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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복 May 27. 2020

용감한형제 "400곡 작곡…힙합에 꽂혀 죽도록 독학"

열정이 만들어낸 히트곡 메이커 '용감한 형제'



슈퍼카 등 화려함 속 따뜻한 목표를 가슴에 담은 제작자

2018년 1월에 만났던 그의 이야기



'작곡가 용감한형제'. 처음엔 생소했다. 이름 석자 대신 필명을 쓰는 것은 용감한형제가 처음이었다.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수장이자 국내 명실상부 아이돌 히트곡의 선두주자인 그는 등장부터 파격이었다. 



갓 성인이 되었을 때 용감한형제는 사이프레스 힐의 음악을 우연히 듣고 말그대로 '꽂혀'버렸다. '나도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 열정 하나로 독학을 시작했고 화성학 없이도 다양한 곡을 만들어냈다.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작업에 매달린 결과, 데모를 들은 양현석 대표에게서 러브콜을 받았다. 그렇게 4년간 YG에서 프로듀서 트레이닝을 받은 뒤 그는 빅뱅을 시작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YG를 거쳐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수장이 된 용감한형제는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돌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빅뱅의 '거짓말' '마지막 인사'로 이미 기량을 인정받은 용감한형제는 브라운아이드걸스, 손담비, 씨스타, 포미닛, AOA, 선미 등 수많은 아이돌들을 정산 반열에 올려놨다. 



최근엔 그의 행보에 아쉬움도 뒤따랐다. 소속 가수는 좀처럼 뜨지 못한다는 평가부터 최근에는 이렇다할 히트곡이 없어 '한물 갔다'며 수근대는 이들도 있다. 



'현재의 용감한형제'가 궁금해졌다. 최근 용감한형제의 작업실을 찾았다. 사옥 앞 슈퍼카가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임을 확인시켜줬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그의 작업실에는 웅장한 건담이 나란히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용감한형제는 "칼을 갈고 닦고 있다. 내실이 중요하다고 느낀지 꽤 됐다. 소속 가수의 성장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물 갔다는 평가?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꺼내놓지 않았을 뿐"이라며 빅픽처를 그리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공간에서는 하루에 얼마나 머무나.



"집에서 잠자는 시간 빼놓고는 여기 다 있다. 요즘에는 회사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이 없다. 밖에서 사람도 만나야 하고 회사가 갈수록 커지니까 다방면에서 할 일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음악만 했는데 음악 만드는 시간보다는 사람들 만나는 시간이 많다. 그럴 시기가 온 것 같다."



-요즘 24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나.



"잠을 잘 못잔다. 원래부터 그랬다. 눈 뜨자마자 전화 통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 해외에서 관심이 커졌기 때문에 홍콩, 미국 등의 관계자들과 연락이 잦다.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소통하고 회사에서 작업하고 모니터하고 앨범 구상을 하다보면 금방 저녁이다. 그럼 또 저녁부터 관계자들과 미팅을 시작한다. 늘 새벽에 잠들고 4~5시간 뒤면 깨어나는 것 같다."


-제작자로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인지.

"지금은 방탄소년단으로 볼 수 있듯 해외 시장이 많이 열려있다. 100만 시장이 다시 왔고, 불과 20년 전에 일어날 법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100만장이 넘는 시장이 열린 것에 대해서 정말 고무적이고 다시 재미있게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시혁 선배가 그런 일을 이뤄내니까 해볼 수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도 생긴다. 그래서 국내를 집중해야되는게 맞지만 해외 시장도 무시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브레이브가 세계 시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음악이 좋아야 결국 성공한다. 더불어 뮤직비디오 퀄리티도 좋아야한다. 패션도 중요하다. 전세계 팬들이 K팝 음악이 질리지 않도록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요즘 느끼는 것은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이다. 직접 볼 수 없더라도 콘셉트를 알 수 있지 않나. 유튜브를 통해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인 것 같다. 뮤직비디오 뷰가 1억이 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말 신기하다. 지금은 사무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솔로라는 약점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강점이다. K팝의 대부분이 그룹이기 때문에 솔로 아티스트로서 다양함을 주고 싶은 생각이다."


-용감한형제는 무수한 히트곡을 갖고 있다. 그러나 브레이브 소속 가수들 성적은 다소 부진했다. 분석 요인이 있다면.

