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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unbae Lee Mar 25. 2020

Product/UX Designer의 성장 과정

페이스북에서 밟은 나의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성장 과정과 느낀 점

업데이트: 이 글은 영문으로 Dribbble에 게제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HCI 대학원을 졸업한 후, 페이스북에서 일하게 된 시점부터 난 지금까지 전 세계의 수많은 학생들과 주니어 디자이너들을 만나보고 얘기해보았다. 그중 꽤 많은 사람들이 상담 또는 멘토십 신청을 했고 난 시간이 빌 때마다 채팅, 전화 또는 영상통화를 통해 그들의 질문에 최대한 성실히 답을 해주었다. 몇 년 전 내가 했던 비슷한 질문들과 걱정들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나보다 훨씬 월등한 사람들이 다양한 취업 관련 고민들을 가져오는 경우도 빈번히 있었다. 게다가 얼마 전, 회사 내에서도 멘토십을 향한 나의 열정을 인지한 듯 몇몇 다른 팀의 디자인 매니저들이 본인 팀들의 디자이너들을 멘토 해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고 나는 당연히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항상 습관처럼 해오던 멘토십과 상담이었는데 어느 날 조금 더 생각이 깊어지는 계기가 찾아왔다. 최근 사내에서 멘토십을 진행한 친구 때문이었는데 나에게 유독 “디자이너의 성장”에 대해 궁금함을 내비쳤다. 갓 대학원을 졸업하고 입사한 그 친구는, 디자이너로써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성장을 해야 하며 언제 자신이 성장한다고 느끼게 되는지를 물어보았고 더 나아가 내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담들이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사실, 디자이너들끼리 잡담할 때 또는 회사에서 평가를 받을 때 자주 나오는 토픽이긴 해서 처음엔 무덤덤했지만 고민을 듣다 보니 그 친구에게서 몇 년 전 나의 모습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겪었던 많은 것들이 떠오르며 하나둘씩 내가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점들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었다.


디자이너의 성장 과정

내가 그 친구에게 들려준 얘기들과 시간이 없어서 못다 한 얘기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되돌이켜보면 사실 전에도 비슷한 질문들을 많이 받았었고 수많은 얕은 질문들 속에 내재돼있는 디자이너 초년생들의 공통된 고민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따라서 내 머릿속에 있던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적고 공유를 하고 나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디자이너의 성장 과정을 한번 얘기해보려고 한다.


내가 지난 2년 동안 경험했던 디자이너의 성장 프로세스는 Understand, Execute, Collaborate, Lead and Envision, 이 다섯 가지로 이루어졌다. 저마다 성장에 대한 프로세스가 다양하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성장이란 순차적이거나 끝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1. Understand (이해)

팀에 새로운 멤버로 들어가게 되면 제일 처음 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자신이 앞으로 디자인할 제품에 대해서 점차 이해도를 높여가는 것이 당연하다. 스스로 제품을 몇 번 사용해보고 느낌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제품의 목표와 팀의 미션, 그리고 쓰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등 과 같은 디자이너로써 알아야 할 여러 배경 지식들을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나는 팀원들이 미리 정리해둔, 그리고 포스팅된 여러 파일 (리서치, 디자인, 제품 히스토리) 들을 보며 점점 배경지식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제품을 이리저리 사용해 보며 느꼈던 좋은 점들과 나쁜 점들을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그리고 디자인 관점에서 정리해보고 공유하기도 했는데 매우 좋은 연습이었다.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이해하고 점차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분명 스스로 찾아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르는 것들은 팀원들에게 의지하며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팀원들의 역할을 파악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는지를 깨달으며 그들의 주요 관심사를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를 더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디자이너는 빠르게 결과물을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그 단계에 가기까지 많은 이해와 협동, 그리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차금 차금 쌓아야만 한다. 쉽게 말해, 프로젝트들의 존재의 의미는 랜덤으로 채택된 것이 아니라 팀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밑에는 입사 후 내가 중점으로 뒀던 점과 내가 겪은 과정을 더 자세히 페이스북 디자인 블로그에 쓴 글들이다.


