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저티프로젝트 Jan 16. 2024

진저티 신입사원 영재의 진저티플 버스킹: Outro

버스킹 프로젝트가 끝났습니다. 제게 남은 수많은 배움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저의 버스킹 Intro 글을 다시 보았습니다. 저는 이 3가지 질문을 가지고 시작했더군요.   

    '진저티플은 진저티에서 어떤 것들을 경험하셨을까?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

    '진저티플은 어떤 마음으로 진저티에서 계속 일하고 있을까?' 

    '앞으로 진저티에서 나는 어떤 것을 경험하게 될까?' 


 첫 번째 질문에서는 진저티플이 진저티에서 겪는 여정의 공통점을 ‘발견’하여 저의 여정에 참고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통해서는 진저티에서 전심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동기’를 찾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기대'와 맞닿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정과 동기를 발견했을 때, 저는 어떤 변화와 성장을 맞이하게 될지에 대해 기대를 품고 싶었습니다. 2년 전 저의 질문들에 답해보며 지금까지의 버스킹 여정을 정리하려 합니다. 마지막 버스킹을 시작하겠습니다.


1. 발견: 진저티플의 여정

버스킹 여정에서 만난 진저티플 8명의 세상은 모두 달랐습니다. 진저티에 오기 전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고, 각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진저티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진저티에서 각자의 맥락에 맞는 새로운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 배움을 얻었습니다. 쭉 들여다보니 모두 어떤 공통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정의 기간이 오래 지속될수록, 역할이 늘어날수록, 진저티플은 진저티가 지향하는 가치에 동의하는 정도가 더 깊어졌습니다. 점점 그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여정을 여섯 가지 과정으로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진저티 입문]

진저티플 한 명 한 명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맞는 진로를 찾고자 뛰어다니는 경험을 하기도, 의미 없이 반복되는 삶에 자신을 잃어가는 경험을 하기도,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로 사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맥락 속에서 진저티플은 공통적으로 가치 있는 삶과 건강한 공동체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더 이상 목마르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진저티에 모였습니다.


[새로운 탐험의 시작]

진저티플은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여정을 시작합니다. 진저티에 처음 들어온 구성원의 경우, 기존의 일터와 다른 문화를 마주합니다. 분절적이고 개인화된 기존의 업무 환경과는 다르게, 대화와 연결 속에서 서로의 성장을 묻는 환경에 발을 들입니다. 기존의 구성원 또한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옴에 따라 새로운 역할로의 전환을 마주하게 됩니다. 변화가 필요한 곳에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진저티의 일의 특성 탓에, 업무적으로도 진저티플은 새로운 탐험을 시작합니다.

진저티 입사 첫 주 진저티 연대기를 듣는 영재와 예은


[탈학습&학습에서의 눈물]

진저티플은 새로운 역할 앞에 무지와 무능을 마주하게 됩니다. 각자가 쌓아온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가 새로 주어진 역할 앞에서 무용이 됨을 경험합니다. 강제로 안전지대를 벗어나게 되면서, 기존에 잘해왔던 영역에 머물고 싶은 마음과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이 치열하게 갈등합니다.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덜어내어야 하는 탈학습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날것의 자신, 취약하고 깨어진 자아를 마주합니다.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들어온 진저티에서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를 찾아 사막 위를 걷는 듯 타는 목마름을 경험합니다. 당장의 목마름을 어떻게든 홀로 해결해 보려는 시도가 계속해서 실패로 돌아가면서, 점점 동료 앞에 자신의 취약한 자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신뢰란 맥락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취약하고, 다른 사람이 필요하고,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진저티플을 통한 회복]

취약성을 드러낸 진저티플은 다른 진저티플을 통해 다시 일어납니다. 자신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취약한 모습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않고 이해하는 동료들에 의해 안전함을 느낍니다. 자신 또한 취약하다며 말해주는 동료들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다. 짐을 함께 지겠다고 먼저 나서주는 동료들을 통해 팀원을 신뢰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지금 이 과정을 왜 겪고 있는지, 무엇을 위한 고통과 학습인지 이 길을 먼저 걸었던 선배 동료가 읽어주면서 현재를 견딜 힘을 나누어줍니다. 이렇게 동료에게 다양한 방면으로 의지하며 진저티플은 취약한 순간을 극복해 갑니다. 타는 목마름이 동료와의 관계를 통해 깊은 배움으로 채워져 갑니다.

