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안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하늘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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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싫어하는 사람

아니 이 둥그렇게 생겼다는 땅위에 저 바다 깊은 곳이나 동굴 어느 곳에 몸을 움추린

내 모를 생명체를 뺴고는 하늘을 싫어하는 생명체들이 있을 까?

어느 생명체는 밝은 하늘을

어느 생명체는 어두운 밤의 하늘을 날라 다니겠지만

그래도 하늘아래의 자유를 즐겨워 한다

적어도 내 우둔한 머리속의 생각으로는 하늘은

많은 생명체들이 고단함을 쉬기 위해 바라보며 기댈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세계속 공장들의 가동률이 이 보다 더 적었던 적이 없었다 한다

덕분에 자연이 맑아지고

하늘이 푸르러 지고

저녁 노을이 멋드러지게 저 쪽 고개로 넘어가 준다

' 가장 좋은 것도

가장 나쁜 것도

사실 별거 아니에요'

아들이 유학길에 오르면서 아빠가 좋아하는 스팅의 CD와 함께 주고 갔던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의 한 대목, 몇년동안 손에 잡히는 페이지를 열어 몇 장을 읽고를 거의 매일 반복하곤 한다.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바보 푸우, 이 바보곰에게 해 주는 말들이 새롭지는 않건만 하지 못했던 일들, 감정들, 생각들

직업이 의사다보니 경제적으로 여유로울거라 생각하는지,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오면 좀 다른 걸 먹거나 가겠거니 생각하지만

내 가는 단골집은 둘이 가서 아무리 먹어도 5만원이 넘지 못하는 곳들이 대부분

5만원권이 생겨서일까?

5만원이 넘으면 언제부터인가 물건도 사지 않게 되었다

한 때, 조금은 더 젊었을 적엔 사진을 좋아해 맘에 드는 새로운 카메라가 나오면 몇일, 때론 몇주 고민을 하지만 사고는 했건만 이젠 그런 정보들에 대해 찾아보지도 않는다. 그냥 가진 카메라만 해도 내 삶내에 충분히 쓸테니

의사라는 직업

왜들 경제적인 것과 그렇게도 연관을 지으려는 것일까?

오래된 싸구려 차를 몰고 학회장에 들어서서

로비에서 몇 시간이고 끝없이 이론적으로 막힘없는 토론을 이어가는

지인들도 의사이건만

의사면허 번호 3만번대

이제 20만번대가 넘어간다고 하던가?

30여년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병에 대한 것이 아닌, 죽음앞에 함께 함이었는데

대학을 그만 둔 뒤로는 그 족쇄에서 풀렸지만

대학교단에 있을 때는 내 환자 중 영안실에 머물러야만 했던 친구들에겐

시간이 되면 내려가 앉아 이갸기를 나누곤 했다

영안실안은 참 춥다.

똑같이 생긴 알류미늄상자속엔 서로 다 다른 사연을 가진 누군가가 누워있다

다 다르면서도, 다 똑같은 과정속에 이루어지는 마지막의 모습

이 둥그런 땅에 생명체가 생기면서부터 함께 하여왔을 바이러스는

아마도 가장 오래된 보이진 않지만 친구중 하나일 듯 싶다

바이러스가 왜 이렇듯이 화가 나 있는지

땅위의 생명체들에게 뭘 말해주지 들어봐야하지 않을까?

땅위에 줄을 긋고 말뚝을 박아 여기서 여기까진 내거를

힘이란 정의밑에 나눠 혹사시킨 짧지 않은 시간 이 땅도, 또 이 땅위의 다른 생명들도 많이들 지쳐있지 않을까?

언제부터인가 아침 이슬이 사라졌다

콘크리트벽들이 아침이슬을 다 머금어 버렸다

창밖의 날이 맑다

나가고 싶다

너무 오랜 시간 이 넓지 못한 진료실에 갖혀 인생의 반이상을 지내왔나보다

사랑도 해 보고 싶고

맛난 것도 먹고 싶고

거리도 걷고

음악회, 미술관, 박물관도 가보고

카페보다 조용한 물가에 앉아 졸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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