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칸스 Jun 06. 2021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숨쉬게한다

그리움이라는 산소호흡기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고 해. 태어났을 때는 안전했던 자궁이 그립고, 세상에 조금씩 적응이 되었을 때는 엄마가 그립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난 그 누군가가 그립고, 세상을 떠나거나 내 곁을 떠나면 그 누군가가 그립고 말이야. 



너에게 있어 그리운 대상은 누구니? 꼭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 물건이 될 수도 있고, 동물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손길이 될 수도 있겠지. 그 대상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겪는 감정의 고통은 천차만별이 될 거야. 어느 날은 견딜만 했다가, 어느 날은 죽을 것만 같았다가, 어느 날은 원망스러웠다가, 어느 날은 미안했다가. 꿈에 한 번만이라도 나오면 좋으련만, 그렇게 빌고 빌어도 나오지 않는 게 때론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하지. 그러다 겨우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하게 꿈에 나오면 그날의 하루는 무너져버리고 말아. 그런데 또 웃긴 건 그 이후로 또 나타나지를 않는다는 거야. 그리움의 대상들은 어쩜 이리도 잔인한 걸까.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은 그리움의 대상이 하나여도 죽을 것만 같은데 그 이상인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수없이 불러도 대답 없는, 너의 기억 속에서는 너무나도 뚜렷하게 자리 잡혀 있는데 마치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마냥 깜깜무소식인 존재. 그런 존재가 너의 마음에 껌딱지처럼 자리 잡혀 떼어내려고 할 때마다 참 많이도 고통스럽겠다.



너무 많이 울어서, 너무 많이 그리워해서 어느 날은 눈물이 메말라버렸다가도 어느 날은 봇물 터지듯 멈추지 않는 눈물로 인해 탈수 증상까지 와버릴지 몰라. 하필이면 너의 아픔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 깜깜한 밤에 더 심해져서 외로운 오열을 하게 될 수도 있어. 밤하늘의 별처럼 너의 눈물은 끝도 없이 쏟아지겠고, 새벽이 깊어지듯 너의 그리움도 깊어지겠지. 유일한 위로라고는 문득 떠오른 음악 하나뿐.



그래도 참 다행이야. 그렇게 마음껏 울 수 있어서, 그렇게 마음껏 울 수 있는 대상이 너에게 있어서, 그런 너를 위로해주는 음악이 있어서.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고? 넌 무언가를 온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소리야. 네가 그렇게 울고, 그리워하고, 아파하고, 생각하고, 힘들어할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대상을 사랑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너는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용케 잘 살아내고 있잖니.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잖니.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라면 그런대로 삶을 유지하기가 힘들 테고, 존재하는 대상이라면 그런대로 삶을 유지하기가 힘들 텐데 넌 살아내고 있잖아. 사랑하는 존재들을 위해 살아내고 있잖아. 그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죽는 그날까지 평생토록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는 건 분명 끔찍하게 다가올 거야. 하지만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냈으면 좋겠어. 언젠가 다시 만나는 그날을 위해,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하는 대상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살아냈으면 좋겠어. 네가 온 진심으로 사랑하는 대상이 너를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널 살리기도 하고 있으니까.



사랑은 말이야

대상을 위해 포기하는 게 아니라

뭔가를 해내는 거야.

-괜찮아, 사랑이야 대사 인용-



그러니 살아내는 네가 되길 바라.

매거진의 이전글 너의 상처를 안아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