(서로의 취약성을 보이고 나면) 사람들은 여유를 갖고, 교감하고, 서로를 신뢰하기 시작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집단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이런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래요. 앞으로 이렇게 하면 되겠네요.’ 그렇게 사람들은 약점을 인정하고 서로를 도와도 좋다는 합의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주간 회의 중 눈물을 보인 순간

[시야의 확장]

취약한 순간을 이해받고 함께 극복해 가면서 진저티플은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이 나만의 일이라는 인식에서 동료와 함께하는 일, 공동체 전체의 일이라는 인식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새로운 여정에서의 회고를 통해, 나, 동료, 사회에 대한 새로운 배움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관계를 통한 건강한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시야가 나로부터 타인과 사회로 점점 확장되면서 내가 경험한 좋은 것을 전하고 싶은 진심으로 일하게 됩니다.


[개인과 조직의 건강한 변화를 위한 열심]

진저티플은 이렇게 새로운 일과 역할을 맡을 때마다, ‘새로운 탐험의 시작’, ‘탈학습&학습에서의 눈물', ‘진저티플을 통한 회복', ‘시야의 확장’ 4단계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사이클이 반복될수록, 진저티플 한 명 한 명은 스스로부터 건강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며, ‘개인과 조직의 건강한 변화를 위한 실험'이라는 진저티의 가치를 자신의 가치로 점점 더 받아들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여정을 쭉 정리하다 보니 팔레트와 물감이 떠오르더군요. 이 진저티플의 여정을 짧은 이야기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란색 물감은 팔레트에서 자신의 영역에서의 노란빛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의 빛만 낼 수 있는 한계를 넘는 경험을 하고 싶지만, 다른 색깔이 섞여 나의 색깔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노란 물감에게 누군가의 초상화를 그려야 하는 미션이 닥쳤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 혼자서는 노란 얼굴 하나밖에 그려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나 혼자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다른 색깔과 만나기로 결심합니다. 나에게 다른 색깔이 묻는 것이 익숙지 않아 힘든 시간을 겪기도 하고, 내가 들어가서 색깔이 이상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서로 다양한 조합으로 섞고 섞이면서,  다양한 색깔을 빚어내어 갑니다. 그렇게 노란색 물감은 누군가의 멋진 순간을 담은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진저티플은 이렇게 각자의 색깔을 섞어가며,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한 그림을 그려가고 있었습니다.

2023 진저티프로젝트



2. 동기: 진저티에서 일하는 이유, 동료로부터 비롯된 확신

“벌써 2년이나 다녔어? 너무 고생하는 거 아니야? 이직 생각은 없어? 가두고 생각하지 마.”


가끔 저의 대학 친구들을 만나면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직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의 직업 선택 기준은 대부분 워라밸 혹은 페이가 선택의 기준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치를 중심으로 일하는 저의 직장 이야기를 나눌 때면, 신기해하는 반응과 함께 항상 들었던 질문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고민 없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응, 아직은 없어.”


2년 가까이 진저티에 있었던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저는 ‘좋은 동료들이 있고, 아직 배우고 싶은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문득 동료의 어떤 점이 저에게 이런 확신을 주었고, 일할 동기를 주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좋은 동료가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라는 추상적인 문장이 아니라, 어떤 동기들이 저를 진저티에 머물게 하고 있는지를 구체화된 언어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모든 진저티플에게 했던 버스킹을 복습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진저티플이 진저티에서 일하는 동기를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진저티에 머문 기간이 짧은 순서부터 긴 순서대로 정리하여 연차별로 동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함께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진저티플의 동기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또 저의 동기가 어떻게 변할지도 상상해 보고 싶었으니까요.


 약 1년간 인턴이었던 윤수 님은 개인과 사회를 관찰하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진저티에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윤수 님은 그 시간 동안 자신이 미래의 어떤 건축을 하고 싶은지 그 지향점의 힌트를 발견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의 유일무이 동기인 예은 님은 1년 차 때 나와 타인, 세상에 대해 배우고 탐색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진저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부딪히고 탐구하며 진저티에서의 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은 님은 약 5년의 시간을 진저티와 함께 보내면서 동료와 깊이 연결되는 경험과 나의 좋은 경험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일하는 경험을 얻었습니다. 그 속에서 청년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발견하고, 삶을 살아가는 지혜의 몇 조각을 얻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느덧 진저티 5년 차를 맞이한 승현 님은 개인과 사회를 꿰뚫는 본질과 시스템을 탐구하는 마음으로 일해오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팀장이라는 새로운 자리에서 진저티 공동체와 가치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일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진저티의 디렉터로서 진저티의 여러 연결을 주도하고 계시는 지혜 님은 경력단절 기간에 느꼈던 취약함을 기억하며, 이로부터 알게 된 일의 중요성과 의미를 새기며 일해오셨습니다. 그리고 타인이 자신처럼 취약함을 공유함으로써 회복되고 건강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습니다. 

