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유튜브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음악이나 듣지 못했던 음악을 찾거나 알고리즘에 뜨는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알고리즘에 뜬 음악을 고르다가 영화 러브레터 OST가 떴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음악을 다시 듣고 싶어 클릭했다. 영화에 나온 음악들은 다 아름다웠다. 따뜻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감정들을 느껴서였을까?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었다. 댓글들을 쫘악 읽다 보니 최근 글 중에 이번 1월에 영화 30주년으로 재개봉을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해 보니 정말이었다. 마침 시간도 되겠다 싶어 며칠 후 메가박스를 가서 조조로 영화를 봤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영화는 한 남자(이츠키)의 죽음 이후에 시차를 두고 남자와 사랑을 했던 두 여자(히요코, 이츠키)의 편지를 통해 첫사랑의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앞서 설정이 특이하다. 하나는 편지를 주고받는 두 여인의 얼굴이 똑같다는 점과 다른 하나는 과거 중학교 동창생이었던 남녀가 동명이인인 것이다. 이 두 가지 설정이 죽은 이츠키(남)가 살아있을 적에 감정과 이츠키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잘 알 수 있게 해 준다.
거기에 결이 다른 두 여자의 이야기가 내는 절정과 두 개의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츠키(남)의 죽음이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만남을 불러일으켰고 잊고 있었던 과거를 회상하게 하며 몰랐던 사실을 끄집어낸다.
떠나간 사람을 잊지 못하던 히로코, 그동안 첫사랑을 잊고 있었던 이츠키
이츠키(남)가 죽은 지 3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잊지 못해 보내주지 못한 히로코. 이츠키(여)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이츠키(남)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츠키와 함께 공유한다. 이츠키를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얘기하며 이제 이츠키를 볼 수 없음(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인다. 그 결정적인 장면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장면과 명대사다.
“오겡끼 데스까? (잘 지내죠?)”
“와따시와 겡끼데스! (저는 잘 지내요!)”
평범하지만 꼭 필요한 말, 하고 싶은 말을 내뱉고는 꽉 쥐고 있던 그를 놓아준다.
편지를 통해 이츠키(남)를 추억하던 이츠키(여)는 본인만 모르고 주위에는 다 알고 있는 이츠키(남)의 마음을 마지막 장면에서 알게 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추억에는 삶과 죽음이 함께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고통이 그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모두 슬픔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리움으로, 좀 더 지나면 행복했던 추억을 만들어준 그에게 고마움이 남는다. 물론 이게 모두에게 맞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죽음 뒤에도 사랑은 계속된다. 왜냐면 내 추억 속에서는 엄마와 함께했던 사랑이 늘 함께 할 테니까. 그래서 나는 그 추억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