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칼칼
언니, 저는 이제 시집은 다 갔어요. 정혼자에게도 언니를 너무 사랑하니까, 이런 내 마음 조금도 이해 못 해줄 거면 이 결혼 나는 못 하겠다, 그렇게 말해버렸는걸요. 밤에 자려고 누우면 언니의 얼굴이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길을 걷다가도 언니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요. 그때, 왜 저에게 사랑한다고 해주셨나요? 단지, 제가 언니의 팬이라서요? 진심으로 저를 조금도 사랑하신 적이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저, 차라리 연구생이 되겠어요. 언니 요번에 부산 가실 때, 저를 데리고 가세요. 가서 밥도 짓고, 수건도 빨고, 케이스도 나르며 언니 시중을 들겠어요. 무대에서 햇님 왕자와 달님 공주가 나눈 사랑만 사랑이 아니에요. 언니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바칠 수 있는 제 사랑도 가벼이 여기지 말아주세요. 왕자를 사랑하는 것이 소녀의 숙명인걸요. 부디, 저를 언니의 연구생으로 받아주세요. 그럼, 당일에 뵙겠어요.
- 1963년, 봄. 명동 시공관 앞에서, 언니를 사랑하는 선화 올림.
(내레이션)
공주궁의 비밀 4막 5장.
그렇게 서동과 선화공주는 재회하는데..
과연 서동은 갖은 위협에도 선화공주와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선화공주는 서동과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곳에서 부활한 그들의 모험과 사랑 이야기.
자, 지금부터 막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