 고운 님은 대표라는 무거운 책임 속에서도 동료와 소소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일하셨습니다. 고운님 스스로가 경험한 공동체를 통한 회복을 전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임파워링 하고 싶은 마음으로 진저티에서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고운 님의 소명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갈 힘을 얻어 가신 듯 보였습니다.

 진저티의 창립자인 현선 님은 동료, 타인의 성장에 진심을 다하는 마음으로 진저티에서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진저티플이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동료를 신뢰하는 마음을 진저티의 유산으로 남겨주셨습니다.

 현재 진저티의 대표이신 주은 님 역시 현선님처럼 타인의 성장에 진심을 다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동료의 성숙과 회복에 함께하는 마음으로 진저티를 이끌고 계십니다. 우리 진저티 안에서부터 건강한 교육을 실천하고 리드하시면서, 이 사회를 위한 건강한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꿈을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2023년 1월 Z세대와 조직문화 연구 몰입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진저티에서 일하고자 하는 저의 동기가 저의 내면에서부터 나온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진저티플의 동기를 쭉 나열해 보니 저의 모든 동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진저티에서 일하는 동기를 우리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윤수 님과 예은 님처럼 나와 타인, 세상을 관찰하고 배우는 마음을 품고 일하고 있습니다. 

가은 님처럼 동료와 깊이 연결되고 좋은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승현 님처럼 일의 목적과 시스템의 본질을 찾고, 진저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혜 님처럼 일이 저에게 주는 의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또 일을 통해 누군가에게 가능성을 선물하는 일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고운 님처럼 동료와 소소한 시간의 즐거움과 일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회복과 동기부여를 주는 기쁨을 누리며 일하고 있습니다. 

현선 님처럼 동료를 신뢰하고, 동료의 성장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은 님처럼 타인의 성장에 진심을 다하고, 성장이 아닌 성숙을 지향하며 살기 시작했습니다.


버스킹을 통해 나눈 깊은 삶의 이야기들이 저의 확신의 기반이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지금 이곳에서 기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3. 기대: 버스킹 프로젝트 소감 & 앞으로의 여정 상상

버스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제게 일어난 변화를 세 가지로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인터뷰 자세에 대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저는 인터뷰란 단순히 ‘참고할 만한 정보를 얻기 위한 대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초반에는 나의 궁금한 점, 내가 가장 필요한 점을 위주로 질문했었습니다. 타인의 삶에 대한 깊은 관심보다는 ‘저 삶에서 나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내가 참고하고 써야 할 정보는 무엇일까?’라는 비교의 관점, 어쩌면 뼛속 깊이 자리한 ‘경쟁’의 관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점차 저에게서 비롯된 질문이 아니라, 인터뷰이의 삶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이의 옆에 서있을 때에만 볼 수 있는 그 사람의 관점과 거기서부터 비롯된 순수한 궁금증이 저의 인터뷰 자세가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인터뷰이가 삶을 지불하고 얻어낸 지혜들을 값없이 흡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필요 때문이 아니라 순수하게 상대의 삶을 궁금해하는 경청의 태도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지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봄, 지혜 님 1차 버스킹 인터뷰


 두 번째 변화는 시야의 확장입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제가 저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왔습니다. 지금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내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며,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은 나의 노력으로 나의 원하는 것들을 채울 때 얻을 수 있다는 폐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버스킹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저의 가능성을 봐주는 좋은 어른들의 시야를 듣다 보니 제가 아는 제 모습이 다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노력으로 이루어냈다고 자신했던 결과 뒤에는 제가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내어주고, 실수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장을 마련해 주고, 도와주는 진저티플의 사랑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행복은 나를 위해 끊임없이 채우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함께하고 타인을 진심으로 도울 때 오는 것, 그것이 진짜 지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시야는 저만을 보던 시야에서 타인, 공동체, 그리고 사회를 보는 시야로 확장되었습니다.


