육 담당자가 떠밀지 않아도 자기가 먼저 배움을 청할 것입니다.


③ 뛰어난 접근성

 마이크로러닝은 모바일은 물론 데스크톱, 랩탑, 태블릿 PC에서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덕분에 학습자는 배움이 필요한 순간에, 원하는 기기에서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성은 학습자의 적시 학습을 돕고 자율적이고 유연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④ 효율적인 학습 시간 운용

 마이크로러닝은 ‘한 입 크기’의 짧은 분량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학습을 위해 일터를 떠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궁금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면 되니까요. 또한 부담되지 않는 학습은 주의력이 부족한 성인에게 이상적입니다. 특히 긴 길이의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에 보다 최적화되어 있지요.



2) 교육 담당자에게 제공하는 가치


① 경제성과 신속함

 마이크로러닝은 짧은 콘텐츠로 구성되기 때문에 기존 이러닝에 비해 저렴한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개발 주기도 훨씬 단기간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교육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② 쉬운 업데이트

 뛰어난 경제성과 신속함 덕분에, 마이크로러닝은 지식과 정보의 업데이트가 매우 용이합니다. 매 순간 알아야 할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업그레이드가 상시 이루어지는 오늘날, 이러한 특성은 교육 담당자와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③ 유연하고 다양한 활용

 마이크로러닝 콘텐츠는 ‘따로 또 같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콘텐츠를 통해 해당 지식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여러 콘텐츠를 이어 붙여 교육 과정으로 운용하거나 성과 지원 도구(Performance Support Tool)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④ 행동 변화를 촉진

 마이크로러닝은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만으로도 완결성을 가져야 하며, 구체적인 How-to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는 현업에서의 적용과 현장에서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며, 이 과정이 지속되면 유의미한 성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장직(Deskless Worker)’에게 최적화된 마이크로러닝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업무를 수행하던 중 필요에 따라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부할 수 있는 짬을 낼 수만 있다면, 이들은 사무실에 설치된 데스트탑이나 랩탑에서도, 출퇴근 길에 모바일에서도 쉬이 학습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잘게 쪼개진 마이크로러닝은 보다 쾌적하고 효과적·효율적인 학습 방법론으로서의 가치를 갖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러닝의 가장 큰 수혜자는 현장직(Deskless Worker)입니다. 이들은 사무실에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데스크톱 앞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거나 4시간 이상의 집합 교육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고객사를 방문해야 하는 영업 사원, 소매점에서 근로하는 직원,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공장이나 납품 현장에서 교대 근무를 하는 근로자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구글(Google)과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전체 노동자의 80%에 이르죠.


 현장직은 주로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응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집합 교육에 참가하거나, 한 차시에 30분에 이르는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은 ‘현업과 멀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무언가를 배울 여유나 시간도 충분하지 않지요. 따라서 기업은 ‘업무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마이크로러닝은 바로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학습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산업군이 마이크로러닝을 애용하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글로벌 마이크로러닝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액소니파이가 2018년에 발간한 리포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액소니파이는 북미 지역에 위치한 78개의 조직과 36만 명의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2017년 1월 1일부터 12월 31까지 축적된 마이크로러닝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였습니다. 그 데이터는 약 400만 건에 달했으며, 산업군 별로 평균을 내어 분석 결과를 도출했지요.



 이 자료에 따르면, 소매업(27%), 제조&물류(25%), 금융&보험(22%), 기타(26%) 순으로 마이크로러닝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로 분류된 분야는 컨설팅, 호텔 서비스, 의약품 판매, 식품 서비스, 건강관리, 방송 미디어, 에너지, 교육, 소프트웨어, 통신 등을 포함한 19개 산업군이었습니다.


 교육 효과성은 어떨까요? 이 리포트의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자면, 마이크로러닝은 조직 구성원들의 지식수준을 12% 제고하고, 이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한 자신감과 편안함을 향상합니다. 이 ‘자신감과 편안함’은 학습자 스스로 ‘배운 지식을 확신하는 것’은 물론, 이를 현업에 활용하고 현장에서의 행동 변화를 이끌 정도의 역량이 배어 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 달 중 최소 1번 이상 학습에 참여한 이들이 전체 직원 중 74%에 달했고, 월평균 8.7회 교육 세션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여도와 학습 빈도 역시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요.




 또한 산업군을 막론하고 학습자들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지식(Product Knowledge)을 학습하기 위해 마이크로러닝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이크로러닝의 ‘기민함’을 고려했을 때 이 결과는 크게 놀랍지 않습니다. 모든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모든 조직 구성원들은 ‘자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자사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이전에 비해 무엇이 다른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습 주제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현장직 노동자에게만 유효하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보다는 현장직에게 있어 전통적인 교육 방법론이 무용한 것에 반해 마이크로러닝은 일터에서도 매우 유용한 학습 방법론이라는 의미에 가깝죠.


 사무실에 상주하는 인력 역시 격무에 시달리고,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짬을 내기 어려우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스킬과 직무 프로세스를 익혀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이크로러닝은 ‘현업’에 최적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교육 효과와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터에 배어 드는 배움의 습관, 마이크로러닝



학습의 결과는 ‘배움’이 아니다. ‘성과’다.


- 데이비드 웬트워스(David Wentworth)



 기업마다 투자 금액이나 사정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조직이 교육 예산을 편성하고 투자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바로 ‘성과 창출’이죠. 기업은 직원들에게 교육 기회와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이 무언가를 배움으로써 기업의 성과에 기여하기를 원합니다. 일반적으로 ‘교육’이라는 개념은 ‘공공성’을 포함하지만, 기업교육 분야에서만큼은 ‘성과’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간 이루어졌던 기업교육이 정작 오히려 현업을 방해하지는 않았는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배움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교육 기회도 ‘내 시간을 빼앗는 귀찮은 일’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겠죠. 따라서 앞으로의 기업교육은 업무 흐름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자’로 변모해야 합니다.


 마이크로러닝은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한 입에 삼키기 어려운 음식을 잘게 쪼개어 먹을 때 씹기도 쉽고 소화도 잘 되는 것처럼, 짧게 분할된 마이크로러닝은 직원들의 학습과 이해, 그리고 현업에서의 적용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학습자들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즉시 활용할 수 있다면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겠죠. 이 과정이 ‘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 ‘일의 연속’이나 ‘일터의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학습 경험을 설계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 휴넷의 월간 에듀테크 리포트,〈EDUTECH Monthly〉2018년 1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Reference]


- 이상준, 《밀레니얼은 어떻게 배우고 일하며 성장하는가》, 다른상상, 2020.

- Asha Pandey, 「10 Benefits Of Microlearning-Based Training」

- ATD, 「Microlearning: Delivering Bite-Sized Knowledge」

- Axonify, 「2018 Microlearning Global Benchmark Report」

- Deloitte,「HR Technology Disruptions for 2018」

- Docebo, 「10 Mobile Learning Trends to Know Before 2019」

- Docebo, 「eLearning Trends 2017-2021」

- Docebo, 「Mobile Learning and Microlearning Synergy」

- Gallup, 「Majority of U.S. Employees Not Engaged Despite Gains in 2014」

- MarketsandMarkets, 「Mobile Learning Market by Solution」

- McKinsey, 「Transforming learning through mEducation」

- Towards Maturity, 「The Consumer Learner at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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