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패권은 이란의 피로 유지된다 (10)

시스템 파산을 막기 위한 제국의 마취제

by Gildong

제10장. 한국이 버티는 이유는 기적이 아니라 사료 때문이다


서울 도심 주유소의 전광판은 매일 새로운 공포를 기록합니다. 리터당 2,000원을 향해 치닫는 숫자는 제조업 국가인 한국에 내리는 사형 선고와 같습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상장사들의 실적은 급락하지 않고, 정부의 외환보유고는 견고한 ‘정상’ 신호를 보냅니다. 국가 전체가 거대한 에너지 블랙홀에 빠져들어야 할 시점에, 한국 경제는 기이할 정도의 평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강의 기적’이 아닙니다.


제국이 설계한 전략적 완충지대일 뿐입니다.


한국은 에너지의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에너지 빈곤국입니다. 호르무즈가 막히면 가장 먼저 심정지가 와야 할 환자가 바로 한국입니다. 유럽의 공장들이 가스관이 막혀 멈춰 서고 일본이 엔저와 에너지 비용 상승의 이중고에 침몰할 때, 한국이 버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국은 지금 중국이라는 거대 경쟁자를 압살하기 위해 한국이라는 ‘첨단 병기창’을 가장 예리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유동성과 에너지 우선 공급권은 제국이 자신의 공급망을 지키기 위해 투여하는 일종의 ‘전략적 영양제’입니다. 제국은 중국의 숨통을 조이는 대가로 한국에 통화 스와프와 에너지 우회로를 열어주었습니다. 우리가 버티는 것은 우리가 강해서가 아닙니다. 제국에게 아직 ‘망가져서는 안 될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코리안 익셉션(Korean Exception)’의 실체입니다.


안보는 은혜가 아니라 용도의 대가입니다.


비유하자면, 한국은 제국이 사냥을 위해 특별 관리하는 ‘사냥개’와 같습니다. 사냥터에 불이 나고 다른 가축들이 굶어 죽어도, 사냥을 지속해야 하는 사냥개에게는 최소한의 고기와 물이 제공됩니다. 우리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제국의 사냥터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소모되기 위해 관리받고 있을 뿐입니다.


기억하십시오. 특별 배식은 사냥이 끝나는 순간 멈춥니다.


우리가 제국에 더 이상 쓸모 있는 도구가 아니게 되는 날, 제국은 가장 먼저 우리의 밥그릇을 걷어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