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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rard Mar 06. 2020

03.05.2020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이다. 언제까지고 청정구역일 것 같았던 네덜란드도 순식간에 감염자가 80명으로 늘어났다. 매일 기차를 이용해서 출, 퇴근하는 나는 주변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병의 전염성에 대한 걱정이라기 보단 전염병으로 인한 유럽 내 동양인 차별 때문이다. 물론 소수의 몰상식한 차별주의자들이 벌이는 일들이지만, 최근 유럽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단지,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코로나, 코로나 거리면서 조롱을 한다던가, 어떤 시설에 출입 자체를 통제한다던가, 육체적으로 상해를 입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만드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악한 것들이 깨어나는 것인지. 성악설을 믿는 나로서는, 세상을 더 염세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이 병을 이겨낼 만큼 강인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니 꽤나 씁쓸하다.


 퇴근길, 여느 때와 같이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검색하던 중, 시선을 사로잡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희망 백신".. 80대 수급자...


 기사 내용인즉슨 부산에 거주하는 80대 할머니가 코로나 19로 바빠진 공무원들을 위해 한 땀 한 땀 손 바느질한 마스크를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만든 빛바랜 면 마스크 사진을 보는데 배꼽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왈칵 올라오는 듯했다. 아마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는 소식을 접한 할머니가, 평소에 도움을 많이 받았던 공무원들에게 미미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손수 만드신 것 같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고 하던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다른 한 편으론 일상생활에 묻혀 보이지 않던 의인들이 나타난다.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자진해서 대구로 몰려드는 의료진들도 같이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거나 낮추는 건물주들도 크던 작던 마음을 다해 기부하는 사람들도 다 어려운 시기를 해쳐나갈 수 있게 힘쓰는 의인들이다. 한 단면만을 바라보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오늘 다시 생각을 고쳐 먹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살만한 곳이다'


*관련 기사

https://news.v.daum.net/v/20200305181213616?fbclid=IwAR0ijllcDAeeyWGmXJ2Qs7MX6plG75d5bO25N-x4-Sv1oaq38KJ0ipuQp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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