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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unbae Lee Jun 13. 2018

시애틀에서 디자이너로써 새로운 시작을 꿈꾸기 전에...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며 한 자씩 써본다

시애틀, 내가 앞으로 살게 될 아름다운 도시


2018년 6월 10일, 한 달간의 달콤한 한국에서의 나날들을 보내고 다시 시애틀로 돌아왔다. 


"저희 비행기는 이제 곧 착륙을 위해 조금씩 하강하겠습니다"라는 기장의 메세지와 함께, 나의 시선은 자연스레 내 왼편에 위치한 조그마한 창문 밖을 향했다. 나를 마주한 유리창에는 아직 살짝 서리가 끼어 있었지만 넓고 넓은 끝없는 푸른 파다와 촘촘히 우거진 숲들, 그리고 그 주변 주변에 퍼져있는 작고 이쁜 집들을 나는 놓칠 수야 없었다. 그리고 저 멀리, 높은 빌딩들이 서서히 모습들을 보이면서 작년 여름, 페이스북에서 인턴 할 때 걸었던 거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레스토랑들, 그리고 날씨가 좋은 주말이 올 때면 거닐었던 집 주변을 머릿속에서 쉽게 떠올리며 상상할 수 있었다. 


'결국 오게 되었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잘해보자 이근배' 


정말이지, 나의 마음속은 정말 복잡했다. 비행기 앞바퀴가 땅에 닿아 끼익 거리는 소리는 내는 그 순간까지, 나는 무수히 많은 생각들을 하며 18A번 자리를 잠시 지켰다. 지금으로부터 딱 2주 후인 2018년 6월 25일에 나는, 정식으로 페이스북 (Facebook)에 프로덕트 디자이너 (Product Designer)로 입사하게 된다. 첫날부터 2주간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Menlo Park, CA)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에 가서 오리엔테이션/신입연수 (New Grad Onboarding)를 받게 되며 그 후에 다시 시애틀로 돌아와 Dexter Avenue에 위치한 페이스북 시애틀 오피스에서 일을 하게 된다. 자세한 위치는 South Lake Union (SLU), 다운타운에서 살짝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인천공항을 떠나기 전, 그리고 이미 그전부터 나를 사랑해주는, 또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나에게 이런 말들을 하곤 했다. "근배야, 이제 드디어 길고 길었던 학생 생활에서 벗어나, 직장 생활을 하러 미국으로 가는구나. 이제부터 너의 날개를 맘껏 펼쳐보렴. 지금까지 고생 많이 했지만 원하는 바를 이루고 이렇게 정식으로 취업하니 대견하구나. 항상 힘내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금방 또 만나자. 화이팅!"


힘이 솟는 따뜻한 말들과 열정적인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가끔은 걱정하는 말들도 쏟아내곤 했던 나의 가족들에게 나는, "제 앞길은 제가 제일 많이 걱정하고, 기대하고 그리고 고심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애틀에 일 시작 전에 먼저 가서 미리 적응하고 공부하고 있을 거예요. 그 후에도 매일 자기개발도 열심히 할 거고요. 꿈을 향한 새로운 시작인 만큼 다시 진지하게 집중해봐야죠. 한 달 넘게 쉬느라 손 놓고 있었던 것들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래, 놀만큼 놀았으니 다시 열심히 해야지...


나를 잠시 돌아보자면...


몇 년 간 나의 삶을 돌아보면, 크고 작은 굴곡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물론, 내가 그동안 여러 글들을 통해 나의 여정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2009년, 나는 미시간 대학교에 기계공학도로 입학을 했다. 학교에서 대표되는 전공 중 하나라는 자부심을 가졌지만 생각보다 2년이라는 시간을 쉽게 허비했었다. 열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었지만 왠지 꼭 기계공학을 선택했으니 해야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배도 노를 저어야 앞으로 나가는 법, 기계공학은 나에게 어울리지도 쉽지도 않은 전공이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또 숨을 돌리기 위해 나는 군대를 선택했고 3학년으로 복학해서는 우여곡절과 심사숙고 끝에 심리학으로 전과를 해버렸다.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나는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고 왠지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했다. 솔직히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을 했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안하진 않지만, 그 당시에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가 아니면 취업이 어렵다는 결론을 쉽게 내렸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 후, 미국 로스쿨이 아닌 한국 로스쿨을 꿈꿨지만, 오랜 시간 한국에 없었던 나에게 한국말로 하는 공부, 그리고 한국식 시험은 너무나도 가혹했기 때문에 매일매일, 학원에서 그리고 집에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기회를 알고 잡았던 것일까, 때마침 미시간에서 나를 지도해주신 교수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셨고 나에게 UI/UX/HCI에 관한 말씀들을 해주셨다. 그 당시, 로스쿨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떨어진 내게,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동경하는 IT 필드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달콤한 꿈이었다. 아버지께서 사람들은 살면서 몇 번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온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돌이켜보면 이때가 정말이지 나의 터닝포인트임은 분명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관심의 동아줄을 따라 홀린 채, 나는 자연스레 로스쿨을 포기하고 되었고, 어느새 방구석 안에서 HCI 대학원을 준비하는 예비 대학원생으로 변신해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막연하게 디자인과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고 전반적인 IT 필드에 관한 지식들을 마구잡이로 습득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새로웠기 때문에 쉽게 말해, 닥치는 대로 보고 읽고 연습했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방면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는 등, 직접 경험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면서 나의 열정은 더욱더 불타올랐다. Long story short,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


