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직업에 따라 주말이란 게
조금 다르기도 한데, 박물관/미술관과 같은 곳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나 역시 주말을 즐기러 오는 이들을
위해 내 주말은 바쁘게 채워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도 주말에 일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되려 만나기 더 편했다.(이점은 아마 내가 문화예술계 종사를 하는 이상 계속될 것 같다. 나와 평일에 한적한 놀이동산과 미술관, 고즈넉한 골목이나 공원을 같이 가줄 사람이 생기길 빌어본다.)
지난 주말은 중학교 동창과 대학원 후배가 각각 만나는 사람과 함께 전시를 보러 와주었다.
참 부럽고 잘 어울리는 커플들이었다.
전시의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오랜만에 3일을 연달아 쉬게 되었다.
면접과 서류 제출, 심리 상담과 연애 상담, 투자 상담.
독서와 페르세우스 유성 관측 유튜브, 쇼핑이라 적고
산책이라 부르는 행동, 1년 만의 낮잠과 작은 화분들의 분갈이로 시간을 보냈다.
친구가 선물로 사 온 케이크가 너무 맛있었지만,
독한 식단 조절 중에 애써 먹는 양을 조절해야 했고
다행히 살이 빠지던 속도만큼 그대로
서서히 가출했던 턱선이 돌아오고 있었다.
여름밤에 잠시 소나기가 퍼부었다.
창밖으로 빗소리를 잠시 감상하였다.
전시 마무리를 앞두고 1년 만에 인스타그램 피드를 올리면서 생존 신고를 하였고, 낡고 오래된 것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버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현실적 낭만주의자답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데
여름밤의 빗소리가 위로가 되어준다.
전화를 걸어보고 싶은 밤이었다.
마음이 빗물들을 머금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