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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bokenpier Jan 30. 2017

가짜 뉴스에 집단지성으로 대응해야 한다

 생활 속 모든 것이 반영구적 데이터로 보존되고 유통되는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 전파 속도는 빠르다. 기존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에 해당하는 가짜 뉴스도 마찬가지다. 떠도는 이야기가 기사 형태로 전환돼 그럴싸한 정보로 둔갑해 돌아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다. 실생활에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일반화될수록 가짜 뉴스의 위력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미국 대선에서 상위 20개 가짜 뉴스 소비량이 기성 언론의 상위 20개 뉴스 소비량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가짜 뉴스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인터넷 기업들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사실 가짜 뉴스를 막을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우선 개개인의 콘텐츠에서 가짜 뉴스와 그 외의 콘텐츠를 구별해낼 수 있는 인터넷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 1초에 12분 분량의 유튜브 동영상이 올라오고 9만 5천 개의 페이스북 '좋아요'표시가 생성되는 상황에서 개인이 올리고 전파하는 가짜 뉴스를 일일이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설사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이 남는다. 내용 측면에서 가짜 뉴스와 비판, 풍자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 만약 가짜 뉴스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가짜 뉴스와 비슷한 온라인 게시물까지 삭제되고 통제된다면 인터넷 사용과 관련 환경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활성 사용자와 관련 데이터 축적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결정되는 인터넷 산업 특성상 인터넷 사용 제약은 그 자체로 관련 산업의 퇴행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북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이 가짜 뉴스에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이유도 바로 사용 제약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대안은 집단지성의 활성화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집단적인 상식과 합의에 의해 스스로 가짜 뉴스를 걸러내고 전파를 막는 체계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각자의 상식과 지식을 동원해 만들어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대표적인 참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각 언론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팩트체크' 부문을 인터넷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기술적인 측면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자기 편향성이 강한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완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나와 다른 의견이 존재하고 이들과 접촉하기 쉽게끔 온라인 기술이 발전해야 제대로 된 합의와 정보 교류 및 오류 수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뉴스의 해독할 수 있는 미디어 교육도 수반돼야 한다. 가짜 뉴스를 분별하는 집단지성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선 뉴스 해독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돼야 한다. 실제로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대는 가짜 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6주 온라인 강의까지 개설해 진행 중이다. 


 "새로운 세기는 진실이 아닌 것이 유포될 가능성이 있다" '저널리즘의 기본 요소'라는 책을 쓴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이 언급한 이 문구는 지금 현실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만큼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집단지성과 병행해 사회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언론기관이 제구실을 해야 한다. 사회 각 권력기관과 일반 대중의 가교이자 권력에 대한 감시견 역할을 통해 사실 보도와 객관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이 가짜 뉴스 확산의 가장 확실한 방지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안적 사실' 범주에 속하는 가짜 뉴스로 더욱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과 이를 수용하는 시민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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