여하튼, 년수로 따져보면 이제 3년, 솔직히 내가 디자인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남들은 어렸을 적부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대학교 때라도 시작했기 때문에 나를 제일 잘 아는 나의 가족들이 지금도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 같다. 물론, 걱정 속에서도 지금까지 목표를 위한 집념과 책임감으로 밤낮으로 달려온 나의 열정을 알아줬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누구도 아닌, 나 혼자만의 싸움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싸워왔던 것 같다. 다행히...


잠깐 하는 얘기지만, 무려 3년 전에 조지아텍 HCI 석사에 입학했을 때 나는 기대감을 품은 동시에 정말 많이 두려웠다. 대부분의 입학 동기들은 학부 때 디자인 또는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고 그중에는, 실제로 IT 필드에서 일을 경험하고 온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 취업을 한다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비자 문제 등). 좋은 대학원을 붙었을 땐 그 누구에게도 떵떵거리며 어깨를 펴보았지만, 사실은 매 순간이 너무나도 걱정스러웠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포트폴리오, 이력서 등 준비할 것도 많았고 인턴, 그리고 정규직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게다가 내가 꿈꾸던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들은 더 멀게만 느껴졌다. 


이렇듯, 앞으로의 2년이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는 상황 때문인지, 나는 학교 시작 전부터 필요 이상의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았다. 따라서 나에게 중요한 정보를 수집했고 디자인 실력을 갈고닦으며 밤 새 노력했다.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1학년 1학기가 여름방학 동안 경험할 인턴쉽 기회를 좌우하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인턴쉽 경험과 이력이, 석사 졸업 후의 정규직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것도 일찍 깨우쳤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했고 꼭 필요한 것들을 위주로 집중했다. 


생각 범벅,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워싱턴 대학교 (University of Washington)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서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쓸 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시애틀이라는 낭만적인 도시에 새로운 출발을 위해 돌아오는 것은 설레는데 앞으로 2주, 그리고 그 후 페이스북 본사에서의 2주, 또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거려야 할 생각을 하니 아메리카노를 한잔 더, 마셔야 할 것만 같다. 아니,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달콤한 모카를 마셔볼까...? 아주 쇼를 하는구나...


여하튼, 이렇게 한 자, 한 자 찬찬히 써내려 가면서 문득 떠올라 쓰고 싶은 것이 하나 생겼다. 그것은 바로 내가 지금 까지 썼던 글에 대한 것들, 그 배경 그리고 글을 통해 얻은 것들... 혹시 이 것 또한 무수히 많을(?) 나의 터닝 포인트 중 하나가 될까? 꾸준히 쓰며 공유한다면 혹시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쓸 나의 경험담들을 돌아보며 더 성장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더욱더 중요한 생각도 해본다. 


시작은 이랬다. 어렸을 적부터 워낙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내가 경험한 것들을 글로 쓰는 것은 사실,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또한, 그 당시엔 내가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기 전에 열심히 찾으려고 했던 정보와 팁들을 썼던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라도 시작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페이스북 인턴쉽에 합격한 후부터 Medium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HCI 석사 입학 과정에 대한 글, 석사 1학년 1학기에 인턴쉽을 위해 준비한 것들, 포트폴리오 및 이력서에 관련한 팁, 그리고 페이스북 인턴쉽 인터뷰 과정에 대한 아티클들을 썼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었고 공감해주었고 공유해주었다. 


많은 전문적인 글들이 쓰이는 공간 안에서 나의 솔직한 경험담이 적힌 글들은 사람들이 매우 좋아해 줬던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에 나에게 핀잔을 주는 사람은 생각보다 없었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석사를 준비하는 사람, 인터뷰를 준비하는 사람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연락도 주고 메세지도 주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가 발행한 글들은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게 됐고 그분들께서 댓글도 달아주시고 링크드인 메세지와 친구 추가도 하고 보잘것없는 내 홈페이지에도 많이 방문해 주었다. 예비 학생들, 인턴 지원자들, 대학(원) 생들 및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연락을 해왔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전화 통화, 화상 통화 및 온/오프라인으로 소중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경험했다.