 마지막 변화는 자신에 대한 인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전 단락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까지 저는 제게 주어지는 모든 결과가 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성과가 날 때는 우쭐해졌지만, 성과가 나지 않을 때는 저를 탓했습니다. 유능하고 이상적인 자아상을 그려놓고 거기에 닿지 못한 저를 미워했습니다. 무능함에 감춰져 있던 저의 취약함이 동료에게 드러날 때, 그 취약함을 컨트롤하지 못한 제 자신이 못마땅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통해서 모두 각자의 맥락 속에 취약성이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취약함 때문에 더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취약함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시선을 저에게도 적용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진저티의 선배들이 저를 읽어주셨던 것처럼, 결과보다는 저의 순수한 동기, 선하고 착한 동기를 가진 저의 모습을 더 인정해 주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저 스스로 저를 온전히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해 주는 공동체의 눈을 빌려 스스로를 보기 시작하니 이제야 비로소 스스로를 받아들인다는 말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를 평생 옭아매었던 사슬, 다른 이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의 끈을 느슨하게 풀기 시작했습니다. 한 발짝이지만 참 귀한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유함을 누리는 시작점에 서게 되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무실 앞 예쁜 카페에서 지혜 님이 애정을 담아 찍어준 인생 샷

이 프로젝트 덕분에 저는 말하기보다 듣는 것을 먼저 하는 태도를 중요시 하게 되었습니다. 보이는 결과보다 보이지 않는 진심과 가능성 등 그 앞 뒤의 맥락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서기보다 머물고자 하는 태도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렇게 ‘개인과 조직의 건강한 변화를 위한 실험’이라는 진저티의 슬로건이 제 삶의 큰 목표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다시 버스킹을 시작할 때를 돌아봅니다. 그때는 누가 볼까 하는 솔직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제 보니 이 영역에서 진저티라는 이름은 깊고 강한 이름이었더군요. 아무것도 모른 채 생태계에 등장한 어리고 미숙한 청년이 이 생태계에 발들일 수 있도록 흔쾌히 기회를 주신 진저티 리더분들께 감사합니다. 아울러 미숙했던 한 청년의 여정이었음에도, 깊은 관심을 주시고 진심으로 즐기시며 기대함으로 용기를 북돋아주신 많은 독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버스킹이 아니라, 독자분들을 고려하며 관객과 호흡하는 공연을 만들어가는 마음가짐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글을 읽는 우리 독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일과 삶으로 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버스킹 시리즈의 마지막 곡입니다. 이 버스킹 프로젝트는 제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래도록 제 안에 갇혀있던 시야를 꺼내주었고, 의심을 확신으로 바꾼 프로젝트니까요. 이 여정 중에 느낀 진저티플과 독자분들의 마음을 담아 만든 저의 노래로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버스킹 프로젝트가 진저티플,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도 좋았던 기억이었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진저티 신입사원 영재의 진저티플 버스킹'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youtu.be/mM9YoCwkoIw?si=BmeWx9QD3_m6KnTV

이 길의 끝에 - HoodTea Busker


너를 찾아 떠난 이 길

혼자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

언제나처럼 홀로 가려 했을 때

내 곁에 있던 말, 그땐 듣지 못한 말


너를 찾아 떠난 이 길

혼자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

언제나처럼 홀로 가려 했을 때

내 곁에 있던 말, 그땐 듣지 못한 말


타는 목마름으로 지쳐 쓰러질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

그래도 나는 너를 놓지 않을 거야

이 길의 끝에 너와 함께 있게


길을 잃어버린 난

혼자 해낸다고 생각한 맘

언제나처럼 내려놓지 못할 때

내 곁에 있던 맘, 이제야 들리는 맘


타는 목마름으로 지쳐 쓰러질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

그래도 나는 너를 놓지 않을 거야

이 길의 끝에 너와 함께 있게


때론 목마름으로 지쳐 쓰러질 때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

그래도 나는 우릴 놓지 않을 거야

이 길의 끝에 우리 함께 있게


그래도 나는 우릴 놓지 않을 거야

이 길의 끝에 우리 함께 있게

이 길의 끝에 우리 함께 있게

이 길의 끝에 우리 함께 있게

매거진의 이전글 진저티 신입사원 영재의 진저티플 버스킹: 지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