2. Execute (실현)

필요한 정보들을 이해할수록 팀에 기여하는 속도는 분명 빨라진다. 미팅 속에서 주고받는 얘기들에 귀를 더 기울일 수 있으며 생각을 곱씹고 아이디어 또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게 된다. 더 크게 보아, 팀에서 도출한 수많은 문제점들과 기회 (opportunity)에 기반한 프로젝트들의 채택 사유가 더 명확해지며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이런 적절한 배경지식들이 모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디자인을 하게 된다. 한 마디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한 두 가지의 가능성 있는 디자인 솔루션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인을 실현 (execute) 한다는 것은 빠르게 디자인과 스펙을 뽑아내고 멋진 프로토타입을 단시간 내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제안한 여러 디자인 방향성을 팀원들에게 공유했을 때, 얼마나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고 결국 실험 또는 론칭으로 이어지는가이다.


나는 입사 후 첫 6개월 동안 7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적어도 30번 정도의 넘는 크고 작은 실험과 피쳐 론칭을 했다. 어떤 큰 프로젝트 하나는 열몇 개의 다른 디자인을 실험하며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성공해 1,000%가 넘는 성과를 가져오게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흔치 않다 보니 디렉터와 모든 팀원들에게 발표를 할 수 있는 자리도 주어졌다. 솔직히 그 당시엔 얼떨떨했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따라서 매니저가 칭찬을 해줄 때도 "그 누가 들어와도 이런 결과를 냇을 껍니다. 저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진 않아요."라고 말을 했었는데, 매니저는 나에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성과의 배경은 그 누구보다 제품을 이해하고 팀의 목표를 이해한 상태에서 빠르게 효과적인 디자인을 뽑아낸 것"이라고 말하며 독려해주었다.


결국 이 이야기의 핵심은, 얼마나 디자이너로써 알아야 할 것들을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팀에 기여하는 실현도 즉, 속도와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경험을 곱씹어 보면 분명, 적절한 이해도가 문제 정의를 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공감하며 접근할 수 있었고 나의 디자인 방향성에도 더 자신감이 쏠리는 것도 느껴졌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만들고 사용하는 디자인 시스템과 패턴에 대해 더 익숙해지면서 작업의 속도는 더욱더 빨라졌고 유연한 소통으로 인해 인해 팀원들과의 협업도 더 수월해졌다.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면서 프로젝트를 하나라도 더 끝낼 수 있었고 결국, 더 많은 프로젝트를 열심히 할 수가 있게 되었던 것 같다.


3. Collaborate (협업)

누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남들보다 마음이 앞설 때도 있고 중요한 프로세스나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것을 잊어먹을 때도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나 새로운 팀원이나 다른 팀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할 때 짜증도 날 수도 있다. 나도 비슷한 여러 경험이 있는데 문제점이 너무 명확했는지 다른 팀원들과 상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디자인을 시작했던 경험이 있다. 또 어떤 때는, 프로젝트를 혼자 시작하거나 (Design brief를 해놓고) 디자인을 끝내 놓고는 엔지니어나 다른 팀원들이 봐주길 원했지만 알고 보니 현재 팀이 목표로 하는 수치와 테마와는 거리가 멀어서 밀린 일 (backlog) 바스켓에 들어가기도 했다.