"노래는 좋았다. 아이러니한 것이 있다. 왜 반응이 오지 않을까. 뭐가 문제였을까. SNS 전략도 잘 세웠었다. 그런데 사무엘이라는 친구를 해보니까 확실하게 운이 필요한 것 같다. 필독이라는 친구를 무엘이만큼 홍보를 안한 것도 아닌데. 사무엘은 사실 앨범 나오기 전에 많은 무대에 올랐었다. 계속 앨범을 준비했고, 해외 팬들을 잡고 있었다. 거기에 '프로듀스101'이 사무엘을 더욱 빛나게 해줬고 인지도도 많이 올랐다. 브레이브에서 열심히 한다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용감한형제의 음악 인생을 짚어보고싶다. 빅뱅, 손담비, 브아걸, 씨스타, 애프터스쿨 등 히트곡 제조기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닌데, 작곡한 총 곡 수는 얼마나 되나.



"400곡 정도 되는 것 같다. 돈도 많이 벌었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대부분 투자하고 있다. 히트곡 중 효자곡이 있다면 '토요일밤에' '너때문에' '나혼자' '이름이 뭐예요' '마지막 인사' 등이다."


-YG에서 처음 프로듀서를 하게된 계기가 궁금하다.

"19년 전이니까 내가 21살때다. 음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무작정 힙합에 꽂혀서 곡을 썼다. 물론 죽도록 독학했다. 데모곡을 만들어 여러 곳에 보냈다. 그러던 중 양현석 대표가 만나보고 싶다고연락을 줬다. 만나고 바로 다음날 계약했다. 프로듀서 트레이닝을 받은 뒤 YG 가수들 곡을 만들며 프로세계에 입문했다."



-음악을 배운적 없던 사람이 처음부터 독학으로 배운다는건 상상하기 어렵다. 무언가가 자신을 이끈 것인가. 그렇게 하게된 이유가 있나.



"배움이 짧기 때문에 프로그램 다루는 방법도 몰랐다. 계속 실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이것저것 눌러보고 감각을 익혀야 해서 처음엔 컴퓨터도 많이 망가뜨렸다. 그렇게 2~3년 몰두하니까 음악이 만들어졌다. 그땐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음악만 했다."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차린지는 올해로 7년째다.

"갈길이 멀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부족하다. 음악을 만들고 음악을 주는 것에 있어서 정상도 찍어보고 대한민국에서 내 이름을 대면 다 알지만 제작자로서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2012년에 법인 설립한거니까 올해로 7년째다. 우리나라 대형 기획사의 역사는 20년씩 됐다. 나는 아직 애송이다. 한참 후배고 배워야할 것도 많다. 앞서 걸었던 제작자들이 K팝의 좋은 길을 닦아놨다. 감사한 마음으로 K팝의 세계화에 도움이 되고자 열심히 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곡을 쓰는 것보다는 회사 운영이나 성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프로듀서 역할은 놓지 않으려고 음악을 많이 연구한다. 외부 곡보다는 내부 다지기에 힘을 쓴다고 보면 된다. 안에 있는 아티스트들을 좋은 음악과 좋은 콘셉트로 성공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좋은 노래를 계속 만들고 있다. 외부 가수보다는 신뢰 다지기로 내부 가수들에게 주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소속 가수들에게 집중하게 된 것이고, 나의 이득보다는 회사 성장이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됐다. 내 꿈이 여기 다 있다. 회사 가수들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려고 한다."


-브레이브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제작자로서의 철학이 있다면

"초심이다. 누구나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값지게 회사가 성장을 해서 많은 부와 명예를 얻게 되면 값지게 쓰고 싶다. 나도 처음부터 좋은 집에 태어나서 금수저로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은 사랑만큼 돌려주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운영하고 싶다. 받은 사랑만큼 돌려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내 꿈이 트럭 20대를 밥차로 꾸며서 나눔하는 것이다."



-작업실 곳곳에 성경책이 눈에 띈다.



"12월 31일에 예배도 다녀왔다. 새해를 교회에서 보냈다. 잘 상상은 안되겠지만 매주 일요일에 교회에 가고 새벽 기도도 간다. 모태신앙이다(웃음). 브레이브 성장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감사하고 있다."



"개인이 잘되기 보다는 여기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잘됐으면 좋겠다. 내 목표다."


-마음처럼 안될때도 있었을 것 같다.

"굉장히 슬럼프에 빠진다. 훌훌 털어야지 어쩌겠나. 거기에 미쳐있지는 않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성과가 안날때는 훌훌 털어내야 하는 자세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제작이 평생 업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려고 한다."


-음악은 트렌드다. 트렌드 연구를 항상 하고 있을 것 같다.

"많이 듣는 것 밖에 없다. 어느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회사에 음악을 만들건 안만들건 많이 듣고 많이 봐야한다. 젊은 프로듀서들이랑 얘기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소속 프로듀서들과 시간을 많이 간다. 자극도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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