그런데, 나에게 연락해온 무수히 많은 사람들 중에는 그 당시 디자인을 2년도 채 공부하지 않은 나 보다, 경험과 지식도 많고 실력도 좋은 디자이너들도 있었다. 또한, 같은 학생일지라도 나보다 오래 디자인을 해 본 것 같았기 때문에 나에게 상담을 해올 때면 조심스러울 때도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것은 많이 중요하지 않았다. 어떨 때는 그저 회사들이 인터뷰하는 과정과 방법을 궁금해할 때도 많았고,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그 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어떻게 정리되어 있으면 좋을지 등 내가 편히 경험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여러 얼굴도 모르고 한 번도 실제로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대화를 하다 보니, 나 또한 나름대로 대답하는 것에 대한 연습이 되었고 스토리텔링을 실력도 향상됐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가 쳐했던 위치에 있는 사람들, 지금 나처럼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작업물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정말 많은 자극이 되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네트워크를 늘려갔으며 자각심 (Self-awareness)을 매 순간마다 가지게 해주었다. 또한, 그 누구의 기대에는 부응하고 싶었고 거꾸로 더 뛰어난 사람이 되리라 하는 다짐도 하게 됐다. 제일 중요한 점은, 겉이 화려하기보다는 안이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말인즉슨, 하루라도 빨리 실무 경험을 쌓으며 나만의 디자인 실력과 내공을 향상하여 내실을 다지고 싶었다. 왜냐하면 분명 몇몇 사람들은 꾸준히 공유하는 나의 글들과 작업 물들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거나 비판을 했을을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꾸밈없는 내 솔직한 글들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파이팅을 했을 거라고 믿는다. 


멘토링을 통해 얻는 것들


글을 쓰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해왔으며, 나 또한 내 얘기를 공유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정말 운 좋고, 행복하기도 하면서 나에게 정말 많이 도움되는 일이다. 비록 내가 엄청난 인사이트 주진 못해도 상대방의 말동무가 되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아마 모르는 사람은 평생 죽었다 깨나도 모를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디자인을 처음 입문했을 적에, 나의 도움을 무시한 사람들은 보고 있나... (장난)


분명, 단 한 명의 멘토가 아닌, 여러 명의 멘토가 되고 더 나아가 연락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답을 해주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나는 매일 한 시간 정도는 메세지를 확인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해주며 온/오프라인으로 약속을 잡는데, 이건 순전히 가혹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했기 때문에 결정한 나의 철칙이었다. 아까 말했듯이, 비록 내가 엄청난 도움을 주지 못해도 전화기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인터뷰 준비에 대한 것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는다면, 난 그것으로 충분하다. 용기를 내 연락한 사람들의 메세지를 읽씹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하지만 나 자신이 아직까진 이룬 것이 많이 없기에, 조언과 팁을 주는 것은 항상 조심스럽고 어렵다. 때문에 "이건 이렇게 하시고요, 저건 저렇게 하세요"라는 말은 삼가는 편이고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하라고 말하는 편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부족한 것들, 내가 모르는 것들을 찾아보고 알아보게 되기도 한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고...!


요즘 들어 Medium이나 Brunch에도 나처럼 인터뷰를 본 것들에 대한 경험담을 쓰고, 배운 것들, 또 앞으로 할 다짐들에 대한 글들을 쓰는 친구들이 많이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이,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고, 남들이 쓴 글을 통해 자극받는 것 같다. 또한, 몇몇 학교에서는 디자인 졸업생 (Alumni)을 통한 활발한 네트워킹과 멘토링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나도 얼마 전 워싱턴 대학교에 있는 디자인그룹에서 학생들 멘토가 되어달라고 연락이 와서 수락했다. 이처럼 앞으로도 나는 내가 아는 한에서 나의 상황에 쳐했던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동경하고 닮고 싶은 사람들의 멘티가 되어 내가 모자란 것들 또한 채우고 싶다. 내 주위에도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 보단,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로,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로 넘쳐났으면 좋겠다. 


지금도 하는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


내 주위를 둘러봐도, 링크드인을 켜봐도, 그리고 한국을 방문해봐도 정말로 열정적이고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많다. 내로라하는 이름을 가진 여러 회사들에서 인턴쉽을 경험하고 당당히 입사한 친구들, 10년 가까이 구글 같은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며 환상적인 제품들을 쏟아낸 분들, 그리고 직장을 때려치우고 하고 싶은 것을 해버리는 사람들... 때론 그들에게서 영감도 얻고 어울리면서 내면의 생각들도 공유하지만, 과연 나는 미래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에 대한 것이 가장 궁금하다. 한 회사에서 머물며 여러 제품들을 디자인하고 있을까? 아니면 이런저런 회사를 경험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을까? 내가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계속 달고는 있을까? 계곡물에 둥둥 떠다니는 하나의 잎사귀가 시간이 흐르면 결국 한 곳에 정착하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알게 되겠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자주 하는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나에게 있어 디자인이란 단순히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많은 친구들이 디자인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데, 디자이너의 일은 코딩을 하는 엔지니어들처럼 답이 어느 정도 항상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때문에 디자인을 잘한다는 친구들을 봐도 인터뷰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고 포트폴리오는 대단하지만 생각보다 원하는 것을 잘 이루지 못하는 친구들도 보았다. 이런 시나리오들을 많이 접해서인지, 더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는데, 결국 결론을 내린 것은 이거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이란, 사용자를 생각하며, 비즈니스적인 것 또한 고려하며 무엇보다 곁에 있는 팀원들, 회사 상사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직업인 것 같다. 디자인에서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중요한 만큼, 그 과정 속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며 때로는 목표를 포착한 맹수같이, 때로는 서로 돕고 타협하는 미어캣처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자... 그럼 이제 내일을 달리기 위해 그만 집에 돌아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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