솔직히 입사 후 초반에는 어떻게 협업을 하는 것이 좋을지 잘 몰랐다. 프로젝트 진행경과에 따라 내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해야만 할지도 몰랐고 디자인을 보여줘야만 할 때까지 다른 팀원들에게 의지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또한, 다른 팀원에게 혹시 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 내 역할만을 제대로 끝내고 싶었지만 의미가 많지 않은 경과에 대한 업데이트나 디자인 결과물을 공유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은 시간이 지나며 피드백을 받고, 다른 사람을 어깨 넘어 배우고 갈고닦으며 자연스럽게 발전됐다. 매니저도 이런 것들은 시간이 흐르며 경험을 쌓으면 자연스레 터득된다고 말해줬었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더 투자해 팀원들과 자주 소통하고 의미 있는 단계들을 진행함으로써 어떻게 협업을 해야 하는지 점점 더 깨닫게 되었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누구나 일을 하다 보면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 생기거나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다. 첫 일 년 동안 내가 배우고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팀원에게 진심 어린 피드백을 주고, 특정 팀원과의 협업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방안을 같이 생각해보며 많이 개선해나갔다. 이런 연습을 하다 보니 협업의 애초에 첫 단추를 잘 꿰는 방법들도 찬찬히 생각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팀원들에게 받는 평가들 중 제일 빛나는 것 중 하나도 나의 협동심이라고 적혀있게 됐고 나와 일하는 것을 즐거워한다는 말을 보며 너무 기뻤었다. 최근엔 같이 일했던 PM이 다른 팀으로 옮겨갔는데 나와 일을 하는 것이 좋았었다고 나보고 오라고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진 팀에서 기회가 많아 가진 않았지만 매우 관심있게 보는 팀이다. 또한, 저번주에 엔지니어 중 한 명이 나에게 자기 커리어 동안 최고의 디자인 파트너라고 칭찬을 매니저들 앞에서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디자이너는 혼자 빛나는 것보단 팀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잘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프로젝트가 잘 되면 팀원을 추켜세워주기도 하고 잘 되지 않아도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자인 프로세스라는 것은 디자이너 개인 혼자만이 밟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다 함께 밟아야 하는 절차이다. 따라서 디자인 결과물의 배경엔 이런 모든 것들이 녹여져 있으면 좋다. 스타 디자이너란 아마 혼자 뛰어난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고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디자이너가 아닐까 생각된다.


4. Lead (통솔)

지금까지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다양한 팀원들과 어느 정도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어떤 토픽에 대해서 남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되거나 어떤 프로세스에 대해서 남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됐다. 다른 팀과 협업할 때도 당연히 내가 알맞은 포인트 사람으로 지정되었고 따라서 여러 프로젝트를 리드하게 되었다. 팀 내에서 나를 그 프로젝트의 리드라고 지정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어떤 일이 있으면 나에게 먼저 물어보거나 미팅에서조차 내 입에서 나올 말들에 집중하는 것을 봐서는 그렇게 느껴졌다. 따라서 개인적으론 어깨도 매우 무거웠으며 어떻게 미팅을 주도해나가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고민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상황은 개인을 팀의 리더로 만들기에 적합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바라던 앞으로의 성장 방향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디자인 결과물을 향한 스킬 셋이나 협동심은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지만 이젠 무언가 리더 역할을 해보며 배우고 싶었다. 때론 PM처럼 빙의하여 미팅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며 노트 테이킹과 다음 단계들을 정의하고 때론 발표자료를 만들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도 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내가 혼자 배우고 다른 팀원들의 어깨 넘어 배운 리더십에 대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직까지 나는 어떤 형태의 리더인지, 그리고 어떤 리더십이 있는지를 판단하기는 매우 이른 것 같다 (2년 밖에 안됬으니...). 그래서 앞으로도 많은 경험을 쌓고 그것들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조금 더 나은 리더로 성장하게 만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개인적으로 눈에 보이는 디자인을 잘하는 것도 디자이너로써 당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커리어 어느 순간에 가면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런 스킬적인 부분은 다 비슷비슷 잘하리라고 믿는다 (Craft를 더 중요시하는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하는 더 뛰어난 디자이너들도 당연히 많지만, 제품 디자인을 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디자인 실력). 따라서 내가 우러러보고 목표로 하는 디자이너는 많은 사람들을 리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며 팀 내뿐만 아니라 다른 팀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확실히 사내에 그런 분들과 몇 번 일을 해보고 나니 배운 점도 많고 닮고 싶은 점들도 많이 생겼다. 그들이 처리하는 방식과 미팅룸 안에서의 말투,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설명 (rationale)과 구성 (framing)의 방법들을 보며 감명 깊었다. 분명, 시간이 흘러 제품에 대해 경험과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당연히 팀원들은 그 사람에게 더 의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에는 그리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해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팀원에게도 신용을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디자이너마다 리더십의 모습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리더가 되고 싶고 어떤 타입인지 천천히 파악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이 것 또한 나의 매니저가 나에게 주어준 숙제이다.


