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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디자이너가 꼭 알아야 할 저작권 개념

by 유훈식 교수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디자이너가 AI 도구로 디자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필수적인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AI로 디자인 작업을 수행할 때 저작권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저작권에 대해서 최신 이슈를 사례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AI와 저작권의 개념 이해

저작권이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창작물에 부여되는 권리입니다. 법적으로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어야 한다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즉 저작자는 인간임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본 원칙 때문에 AI가 스스로 만들어낸 그림이나 글은 기존 법 체계에서는 저작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인공지능(AI)이 만든 그림, 시·소설 등 창작물은 저작권을 등록할 수 없다”*는 공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국제적으로도 “인간이 개입하지 않은 작품에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실제 사례들을 통해 어떤 경우에 AI 창작물이 저작권을 인정받고, 어떤 경우에 거절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AI 창작물과 저작권 사례

AI 시대를 맞아 전 세계에서 AI로 만든 작품의 저작권 인정 여부를 놓고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세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AI 예술 논쟁을 촉발시킨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제이슨 M. 앨런은 이미지 생성 AI인 “미드저니”로 멋진 판타지 스타일의 그림을 만들어 2022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 출품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éra Spatial)>은 디지털 아트 부문 1등 상을 차지했습니다. 앨런은 작품을 제출할 때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밝혔고, 대회 규정상 디지털 기술 활용이 허용되었기 때문에 수상이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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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상과 별개로 저작권을 획득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제이슨 앨런은 자신의 AI 작품에 대해 정식으로 저작권 등록을 시도했지만, 미국 저작권청)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만든 작품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현행법상 AI가 생성한 결과물은 인간의 창작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앨런은 이에 불복하여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AI 단독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재확인된 사례입니다. 이 사건은 “AI가 예술가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논란과 함께, AI 작품의 저작권 문제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부분적으로 저작권이 인정된 사례: 크리스 카쉬타노바의 “새벽의 자리야”

두번째로 소개할 사례는 미국의 그래픽 노블 “새벽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입니다. 크리스 카쉬타노바라는 작가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를 쓰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미드저니로 여러 장의 일러스트를 생성했습니다. 약 18페이지 분량의 이 만화를 완성한 후, 2022년 9월 미국 저작권청(USCO)에 저작권 등록을 신청했고 처음에는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 작품에 AI 이미지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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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작권청은 재검토 끝에 2023년 최종 결정으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AI가 그린 만화 이미지 자체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다만 인간 작가가 쓴 글과, 글과 그림을 배열한 방식(스토리 구성 등)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쉽게 말해, 이 작품에서 카쉬타노바가 기여한 창작적인 요소(이야기 텍스트와 편집 구성)은 보호하지만, 미드저니가 생성한 이미지 그 자체는 저작권 등록에서 제외한 거죠. 결국 “새벽의 자리야”는 부분적으로만 저작권 등록이 인정된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AI 이미지는 법적으로 ‘저작권 미보호 영역’으로 간주되고, 인간이 만들어 낸 텍스트와 편집 요소만 보호받는 선례를 남긴 것입니다. 크리스 카쉬타노바는 “AI로 그린 이미지도 자신의 창의적 표현이므로 저작권이 있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이 결정은 AI 창작물에 대한 첫 공식 판단으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작권이 인정된 사례: 중국 법원 판결과 한국의 “AI 수로부인”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는 AI가 만든 작품을 저작권으로 보호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예외적으로 저작권을 인정한 케이스가 등장했습니다. 2023년 말 중국과 한국에서 나온 사례들인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판례: 2023년 11월 중국 베이징 인터넷 법원에서 세계 최초로 AI 생성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한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의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와 이를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도구(스테이블 디퓨전)를 활용해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어 SNS에 올렸습니다. 원 저작자와 분쟁이 생겨 법원으로 갔는데, 중국 법원은 뜻밖에도 “AI로 생성된 최종 이미지에는 고유한 창작성이 있다”며 그 AI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소유권)은 해당 이미지를 만든 사람에게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원본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소정의 손해배상(약 500위안, 우리 돈 9만 원 정도)을 명령했습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AI가 생성한 결과물도 사람의 지적 개입이 있으면 창작물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이처럼 AI 창작물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 판례가 향후 국제적인 논의에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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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수로부인” 사례: 2023년 12월에는 한국 최초의 생성 AI 영화인 “AI 수로부인”이 저작권 일부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나라지식정보산하 나라AI필름이 제작한 이 단편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영상, 음악, 목소리까지 전부 AI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흥미롭게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정식 저작권 등록이 되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영화 저작물이 아닌 “편집저작물”로서 등록되었습니다. 여기서 편집저작물이란 여러 소재를 선택하고 배열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여한 저작물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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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저작권위원회는 “AI 수로부인 영화 자체에 저작권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AI가 만든 이미지·영상 등을 인간이 선택하고 배열한 부분에만 창작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영화의 구성 편집을 인간 감독과 제작진이 창의적으로 수행한 부분만 보호받고, 그 구성요소인 AI 생성 이미지나 영상 하나하나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 산출물이 일부나마 저작권 등록된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사례로 꼽히면서, AI 창작물에 대한 법적 인식 전환점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AI 디자인 저작권 정책 변화 및 전망


