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뒷모습은 솔직해요
오, 안녕?
보통은
앞모습으로 인사를 한다.
누군갈 만나면, 미소 지은 얼굴로 서로 안녕을 묻고는
손을 흔들고 자기 갈 길을 떠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반가운 만남은 짧은 인사를 마지막으로 지나간다.
반면에 한 번쯤은
뒷모습으로도 인사를 하는데
그때는 보통 마지막 인사로,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뒷모습으로 하는 인사는
복잡한 얼굴로 안녕을 해도,
손을 흔들어도,
발이 떨어지지 않아
갈 길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한 사람은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고 떠나가고
남은, 한 사람은 손을 흔들고
등을 돌리지도 못하고 지나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너무 늦기 전에 뒤로 돌아
발걸음을 떼보지만
한 번만,
딱 한 번만,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그 뒷모습에 마음을 걸어볼까.
그 한 번의 짧은 시간 동안,
쿵쿵거리는 마음이 백번은 갈팡거린다.
결국,
걸지 못해 남아있는 마음은 얼마나 무거운지
발도 떼지 못하고,
입도 떼지 못하고,
그렇게 굳어버려 흐릿한 눈으로 보고만 있다.
그리고 이젠 멀어져 버린 뒷모습 또한
뭘 그렇게도 무거운 걸 메고 있은지
작아져버린 어깨는 축 쳐져 떨리고 있고
무거운 발걸음은 한참이나 둔해져
겨우겨우 한 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보인다.
그 뒷모습은 기억에 새겨져
때론, 앞모습 보다도 또렷하게 생각이 난다.
뒷모습은 의외로 솔직하다.
별 말도 없이 떠난 그 뒷모습이
다 말해줬다.
하나의 숨김도 없이 모두.
부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