5. Envision (상상)

디자이너 그 누구나 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것은 제품의 경험을 증진시키는 새로운 피쳐 (feature) 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제품에 그로스 해킹하는 방법들 등 여러 가지 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한 발자국 물러나서 더 큰 그림을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여러 진행형인 또는 미래의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들을 한데 묶어 테마(theme)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교적 아이디어가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데이터와 리서치에 기반해 디자인 방향성을 연구한다면 앞으로 팀이 고민할 6개월 또는 1,2년 후의 제품에 대한 미래를 (Product Vision)을 수립하게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한 상상은 쉽게 말해 제품에 대한 알맞은 비젼을 제시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그 비젼을 통해 팀원 모두가 영감 받으며 현재와 미래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동기부여와 그에 걸맞은 프로젝트들이 생기게 된다. 다른 팀들도 우리 팀의 프로덕트 비젼을 보며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얘기해볼 수 있다. 내가 경험한 좋은 팀은 로드매핑을 할 때 그리고 여러 브레인스토밍을 거쳐서 수립하는 제품에 대한 미래와 비젼이 명확하며 우리가 앞으로 해나가야 할 프로젝트들에 대한 이유를 팀원들에게 잘 전달한다. 하나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나 또한, 한 팀에 몸을 담은 지 2년, 많은 배경지식을 탑재하고 팀의 운영방식을 알기에 이제는 팀의 주축으로써 신빙성 있으면서도 익사이팅한 비젼을 세우고 그 사이사이의 단계 (milestone)들 또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어 졌다. 요즘에는 이런 것이 시니어 디자이너의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비젼있는 디자인 솔루션과 방향성을 제시하려면 제품에 대한 이해와 회사, 조직, 그리고 팀의 목표, 비즈니스 그리고 테마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많은 팀원들과 계속 소통을 해야 하며 '짠!'하고 혼자 작업을 하고 공유하는 것이 아닌 천천히 그 스토리를 빌드업해가야 하며 다양한 팀원들과 협업해야 한다. 신입 디자이너일 때는 누군가가 정해준 프로젝트를 해치우는데 급급했는데 경험이 쌓이다 보니 다른 사람과 1:1 미팅들을 하며 생각을 심어주고 실제로 그것들이 프로젝트로 발전되는 경우를 경험하며, 이런 식으로 일을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끼기도 했다.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더 이쪽에 성장을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분명 시간과 에너지도 많이 뺏기며 당장 앞에 있는 프로젝트들을 해치워야 하지만 팀원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그리고 그들을 긍정적으로 자극시킬 수 있는 제품의 비젼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며 혼자 여러 가지를 실험해보고 있다.


마치며...

세상은 넓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들은 너무나도 많다. 내가 겪어온 일들 말고도 앞으로 배우고 성장해야 할 점들은 열거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다양하다. 매일매일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도 곁에 있는 디자이너들과 쉬는 시간 인터넷을 스크롤하며 자극을 확 받는 시기가 매번 찾아온다. 과연 나는 디자이너로써 성장을 잘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고민을 할 때가 있다. 가끔은 "에이 아직 커리어 초반인데 머리 빠지게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되지만 정말 뛰어난 디자이너들과 회사에서 협업하고 소통하다 보니 연차수에 상관없는 이런 진지한 고민을 저절로 하게 되지 않나 생각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후에 내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틈틈이 고민하다 보면 어떤 능력들을 향상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돌파구를 결국 찾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디자이너들도 회사 내 또는 더 넓은 사회에서 멘토들과 자극이 될만한 것들을 항상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디자이너들의 역할과 역량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자신과 열정이 맞는 길을 선택하여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항상 성장하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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