최신 법적 움직임과 정부 정책

한국에서는 최근 AI와 저작권에 관한 법적 가이드라인과 정책 논의가 활발합니다. 2023년 12월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간하여 AI 산출물에 대한 기본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그 내용은 지금까지 사례에서 본 것과 동일합니다. 인간의 창작성이 들어간 부분만 제한적으로 저작물을 인정하고, AI가 자동 생성한 부분만으로는 저작물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안내서는 AI를 활용하는 창작자와 기업들을 위한 권고 지침으로, 아직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규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의 해석을 재확인하고, AI 시대에 창작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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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기관들이 AI 시대에 맞는 저작권 법제 개편을 검토 중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 논의나, 저작권법 개정 요구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언론 업계를 중심으로 “AI 발전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법률은 저작자는 사람만 가능하다는 대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AI를 저작자로 인정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디자인 분야를 보면, 산업디자인에 적용되는 디자인보호법 역시 창작 주체를 인간으로 한정하고 있어서 AI가 만들어낸 디자인은 법정 ‘디자인’으로 보호받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정부와 전문가들은 AI 산출물에 대한 별도의 권리 신설이 필요한지, 아니면 기존 저작권 체계 내에서 해결할 방법이 있을지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당장 법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AI 기술 발전에 따른 법적 보완 논의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향후 디자인 저작권의 변화 전망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디자인 저작권은 어떻게 변할까요? 아직 정답은 없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현재로서는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AI 창작물 전체에 대한 저작권 인정에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완전한 AI 작품은 보호하지 않되, 인간이 개입한 부분만 보호하는 선에서 균형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처럼 예외적으로 AI 생성물 자체를 창작물로 볼 수 있다는 판례가 나오면, 국내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 업계에서는 저작권법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과정 전반에서의 변화도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본인 작품이 포함되는 걸 원치 않는 디자이너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앞으로는 자신의 작품에 AI 학습을 금지한다는 표시를 하거나,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는 기술적 조치 등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권리 보호 방식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AI 창작물에 대한 별도의 보호 장치(예를 들면 데이터베이스권이나 새로운 형태의 저작인접권)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것은 국제적인 합의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당장 실현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저작권 보호 전략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들이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저작권 보호 전략을 아래와 같이 제시를 해보려고 합니다. AI 도구를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저작권을 지키기 위한 실무 팁, 그리고 AI로 만든 창작물을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한 방법들을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AI 도구 활용 시 주의할 점

AI 서비스 약관 확인: 먼저 AI 툴을 사용할 때 그 결과물의 권리 귀속에 대한 이용약관을 꼭 확인해야합니다. 일부 플랫폼은 유료 사용자에게 출력물의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지만, 무료 버전은 상업 이용 불가이거나 출력물에 대한 일정 권리를 서비스 측에 부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디자인을 마음껏 활용하려면, 사용 중인 AI 도구의 라이선스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작권 침해 우려 점검: AI에게 이미지를 생성해 달라고 프롬프트를 줄 때, 혹시 특정 유명 캐릭터나 기존 작품을 모방하게 하진 않는지 주의해야 합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중에는 저작권이 있는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서, 출력물이 의도치 않게 기존 저작물을 베낀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AI가 만들어준 결과가 기존 유명한 이미지와 너무 비슷하다면 사용을 피하거나 충분히 변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AI 출력물을 검토하고 필터링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개인정보 및 초상권 주의: AI 이미지 생성시 실존 인물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면 초상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민감한 사진이나 기밀 디자인 시안을 AI에 입력하는 것 역시 개인 정보 또는 기업 정보 유출을 발생 시켜 크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AI는 입력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감한 자료는 AI에 업로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AI 출력물의 신뢰도 검토: AI 텍스트 생성 도구를 쓸 때는 사실 관계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AI가 그럴듯한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디자인 작업 시에 참고한 AI의 아이디어나 자료가 있다면, 나중에 문제가 없도록 출처를 재확인하고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실무 팁

인간의 창작성 더하기: AI가 만들어준 초안을 바로 사용하기보다는, 반드시 나만의 수정과 편집을 거쳐 완성하도록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그린 그림을 얻었다면, 색감이나 디테일을 보정하고 콜라주 형태로 재구성하는 등 인간 창작 요소를 추가합니다. 이렇게 하면 해당 추가 작업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완성 작품을 설명할 때도 어떤 부분에 본인의 창의적 개입이 있었는지 강조하면 좋습니다.


