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환아, 괜찮지 괜찮은거야 토닥여준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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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는 아무리 다녀도 적응이 안되나보다

마취가 플리면서의 얼얼함

남은 어제의 숙취와 그 전의 유쾌롭지 못했던 사연들이

미련하게도 어제 다 털어내지 못했던 건지

오늘 머리도 맘도 어수선하다


누군가의 기준으로 보아지는 나

넌 잘 살고 있고, 행복하고, 많은 것을 가졌어라한다해도

내 그걸 그리 느끼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거겠지

반대로 넌 틀려먹었고, 잘 못살아왔다 말한다해서

그 말대로 내 삶이 좌우되는 것도 바보 같은 감정이고


다른 누군가가 내 삶이 행복해지기를, 불행해지기를

말한다해서 내 삶이 바뀐다는 건 참 멍청한 것인데

이상하게도 긍정적인 말들은

뭔가에 한 번 걸러서 듣고 내 안에 오래 머물지 않으면서도

부정적인 말들과 감정은 그대로 내 안에 쌓이나보다


흰 눈밭위에

나무 하나있어, 그 나무를 바라보고 걷는 것이

어쩌면 그게 삶이었었을지도


저 먼 곳에서 보이던 그 나무를 바라보면서

걸어온 삶이 어느 덧 나무곁에 다가와

멀리서 바라보던 그 나무와 내 앞에 놓여진 나무가 다르면

어찌해야하는지


웬지 가슴 한 쪽이 그냥 나를 내가 다스리지 못하게 먹먹한 하루의 시작이다

따스한 어딘가에 묻혀서

19금으로 푸근한 여인의 가슴에 안겨 좀 쉬고 위안받고 싶은 하루


흰 눈밭처럼 흔적하나 없이 있고 싶은 하루가

어쩌다 한 주의 첫날이 그리 되나보다

어제시간속 이어진 숙취와 오늘의 치과마취탓으로 돌리며

해야할 일들속으로 들어가봐야겠다

궁상스러운 푸념들이 해결해주는건 아무것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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