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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May 24. 2023

사랑과 경멸

Contempt




 

당신을 사랑했다. 당신만의 언어로 지저귀는 소리에 잠들었고, 설레는 아침을 맞이했다. 당신이 꿈꾸는 모습이 멋있더랬다. 자신만의 신념을 지닌 당신의 모습은 내가 반하기에 충분했다.


당신을 경멸한다. 당신만의 언어로 지껄이는 밤잠을 설쳤고, 지겨운 아침을 맞이했다. 당신의 꿈 타령하는 모습이 한심하더랬다. 자신만의 신념을 고집하던 당신의 모습은 내가 질리기에 충분했다.


예상치 못한 무언가는 우리를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이끌어낸다. 얼마 전까지 사랑을 속삭였던 우리, 영원을 약속했던 우리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당신에게서 벗어나길 바랄 뿐이다.


영원한 것은 존재하긴 할까. 영원할 것을 약속하며 사랑을 속삭이는 이들에게 영원이란 무엇일까.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어느새 빛바랜 채로 사라진다면, 우리는 결국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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