저작권 표시와 기록: 본인이 만든 디자인에는 이름이나 로고 등 출처 표기를 해두어야 합니다. 온라인에 작품을 올릴 때 워터마크를 넣거나, 메타데이터에 창작자 정보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작업 과정과 AI 활용 범위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도 추천합니다. 나중에 유사한 디자인이 나와 분쟁이 생긴다면, 내가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창작했는지 입증하는 자료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저작권 등록 검토: 완성된 디자인 결과물이 상당 부분 인간의 창작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되면,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통해 저작권 등록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등록 자체가 권리 성립 요건은 아니지만, 분쟁 시 창작 시점과 저작자 증명을 수월하게 해줍니다. 특히 AI와 협업한 작품이라면 어느 부분이 편집저작물로서 창작성이 있는지 설명하여 등록 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등록이 곧 절대적인 권리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어디까지나 분쟁 대비용으로 활용합니다.


컨텐츠 사용 허가 확인: AI가 학습한 데이터 출처까지 신경 쓰는 디자이너라면, 오픈 라이선스 자료나 퍼블릭 도메인 리소스만으로 학습된 AI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래야 출력물에 제3자의 저작권 시비가 붙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아직 이러한 부분을 완벽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투명한 데이터셋을 가진 AI 도구를 고르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AI 저작물의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한 방법

편집저작물로서 인정받기: 앞서 살펴본 “AI 수로부인” 사례처럼, AI 산출물을 편집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었다면 편집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AI 생성 이미지를 콜라주하고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거쳐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다면, 그 이미지들의 선별·배치에 창작성이 인정될 경우 편집저작물로서 저작권 등록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전체 작품에 대한 권리이지 개별 AI 생성 요소 하나하나에 대한 권리는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2차적 저작물 활용: 경우에 따라서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토대로 사람이 추가 창작을 가미하여 새로운 2차적 저작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그림을 밑바탕 삼아 사람이 직접 덧그림을 그리거나 리터칭을 해서 독자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원본을 변형하거나 발전시켜 인간의 색깔이 뚜렷한 2차 창작물로 거듭나면, 해당 최종 작품에 대해서는 인간 저작물로서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원본 AI 출력물이 만약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었다면 2차 저작물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출력물의 출처 적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기타 지식재산권 활용: 브랜드 로고나 제품 디자인처럼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디자인의 경우, 저작권 외에 상표권이나 디자인권(디자인 특허)으로 보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디자인한 로고를 사람이 약간 수정해 사용한다면, 상표로 등록하여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의 외관 디자인도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등록받으면 일정 기간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른 지식재산권을 병행해 두면, 설령 해당 디자인의 저작권이 애매하더라도 복제나 모방을 법적으로 견제할 수 있습니다.

계약과 약관으로 대비: 마지막으로, 클라이언트나 고용주와의 계약서에 AI 활용에 따른 권리 귀속을 명확히 적어두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예컨대 “본 작업물에 AI 보조도구를 활용하였으나, 최종 산출물에 대한 저작권 일체는 디자이너에게 귀속된다”는 식으로 계약에 명시해 두면 추후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내 디자인을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할 때 해당 플랫폼의 약관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 플랫폼은 게시된 창작물을 AI 학습에 활용할 권리를 자신들이 갖는다고 명시하기도 하므로, 이러한 조항에 동의할지 말지는 창작자가 판단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작품 업로드 시 “AI 학습 허용 안 함” 등의 설정을 제공하는지 확인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맺음말:

AI 시대의 도래로 디자이너들이 마주하는 저작권 이슈는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한편으로는 AI가 창작의 조력자가 되어 창의적인 작업을 더 풍성하게 해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윤리의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편리함에만 기대지 않고, 자신의 창의적 개성과 저작권 의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AI와 함께하는 창작이 디자이너에게 더 큰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앞으로 법과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면서, 오늘 이야기한 개념들과 전략들을 염두에 두고 안전하고 멋진 디자인 작업을 수행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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