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들에게 이야기 하는 디자이너와 일하는 방법
디자이너들이 모이면 항상 클라이언트와 얼마나 일하기 어려운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클라이언트에게 호의적이다. 물론, 우리는 클라이언트를 필요로 한다. 얼마 전에 깨달은 사실인데 일하기 어려웠던 클라이언트는 알고 보면 그리 나쁜놈만은 아니였다는 사실이다. 단순하게 클라이언트들은 디자이너들과 어떻게 일하는지 몰랐던 것이고, 이게 문제점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Dear Client"라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클라이언트들에게 디자이너와 어떻게 일하는지 가르쳐 주시 위해서. 여기 세가지 주요한 팁이다.
디자인 외주 문서를 작성할때 답을 정하고 문서를 작성하지 말아달라.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하는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생각해봐라. 클라이언트가 답을 주고 일을 시작하면 그 답을 머리속에서 지우기 힘들고, 디자이너가 시도할 수 있는 방안들에 한계선을 긋는다. 디자이너의 입에서 "아, 클라이언트가 이런 답을 원해요" 라고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위험한 점은 이런 상황 속에서 클라이언트가 직접 디자인 결과물을 가져다가 수정하는 사태를 가져올 수도 있다. 클라이언트는 그냥 희망과 꿈을 잘 모아서 디자이너에게 의사소통 하면 된다.
콜라보레이션에 있어서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도 중요하다. 무례함, 퉁명스러움, 애매모호함 등 모든 요소들이 오해들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아래 처럼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은것을 저렇게 이야기 해봐라.
이렇게: 빨간색으로 해주세요.
저렇게: 좀 더 강렬하고 두두러지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더 크게 해주세요.
저렇게: 이 이미지가 좀 더 부각 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이렇게: 필기체의 폰트를 사용해 주세요.
저렇게: 요새 필기체의 폰트를 많이 쓰는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별로예요.
저렇게: 이거 좀 설명 좀 부탁 드려요.
이렇게: 이거 말이 안되잖아요.
저렇게: 왜 이 방향으로 결정했는지 설명 좀 부탁 드려요.
이렇게: 다시, 좀 다른 방향으로 해줄 수 없으실까요?
저렇게: 음.. 만약에 이런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요?
이렇게: 진짜 멋져요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저렇게: 괜찮은것 같아요. 근데 생각을 좀 해보죠.
이렇게: 이렇게 저렇게 바꿔주면 좋겠어요.
저렇게: 수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런 저런 나누고 싶은 걱정이 있어요.
이렇게: 이전에 했던 작업 처럼 해주세요.
저렇게: 이전에 한 작업들 보니 맘에 든게 많았어요. 그 작업들 처럼 이 작업은 어떻게 끌고 가는게 좋을까요?
이렇게: 로고 디자인 하시는데 얼마예요?
저렇게: 로고를 디자인 하고 싶고, 이 정도의 납기일정을 가지고 있어요. 제안서 부탁 드려도 될까요?
이렇게: 이거처럼 해주세요.
저렇게: 여기 관련있다고 생각되는 작업들을 한번 모아봤어요.
이렇게: 저는 이 폰트 별로 인것 같아요.
저렇게: 다른 폰트 혹시 시도해보신거 있어요?
이렇게: 비용을 많이 지불하지는 못하지만, 이거 하시면 유명해질 수 있을껄요?
저렇게: 이 정도까지 비용을 지불 할 수 있어요. 괜찮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이런걸 상상하진 않았어요.
저렇게: 한번 이거 가지고 하루나 이틀 정도 생각해 보죠.
이렇게: 어제 친구들이랑 저녁 먹으면서 하신 작업 보여줬는데 별로래요.
저렇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랑 작업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는데, 거기서 나온 몇가지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이 프로젝트는 여기 8개의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저렇게: 이게 가장 중요한 목표들인데요, 이 목표 달성 후에 가능하다면 다음 이 목표도 달성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지난번에 보여줬던거랑 지금 보여주시는거랑 섞어볼 수 있을까요?
저렇게: 지난번에 보여주신건 이런 저런게 맘에 들었고, 지금 보여주시는건 이런 저런게 맘에 들어요. 이런 포인트 가지고 새롭게 만들어 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 예전에 아기용 무균 음식 포장 작업해본 적 있으세요?
저렇게: 이 프로젝트랑 관련 있는 이전 프로젝트들 공유해줄 수 있으세요?
이렇게: 아이디어 둘 다 괜찮은것 같아요. A/B테스팅 해볼까요?
저렇게: 아이디어 둘 다 괜찮은데 A안으로 밀고 나가보죠.
클라이언트에게 전화가 오면 이런말을 종종 듣는다.
지금 프로젝트 분야에 대해서 저보다 더 잘 아는 남편/ 와이프/ 파트너/ 아들/ 딸/ 매부/ 형수/ 삼촌/ 매제/ 팔촌 에게 보여줬는데 하신 작업 보여줘봤는데, 사람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할것 같다고 이야기 하네요
나는 안다. 본인의 가족들이 너무나 괜찮은 사람들이고 괜찮은 디자인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걸. 그리고 본인보다 이 분야에 대해서 훨씬 더 능통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이 작업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 사람들은 킥오프 미팅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관계자들과 디자인 피드백 미팅에 참여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아닌가. 디자이너가 왜 이런 방향으로 디자인 했는지에 대한 설명 조차 듣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클라이언트의 가족/ 지인/ 친인척에게 피드백을 듣는건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해하지 말아라. 그들의 의견도 의견이다. 존중한다. 모두는 새로운 생각과 관점들을 여기저기에서 들고 온다. (가끔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디자인 방향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것들은 새로운 아이디어, 방향 혹은 생각에 방해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디자인에 대해서 가족이 던져준 피드백에 대해서 직장 동료들과 떳떳하게 토론을 할 수 있고, 관계자들에게 도움될만한 포인트들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생각 된다면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하나만 부탁하자. 그 피드백이 당신의 배우자가 한 말이라는것만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
우리 여보, 우리딸, 우리 아들이~ 라는 말 대신에 우리가 한 대화나 처음에 이야기 했던, 디자인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이야기 해달라. 이제까지의 모든 수고들이 (그간 당신과 한 수많은 미팅들 포함해서) 간단한 식사 자리나 잠자기 전에 침대에서 배우자와 한 이야기 때문에 수포로 돌아가는 것만큼 디자이너들에게 좌절을 안겨 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아니, 아무나한테) 이제까지 우리가 쌓았던 신뢰를 한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
아, 하나더. 만약 본인의 며느리가 디자이너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 했다고 생각한다면, 이제부터 디자인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걸 제시하는것과 같다. 다른말로 본인의 며느리가 새로운 클라이언트로 승극 된 것이다. 또 나아가서 새롭게 제시된 아이디어로 가기 위해서는 그 며느리는 내일 있을 디자인 리뷰 미팅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모두에게 재밌는 미팅이 될 수 있겠다.
원문: https://www.fastcodesign.com/90159406/the-top-dos-and-donts-of-working-with-creative-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