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안녕
세상이 천 인치짜리 흑백텔레비전이 되어가는
마동 장성슈퍼 입구엔
벌레 먹은 탁자가 길가에 앉아있고 덩그러니
녹슨 양철의자가 가끔 헛기침을 한다
탁자엔 쇠주 세 병과
노가리 한 마리 누워 공양 중이다
누런 시멘트가루 다닥다닥 훈장처럼 달고
돈 된 하루일 마친 초로의 두 남자
잔을 부딪치며 땀에 절은 안주를 삼킨다
이야기 궁금해 다가가다가
빈 철의자 둘 만이 사명처럼
그 정겨운 밀담 죄다 받아 적고 있어
차마, 건네지 못한다
안녕이란 말
마시기엔 너무나 싱겁고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